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베이스볼] kt 유한준 "팀 분위기? 다들 수다쟁이가 됐어요"

2017. 3. 2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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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한준. 스포츠동아DB
kt는 2016시즌을 앞두고 유한준(36)이라는 프리에이전트(FA) 대어를 영입해 외야와 타선 보강을 동시에 노렸다. 안정적인 수비능력과 중장거리포를 겸비한 방망이를 믿었다. 4년 총액 6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한 끝에 도장을 받아내자 kt엔 2015년 최하위 수모를 벗어나보자는 긍정적인 기류가 흘렀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1년 내내 내우외환을 겪으며 2시즌 연속 밑바닥에 머물러야했다. 유한준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특히 5월초 왼쪽 허벅지 내전근이 파열돼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절치부심 끝에 맞이하는 올 시즌, 유한준은 자신의 수첩 속에 소박한 목표를 적어나가며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제2의 고향’이기도 한 수원에서 반드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는 각오도 다시 품었다. 막내의 돌풍을 묵묵히 받치는 유한준을 팀이 1위로 시범경기를 마친 26일 사직구장에서 만났다.

kt 유한준. 사진제공|kt wiz
● “동료들 수다가 늘었어요” -시범경기가 끝났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떠한가.

“개막전에 맞춰 예열을 마쳤다. 준비가 잘 돼 몸이 100% 가까이 올라왔다. 90% 정도라고 보면 된다.”

-올겨울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나.

“늘 하던 대로 준비했다. 특히 부상 방지를 위한 트레이닝에 초점을 맞췄다. 특정 부위보다는 몸 전체적으로 완벽한 컨디션을 만들려고 애썼다. 생각해보니 어느덧 잔부상을 조심해야할 나이가 됐더라.(웃음) 밸런스를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

-현재 타격감은 좋아 보인다.

“시범경기 초반에는 감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지금은 생각했던 대로 타구가 맞아나가고 있다. 안타 여부를 떠나 마음에 드는 타구들이 많아졌다.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김진욱 감독은 ‘유한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

“하하. 나도 그 인터뷰를 봤다. 감사할 뿐이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는 만큼 그라운드에서 보답해야하지 않을까.”

-요새 kt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직접 느끼는 팀 분위기가 궁금하다.

“글쎄…. 눈에 띄게 많이 달라진 점은 하나 있다. 동료들의 수다가 늘었다. 그라운드는 물론 덕아웃에서도 말이 많아졌다. 덕분에 팀 분위기가 활기찬 느낌이다. 분위기가 밝아지니 시너지 효과도 나오고 있다.”

-kt 이적 첫 해였던 지난 시즌은 아쉬운 기억이 많았다.

“FA로서 성적도 성적이지만 풀타임으로 보탬이 됐어야 했는데 부상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거의 6주 가까이 빠져버리니 팀에 너무나도 미안했다. 부상은 어쩔 수 없었지만, 모든 걸 떠나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내 잘못이었다.”

-수원은 애착이 가는 곳이라 더욱 아쉬울 듯하다.

“유신고 시절은 물론 현대에 몸담을 때 뛰었던 곳이 수원이었다. ‘제2의 고향’이라고나 할까. 태어난 곳은 아니어도 야구선수로서 꿈을 이뤘던 곳이 수원이다. 지난해 kt에 온 뒤로 수원팬들께서 정말 많은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 올해는 꼭 보답하려고 한다.”

kt 유한준. 사진제공|kt wiz
● “시즌 목표? 나만의 비밀!” -야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야구를 너무나도 좋아해 부모님을 매일 졸랐다. 생각해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야구를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특정 팀과 선수를 떠나 야구 자체를 사랑했다.”

-선수로서 소질은 어땠나.

“소질? 처음엔 그냥 좋아서 했다. 잘했다는 소리를 듣는 선수는 아니었다. 포수도 하고, 투수도 하고, 야수도 하고…. 프로에 와서야 외야수로 겨우 자리를 잡았다. 이범호나 김주찬(이상 KIA), 박기혁(kt) 같은 동기들에 비해 내세울 점이 없던 선수였다.”

-2004년 현대에 입단했지만 1군의 벽은 높았다.

“당시 현대 멤버들이 워낙 좋았다. 특히 외야진이 막강했다. 전준호, 송지만, 심정수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포진했다. 때문에 ‘내가 한 경기라도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2010년 상무를 제대한 뒤 꽃을 피웠다.

“상무 입대 전까진 대타나 스페셜리스트 정도로 경기에 나갔다. 그런데 군대에 갔다 오니 팀이 넥센으로 바뀌어있더라. 다행히 그때부터 주전경쟁에 비빌 수 있었다.”

-경쟁에서 살아남은 이후 입단 계약금 6000만원의 신인에서 연봉 6억원의 스타가 됐다.

“돈을 떠나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기쁘다. 그간 도움을 주신 분들이 참 많았는데,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벌써 프로 14년차다. 팀에서 어떤 선배인지 궁금하다.

“후배들이 이야기를 하면 잘 들어줄 수 있는 선배가 되려고 한다. 다가가기 어려운 선배가 되기는 싫다. 후배들의 고민을 해결해주지는 못할망정 최대한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고민을 털어놓기만 하더라도 해결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올 시즌 개인 목표가 궁금하다.

“목표라…. 구체적인 바람은 평소 들고 다니는 수첩 안에 적어놓았다. 나만의 비밀이라 말씀드릴 수가 없다. 양해 부탁드린다.(웃음) 올해 목표는 시즌이 끝났을 때 공개하겠다. 수첩을 활용한지는 몇 년 정도 됐다. 거창하게 전력분석을 적어놓은 것은 아니고 소박한 목표나 슬럼프 탈출법과 같은 내용들을 써놓았다.”

-이제 개막이 다가온다. 각오를 듣고 싶다.

“다행히 우리 팀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출발하게 됐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한 겨울이었다. 반드시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 kt 유한준

▲생년월일=1981년 7월 1일 ▲출신교=부천 신흥초∼부천중∼유신고∼동국대 ▲키·몸무게=186cm·97kg(우투우타) ▲프로 경력=현대(2004)∼상무(2008∼2010)∼넥센(2010∼2015)∼kt(2016∼) ▲입단 계약금=6000만원 ▲프로 통산성적=10시즌 1034 경기 타율 0.297(3274타수 971안타), 88홈런, 540타점, 467득점 ▲2016시즌 성적=110경기 타율 0.336(408타수137안타), 14홈런, 64타점, 70득점 ▲2017년 연봉=6억원

사직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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