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존 확대, 미디어데이 선수들에게 물었다

이형석·안희수 2017. 3.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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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형석·안희수]
2017 KBO 리그의 주요 화두 중 한 가지는 바로 스트라이크존 확대다.

KBO 리그는 지난 몇 년간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했다. 지난해는 3할 타자가 역대 최다인 40명이나 배출됐다. 타자의 기술은 점점 발전하는 데 비해, 투수는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계속 던지느라 애를 먹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 등 타고투저 완화를 위한 방안이 계속 제기됐다. 여기에 미국 메이저리그 심판진이 대거 나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한국 대표팀이 탈락하자, 스트라이크존 확대 필요성 논의에 기름이 부어졌다. 미국의 스트라이크존은 대개 상하가 우리보다 넓고, 바깥쪽이 후한 편이다. 상대적으로 몸 쪽 공은 좁게 본다.

KBO는 비시즌 스프링캠프부터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고심, 추진했다. 한화 이용규는 WBC 대표팀 연습 경기에서 "심판진의 스트라이크존이 달라졌다. 시즌에 돌입하면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WBC 평가전은 KBO 리그 심판진이 판정했다.

대다수 선수들도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체감한다. kt 박경수는 "더그아웃에서 '볼'이라고 생각한 공을 잡아 줄 때가 있다. 공 한 개 정도 높은공을 잡아 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 김상수도 "위아래로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임 김풍기 심판위원장은 "사실 스트라이크존 확대라기보단 기존 규칙 내에서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피부로 느낄 것이다"고 말했다.

투수 출신은 이를 반긴다. 27일 KBO 리그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은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져 투수에게 좋다. 제구만 정확하게 된다면 투수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롯데 박세웅은 "타자들은 대개 높은공에 배트를 잘 안 내는 편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코스의 공은 스트라이크를 잡아 준다. 쉽진 않겠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유리할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투수 출신 양상문 LG 감독은 "넓어진 게 아니다. 숨어 있던 존을 보여 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시범 경기를 통해 공 한 개 정도는 넓어졌다는 생각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문제는 확대된 스트라이크존의 일관성, 지속성이다. 예전에도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밝혔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종전으로 돌아가곤 했다.

6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롯데 이대호는 "넓어진 건 인정한다. 하지만 아직 심판마다 존이 다르다. 때로는 넓고, 때로는 높다. 일정하게 정해지면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가 바뀌면 심판도 함께 바뀐다. 선수가 그때마다 맞춰 가는 건 어렵다. 일관성이 있으면 투수도 좋고 타자도 좋다. 하지만 아직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kt 투수 주권도 "스트라이크존이 미세하게 넓어진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경수도 "아직 헷갈린다"고 밝혔다.

김 심판위원장은 "사람마다 눈이 다 다르듯, 모든 심판이 똑같이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긴 힘들다. 대신 심판들에게 '오늘 높은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으면 해당 경기는 끝까지 똑같이 봐야 한다'며 일관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적응을 강조한다. 서건창은 "적극적으로 부딪쳐 봐야 할 것 같다. 스스로 존을 넓히고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수는 "타격 폼을 수정할 순 없다. 겪어 보면서 내 스트라이크존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초반 적응 및 과도기는 불가피하다. 김 심판위원장은 "하루아침에 수학 공식처럼 스트라이크존 정착이 쉽진 않을 것이다. 다만 지금의 스트라이크존 공감대를 끝까지 주문, 격려, 독려할 생각이다. 심판진이 사명감을 갖고 이를 정착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김진욱 kt 감독의 한마디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투수 출신의 김 감독은 "이전부터 좁은 스트라이크존 문제는 있었다. 팬들에게도 말씀드리고 싶다. 현장과 팬이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다 같이 원래 자리를 찾는데 공감을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석 기자·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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