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TOP 10' 황재균, 캠프 올스타급 대활약

[OSEN=메사(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의 메이저리그 첫 스프링 트레이닝은 대성공으로 문을 닫고 있다. 적은 출장 기회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특히 클러치 능력에서 가공할 만한 활약을 보이며 구단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황재균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와의 경기에서 시범경기 5호포를 포함해 4타점을 쓸어 담는 대활약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로써 황재균의 올해 시범경기 성적은 24경기에서 43타수를 소화하며 타율 3할4푼9리, OPS(출루율+장타율) 1.100, 5홈런, 15타점으로 더 화려해졌다.

이런 황재균의 성적은 샌프란시스코 야수 중에서는 단연 돋보인다. 모든 부문에서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15개의 안타는 브랜든 벨트, 크리스 마레로와 함께 팀 내 공동 1위다. 그런데 벨트는 52타수, 마레로는 56타수를 소화해 황재균(43타수)보다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섰음을 고려하면 황재균의 맹타를 실감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황재균을 영입한 결정적 배경 중 하나인 장타력은 더 도드라진다. 황재균은 5개의 홈런을 쳐 마레로(6개)에 이어 이 부문 팀 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15타점은 2위 자렛 파커(13타점)를 앞서는 팀 내 1위다. 0.744의 장타율 또한 30타석 이상 소화 선수 중에서는 역시 1위. 2위 마레로(.625)를 한참 앞서고 있다.

황재균은 15개의 안타 중 2루타 이상의 장타가 7개나 된다. 장타율과 출루율의 합인 OPS 또한 2위인 닉 헌들리(.990)에 앞서는 팀 내 1위다. 여기에 3루 수비에서도 팀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등 전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캠프 신인상에 해당하는 ‘바니 뉴전트 어워드’가 아닌, 팀 내 캠프 최우수선수(MVP)에 어울리는 수치다.

메이저리그 전체 팀으로 범위를 확장해도 황재균은 캠프 올스타급 성적이다. 황재균은 홈런 부문에서 리그 전체 공동 6위를 달리고 있다. 황재균보다 적은 타석에 들어서고도 더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하나도 없고, 굳이 따지면 애디슨 러셀(시카고 컵스·32타수 5홈런) 정도가 황재균보다 더 좋은 홈런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다.

타점에서도 공동 7위다. 저스틴 터너와 나란히 43타수 1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역시 황재균만한 타수 대비 타점 생산능력을 뽐내는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타수에서의 차이로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황재균의 OPS는 리그 전체 10위 정도에 해당한다. 황재균보다 더 나은 장타율을 기록 중인 선수는 헤수스 아길라르(밀워키·0.827)를 비롯해 4명뿐이다.

비록 계약상 조건, 팀 내 환경 때문에 황재균이 개막 25인 로스터에 진입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황재균은 이번 스프링 트레이닝 성과 사실상 연내 MLB 데뷔는 예약했다. 팀 내 내야에 문제가 생길 경우 ‘콜업 0순위’가 됐음은 분명해 보인다. 도전을 선택한 황재균의 첫 걸음이 경쾌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