'5번째 A매치' 권순태, 누구보다도 안정감 넘쳤다

[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종민 기자] 5번째 A매치 경기를 치른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국의 승점 3점을 지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에서 전반 4분 터진 홍정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시리아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가장 돋보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결승골을 기록한 홍정호도 아닌 수문장 권순태였다. 지난 중국전에 이어 또다시 슈틸리케의 선택을 받은 권순태는 다른 대표팀 골키퍼들과는 달리 안정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월드컵 최종예선 중국과의 1차전은 정성룡, 2~5차전은 김승규가 선발 출장했지만 불안한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그러나 지난 6차전부터 주전 골키퍼 장갑을 끼고 있는 권순태는 베테랑다운 안정감을 시리아전에서도 과시했다.

권순태는 앞서 주전 골키퍼로 나섰던 선수들과 달리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좀처럼 공을 더듬지 않았다. 공을 흘리는 모습이 연출되는 순간 동료 수비수들은 골키퍼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날 권순태의 플레이는 동료뿐만 아니라 지켜보던 관중들도 안정감을 느낄 정도였다.

특히 후반 26분 시리아 알 카티브 피라스의 슈팅을 안면으로 선방한 장면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슈팅이 실점으로 연결됐다면 자칫 무승부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권순태는 이 장면에 대해 "각이 없는 상황이라 슈팅이 낮게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단 정면으로 날아왔다"며 "일단 얼굴로라도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히 잘 막았다"고 되돌아봤다.

단순히 선방뿐만이 아니었다. 골키퍼의 수비 리딩 능력은 동물적인 반사신경 못지않게 중요한 덕목. 베테랑 골키퍼 권순태는 시종일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수비수들을 독려했다. 수비라인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권순태의 불호령이 곧바로 떨어졌다.

그러나 옥에 티도 있었다. 후반 종료 직전 권순태는 경기를 고의로 지연시키면서 옐로우카드를 받았다. 평소 권순태에게는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이에 대해 권순태는 "보는 분들에게는 안 좋게 보였을 행동이었다"며 "그러나 결과를 내야 하는 경기였고 승점 3점을 얻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한국 김종민 기자 kjm303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