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과 창업] 손님 가장해 맛 평가 .. "점주님 재교육 받읍시다"

이현택 2017. 3.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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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1대1 과외' 서비스 활발
폐업 막게 오픈 후에도 꾸준히 교육
인증샷 이벤트 등 SNS 마케팅 전수
치킨집, 조리 습관 점검해 밀착 코치
편의점, 동료 우수 점주 멘토 맺어줘
카페는 매달 1~2회 새 레시피 교육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점주들의 영업력 상승을 위해 매장을 방문해 1대1 과외식 교육을 한다. 음식 조리에서 매대 진열, 서비스 교육 등을 점검하고 미비한 점을 고치게 된다. 사진은교촌치킨의 점주 교육 모습. [사진 강정현 기자]
지난 24일 서울 화곡동의 한 교촌치킨 매장. 점주 조형수(32)씨가 주방에서 닭을 튀겨보고 소스를 발라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곁에는 교촌F&B 교육팀 김민경(32·여) 셰프가 지켜보고 있다. 미국 모히건 선 호텔 셰프 출신인 김 셰프는 조씨가 소스를 바르는 양이나 방향 등을 코치하고 닭을 튀기는 과정을 일대 일로 지도했다.

지난 2015년 오픈해 3년차 점주인 조씨는 하루에 90~100마리 가까운 닭을 판매할 정도로 점포 운영을 잘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날 강의는 “가끔씩 닭을 튀겨내면 빨갛게 나온다”는 조씨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셰프는 “닭이 한결같이 노르스름하게 튀겨지려면 닭의 숙성, 물의 계량, 물의 온도 등을 정확히 맞춰야 하는데 바쁜 주문을 처리하다보면 배합이 틀리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조리상 습관을 점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폐업한 프랜차이즈 식당은 1만3241곳이었다. 반면 새로 문을 연 프랜차이즈 식당은 2만2536곳이었다. 하루 평균 61곳의 프랜차이즈 식당이 문을 열고, 32곳이 문을 닫는 셈이다.

많은 창업자들은 프랜차이즈에 매달린다. 창업 준비 과정의 위험 요소나 미비점을 본사의 도움으로 보완할 수 있는데다, ‘네임 밸류(이름 값)’ 때문에 비교적 손쉽게 창업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른바 ‘오픈발’(매장 개업 초기 손님이 몰리는 현상)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꾸준히 ‘내공’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주요 식당·음료·편의점·수퍼 등 주요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일단 오픈하고 난 운영 중인 점포에 대해 1대1 과외식 방문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들은 가맹점주를 모집한 후 가게를 열기 전 1~2주씩 합숙 또는 출퇴근을 시키며 교육을 해준다. 하지만 가게를 하다 보면 현장에서 잊어버리거나 간과하는 포인트들이 계속 나온다. 오픈 후에도 이를 짚어주는 ‘밀착과외식 방문 교육’을 해주는 것이다. 물론 무료다.

매달 신규 음료를 활발히 출시하는 카페 프랜차이즈들은 한달에 한두번 정도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요거프레소는 매달 1~2회씩 본사 직원이 방문해 레시피 교육을 한다. 손서윤 요거프레소 대리는 “나이가 있는 점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샷 이벤트 등 뉴미디어 활용 마케팅도 알려준다”고 말했다. 과일주스 브랜드 쥬시도 2주마다 교육팀 직원이 가맹점주와 직원들을 방문해 음료 개발법을 교육한다.
이른바 ‘미스테리 쇼퍼’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도 있다. 미스테리 쇼퍼란 손님으로 가장한 평가원들이 해당 매장의 위생상태나 서비스, 음식의 맛 등을 몰래 평가하는 제도다. 점주에게는 겁나는 평가의 시간일 수 있지만, 엄정한 평가를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가네는 점포별 김밥의 질을 미스테리 쇼퍼로 평가한 뒤, 등급을 매겨 재교육을 한다. 등급 별 맞춤형 교육을 통해 본사 교육팀과 똑같은 김밥을 만들어 낼 때까지 코치하는 방식이다.
설빙의 점주 교육 모습. [사진 설빙]
설빙은 상·하반기 전 점포 정기 평가를 진행한다. 우수 점포의 경우에는 모델 임시완의 팬 사인회 등 본사 차원에서 손님을 끌 이벤트를 진행해 주기 때문에 점주들 사이에서 정기 평가 시즌이면 경쟁이 치열하다.

CU와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점주들을 위한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점주의 요청이 있으면 본사 직원이 방문해 점포의 매대 운영이나 서비스, 택배 등 각종 부가서비스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제시해 준다.

롯데슈퍼의 점주 교육 모습. [사진 롯데슈퍼]
GS25는 멘토-멘티 제도인 ‘서비스 홍보대사’가 활발하다. 사업을 잘한 동료 점주로부터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롯데슈퍼는 가맹점에 신규 직원이 입사할 때마다 서비스·발주·물류 교육을 진행하는 수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동한 설빙 부장은 “밀착형 방문 교육은 미진했던 레시피나 서비스를 재점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가맹점주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어느 매장을 가도 일정한 서비스와 맛, 메뉴를 유지하는 것이 생명인 프랜차이즈 본사로서도 교육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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