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모두 '대세'로 밀어준 호남..본선에서도 '열쇠'쥐나

엄지원 하어영 2017. 3. 2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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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의 첫 경선지인 호남이 문재인(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국민의당) 후보 모두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문재인-안철수 양자구도의 뼈대를 세웠다.

유력한 보수 후보가 부재한 이번 대선에서 실제로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일대일 구도가 구축될 경우, 역대 대선에서 '야당 후보' 선택권을 쥐었던 호남이 본선에서도 승부의 열쇠를 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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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경선서 각각 60%대 몰표 받아
보수 주자 부진 속 대선 때 여론 주도 전망
"호남 몰표 어려워 전략적 가치 상승"
"정권교체 적합한 후보 몰아줄 수도"

[한겨레]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첫 경선이 진행된 광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호남권 투표 결과 자신이 1위를 차지한 결과가 발표되자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흔들어보이고 있다. 광주/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5월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의 첫 경선지인 호남이 문재인(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국민의당) 후보 모두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문재인-안철수 양자구도의 뼈대를 세웠다. 유력한 보수 후보가 부재한 이번 대선에서 실제로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일대일 구도가 구축될 경우, 역대 대선에서 ‘야당 후보’ 선택권을 쥐었던 호남이 본선에서도 승부의 열쇠를 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8일 <한겨레> 통화에서 “국민의당·민주당 경선을 거치며 호남이 스스로 전략적 가치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윤 실장은 “보혁 대결로 치러진 과거 대선의 경우, 영남·호남의 본선 표는 여야 각 당에 주어지는 디폴트값(기본값)으로 여겨져 전략적 가치가 떨어졌다”며 “이번 대선에선 국민의당과 민주당 어느 쪽도 호남의 몰표를 얻기 어려워 본선에서도 호남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산술적으로 호남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10%에 지나지 않지만, 수도권 민심을 견인하는 힘이 있는 데다 문-안 대결구도에선 유연한 전략적 투표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전 대표가 26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순회 경선 연설이 끝난 뒤 인사하고 있다. 전주/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에게 ‘진검승부’의 판을 깔아준 장본인인 만큼, 본선에서 호남 민심의 향배도 주목받고 있다. 전망은 엇갈린다. 박구용 전남대 교수는 “문재인은 50대 이하 젊은층에서 지지가 높고, 안철수는 50대 후반 이상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에서 지지세가 견고하다”며 “현재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세가 대략 2대1 정도의 분포를 보이지만 점차 양자 대결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태곤 실장도 “이번 대선에선 그 누구도 호남표를 80~90%씩 받진 못할 것”이라며 “누구든 60% 정도가 최대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쪽의 손을 모두 들어준 경선 결과와 달리, 본선에선 문재인·안철수 가운데 결국 한 사람을 최종 적임자로 선택해 표를 몰아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번 두 당의 경선에서 보여준 균형이 본선에서 유지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본선에서는 전략적 투표를 통해 한쪽에 몰표를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부대표도 “홍준표 경남지사를 중심으로 한 보수 후보가 본선에서 최소한 20% 이상을 확보할 경우엔, 당분간 정권교체 이슈는 지속될 것”이라며 “호남은 문재인과 안철수 중에 정권교체에 더 적합한 사람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남을 둘러싼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이 선택한 65%와 자기 식구들이 선택한 60%의 차이”라며 문 후보가 얻은 표를 “조직을 동원해 얻은 표”로 일축했다. 문재인 캠프의 송영길 총괄본부장도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후보는 확실히 정권교체를 하도록 (호남이) 힘을 모아주신 것이고 안 후보나 국민의당은 격려를 통해 협력해서 역전의 가능성이나 반전의 가능성을 차단시키라(는 뜻)”이라며 안 후보의 높은 득표율에 대해 “일종의 보조 타이어 격으로 지지해 준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엄지원 하어영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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