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그가 돌아가려 한 미지의 세계는..

2017. 3. 2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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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잘 지내요? 하하."

그는 초면에 넉살 좋게도 내 허리에 손을 두르며 환한 웃음으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중에서도 'Ommadawn'(1975년)은 걸작으로 꼽힌다.

모친의 사망 뒤 완성한 그 앨범에서 그는 매우 이국적인 선율에 뜻을 알 수 없는 'ommadawn'이라는 가창을 결합시켜 다른 세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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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8일 화요일 흐림. 리턴 투..
#243 Mike Oldfield 'Return to Ommadawn' (2017년)

[동아일보]

올드필드의 신작 ‘Return to Ommadawn’ 표지.
“안녕, 잘 지내요? 하하.”

그는 초면에 넉살 좋게도 내 허리에 손을 두르며 환한 웃음으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어려서부터 자기 방에 처박혀 음악만 만든 독불장군이 맞나. 혼자서 모든 악기와 화음을 연주하고 불러 첫 음반을 녹음했다는 영국 음악가 제이컵 콜리어(23). 얼마 전, 세계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북적이는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시내 컨벤션 센터에서 뜻밖에 벽안의 옛 친구라도 만난 것 같아 일순 마음이 녹았다.

친절한 콜리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역시 영국 출신인 음악가 마이크 올드필드(64)를 떠올렸다. 올드필드는 영화 ‘엑소시스트’의 배경음악으로 쓰여 유명해진 ‘Tubular Bells’를 스무 살에 내놨다. 콜리어와 비슷하게도 약관의 나이에 스무 가지가 넘는 악기를 혼자 연주해 만든 그 데뷔음반은 연주곡 앨범이지만 이례적으로 1000만 장 이상 팔려 나가는 대성공을 거뒀다. 더구나 A면이 ‘Tubular Bells, Part One’, B면이 ‘Tubular Bells, Part Two’로 사실상 음반 전체가 49분짜리 한 곡이나 다름없으니 파격이었다. 훗날 거대 음반사가 되는 버진 레코드의 첫 작품이자 뉴에이지 음악의 시초로도 일컬어진다.

올드필드의 음악에는 목가적 편안함, 편집증과 공포의 요소가 공존한다. 그가 음악에 투신하게 된 계기는 모친의 정신질환이다. 그의 동생을 출산한 뒤 극심한 우울증으로 약물에 의존하며 정신이 피폐해진 모친을 보며 올드필드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기타 연주에 몰두했다. 훗날 자신도 약물 중독, 정신질환과 싸우게 되면서 음악에 대한 집착과 의존은 심해졌다. ‘Tubular Bells’는 그 과정에서 탄생한 대작이다.

‘Tubular Bells’의 속편을 원하는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러 다른 대작들을 만들어 나갔다. 그중에서도 ‘Ommadawn’(1975년)은 걸작으로 꼽힌다. 모친의 사망 뒤 완성한 그 앨범에서 그는 매우 이국적인 선율에 뜻을 알 수 없는 ‘ommadawn’이라는 가창을 결합시켜 다른 세계로 향했다.

올드필드가 최근 신작 ‘Return to Ommadawn’을 내놨다. ‘Ommadawn’에 바치는 42년 만의 속편. 인상적인 주제 선율, 단 두 개의 악장으로 42분을 구성한 유장한 전개가 돋보인다. 그가 끊임없이 돌아가려 한 불가사의의 ‘ommadawn’ 세계는 어디였을까. 혹시 행복했던 유년은 아니었을지.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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