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절실한 우승, 데뷔 9년차 최석기의 희망찬가

2017. 3. 2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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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센터 최석기(31)는 V리그 9년차의 베테랑이다.

그러나 2008~2009시즌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한국전력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우승'이란 두 글자는 딴 세상 얘기였다.

올 시즌 전까지 챔피언결정전 무대는 그림의 떡이었고, 정규시즌 우승조차 경험하지 못했다.

그렇게 대한항공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2번째 시즌에 데뷔 첫 통합우승까지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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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과 재기, 그리고 힘찬 날갯짓! 대한항공 최석기는 수많은 우여곡절과 아픔을 겪었기에 우승에 대한 열망도 남다르다. 27일 챔프전 2차전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서브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는 최석기.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대한항공 센터 최석기(31)는 V리그 9년차의 베테랑이다. 그러나 2008~2009시즌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한국전력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첫발을 내디딘 그에게 ‘우승’이란 두 글자는 딴 세상 얘기였다. 올 시즌 전까지 챔피언결정전 무대는 그림의 떡이었고, 정규시즌 우승조차 경험하지 못했다. 한국전력의 긴 암흑기를 함께했고, 대한항공 이적 첫해(2015~2016시즌)에도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고배를 마셨다. 올 정규시즌 우승에 누구보다 기뻐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픔이 많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승은 고사하고 하루하루 선수생명을 연장하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데뷔 첫해인 2008~2009시즌 페어플레이상, 2009~2010시즌 세리머니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때만 해도 소위 잘 나가는 선수였다. V리그 약체팀이었던 한국전력 팬들을 배구장으로 불러 모은 인물이다. 잘 생긴 외모와 시원시원한 세리머니, 탁월한 블로킹 능력까지 인기 요소는 다 갖췄다. 그의 이름을 응용해 ‘지금은 석기시대’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경기장을 찾은 팬도 있었다.

대한항공 최석기. 스포츠동아DB
그 행복한 나날도 무릎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였다. 2010년 KOVO컵 때 왼쪽 무릎을 심하게 다친 뒤 3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무릎 연골이 터져 십자인대를 이식하기도 했다. 수술 후 1년 반 동안 아예 걷지도 못했다. 2011~2012시즌 37경기에 출장하며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2013년 초 통증이 재발했다. 패기 넘치는 모습은 사라졌다. 매일 울기만 했다. 배구공을 놓고 싶지 않아서였다. 수술 판정을 받으면 은퇴하겠다는 생각으로 병원을 찾았다.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고는 다시 배구공을 잡았다. 2014년 12월 3일 수원 OK저축은행전에서 8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팀 내 입지도 점점 올라갔다. 2015~2016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대한항공으로 이적한 것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서였다. 그렇게 대한항공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2번째 시즌에 데뷔 첫 통합우승까지 꿈꾸고 있다.

최석기는 무릎 수술 여파로 타점이 낮아진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타이밍을 잡는 훈련을 쉬지 않았다. 최석기를 지도했던 신영철 전 한국전력 감독은 “(최석기가) 블로킹 시 손 모양이 워낙 좋아 타이밍만 잘 잡으면 통한다”고 했다. 27일 현대캐피탈과 챔프전 2차전에서 4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11득점을 기록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28일현재 챔프전 속공 성공률 1위(77.78%·7득점)도 그의 몫이다. 남은 시리즈에서도 본인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차전 패배 후 아쉬워할 겨를도 없이 운동화 끈을 조인 이유도 바로 절실함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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