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모토로라까지 삼키더니 결국 '뒤탈'

김유경 입력 2017. 3. 29. 01:01 수정 2017. 3. 29.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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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분야 적자 심화로 고전
지난해 7년 만에 첫 순손실 기록
삼성전자 출신 영입해 대책 마련
시장 기복 심해 사업 재건 비관론

IBM의 PC사업에 이어 2014년 모토로라까지 인수해 급속도로 몸집을 불려온 중국의 레노버가 인수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 심화로 지난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에 7년 만의 첫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레노버는 지난해 4분기 모바일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해 이번 회계연도도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레노버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삼성전자 출신 인사를 부사장에 임명하는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최대의 PC 제조사인 레노버가 저조한 스마트폰 판매와 글로벌 PC 산업의 성장 정체, 내수시장 점유율 하락 등으로 기로에 섰다고 28일 보도했다. 실적 악화의 주범은 스마트폰이다. 레노버가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자신의 자리를 경쟁자들에게 뺏기고 말았다.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 회계연도에만 4억69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그룹 전체의 경영을 악화시키고 있다.

자료:레노버
모토로라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014년 6.9%(출하대수 기준)로 애플·삼성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3.5%로 쪼그라들었다. 2013년 14.1%에 달했던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도 샤오미·화웨이·오포·비보 등 중저가 브랜드에 밀려 1.6%로 추락했다. 모토로라의 주력시장이던 미국·브라질 판매도 부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한 직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현재로써는 PC부문만이 회사의 유일한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남게 됐다”고 평가했다.

레노버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경영진 교체 카드를 꺼냈다. 삼성전자에서 통신연구소와 제품개발, 중국 스마트폰 전략 업무 등을 담당한 강진씨를 레노버모바일사업그룹(MBG)의 부사장으로 발탁해 중국 사업과 제품 기획, 관리 총괄 업무를 맡겼다. 또 중국의 대형 가전업체인 TLC그룹과 차이나텔레콤·차이나모바일 출신 3명을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레노버의 양위안칭(楊元慶) 회장은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며 스마트폰 분야에서 권토중래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판매량의 기복이 심하고 시장의 트렌드가 빨리 바뀌어 경영진 교체만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재건할 수 있겠느냐는 비관적인 관측이 앞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 동안 PC사업부 출신 인사들이 스마트폰 설계에 영향을 끼쳐 출시 일정이 늦어지는 등 시장 변화에 제 때 대처하지 못했다”면서도 “중국에서 모토로라의 브랜드 파워는 예상보다 낮고 판매도 부진하다. 경영진 교체로 오히려 조직에 혼란이 일어났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레노버가 PC사업과 인터넷·통신 사업에 주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생존이 어려우니 PC시장으로 회귀해 발판을 굳히는 것이 좋다”는 정보기술(IT) 애널리스트의 발언을 인용보도했다.

실제 레노버는 현재 일본 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후지쯔와 PC사업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고, 삼성전자 PC사업부 인수 의지도 수시로 피력하고 있다. 레노버는 2005년 IBM의 PC사업부를 사들였고, 2011년 일본 NEC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PC시장의 선두 주자로 단숨에 올라서는 등 인수·합병(M&A)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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