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욱 살리기 위한' 이승우 '분노'는 당연한 분노

최용재 입력 2017. 3. 29. 06:00 수정 2017. 3. 2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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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용재]

"구급차 빨리 오라고!"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 A)가 '분노'했다. 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디다스 U-20 4개국 국제축구대회 한국과 잠비아 경기 후반 35분 정태욱(20·아주대)이 쓰러지자 일어난 일이다.

정태욱은 잠비아 케네스 칼룽가(20)와 헤딩 경합 중 머리를 부딪힌 뒤 그라운드로 추락했다. 정태욱이 의식을 잃자 동료 선수들이 달려와 기도를 확보해 인공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급박한 상황이었다. 그때까지 앰뷸런스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승우가 구급차를 향해 오라는 손짓과 함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앰뷸런스가 도착하자 이승우는 의료진을 향해 난폭한 행동을 했다. 동료들이 이승우의 행동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거친 말까지 내뱉었다. 이승우의 이런 모습이 고스란히 TV 중계 화면에 잡혔다.

몇몇 사람들이 이승우의 '인성 논란'을 제기했다.

평소 톡톡 튀는 스타일에 거침없는 행동으로 '건방지다'라는 오해를 달고 사는 이승우였다. 그런 편견에 사로잡힌 이들이 이승우의 인성을 걸고넘어진 것이다. '나이도 어린 이승우가 훨씬 나이가 많은 어른 의료진에게 반말과 함께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고, '욕을 하는 걸 보니 평소 인성이 보인다'고 깎아내렸다.

참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우선 '어린' 이승우보다 위급한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구급차에 탄 '어른'들이 더 큰 잘못을 했다. 사과는 이들이 해야 한다. 이승우는 쓰러져 있는 친구를 보고 답답함과 긴박함을 호소했을 뿐이다.

폭력적인 행위와 거친 단어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혹은 상대를 짓밟기 위해 사용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승우는 친구를 살리기 위해 그런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승우 분노의 크기가 동료를 향한 진한 우정으로 표현된 것처럼 보였다. 친구가 옆에서 쓰러졌는데 차분한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이승우의 분노에 돌을 던질 수 없는 이유다. 오히려 이승우의 인성이 이번 일로 증명이 된 셈이다.

한 축구전문가는 "폭력적 행동과 언어는 언제 어디서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이승우 상황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상대에게 해를 끼치는 수준도 아니었다. 이 정도는 일반 경기에서도 자주 나오는 장면이다. 이승우는 친구를 살리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승우의 절박한 행동으로 팀이 더 끈끈하게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어린 선수의 진심을 비하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정태욱은 큰 부상이 아니었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천안순천향병원에서 진행한 정밀 검사 결과 경추 5번 전방의 미세 골절로 전치 6주가 예상된다"며 "28일 퇴원해서 안정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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