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성용과 기성용이 뛴 슈틸리케호..시리아 1-0 제압

임성일 기자 2017. 3. 2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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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전을 하루 앞둔 27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성용은 다시 한 번 '대표선수'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내일 경기는 누구든 부담을 받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더 많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말로 쉽지 않은 무대라는 것을 인정한 뒤 "하지만 대표팀은 대한민국에서 축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들을 모아 놓은 곳이다. 대표선수라면 부담이나 긴장 속에서도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그걸 못하면 팀 전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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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 대한민국과 시리아의 축구 경기에서 결정적 골 기회를 놓친 기성용이 아쉬워하고 있다. 2017.3.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시리아전을 하루 앞둔 27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성용은 다시 한 번 '대표선수'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내일 경기는 누구든 부담을 받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더 많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말로 쉽지 않은 무대라는 것을 인정한 뒤 "하지만 대표팀은 대한민국에서 축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들을 모아 놓은 곳이다. 대표선수라면 부담이나 긴장 속에서도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그걸 못하면 팀 전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개인의 실력이 갑자기 늘거나, 팀의 전술적 완성도가 단기간에 궤도에 오르기는 쉽지 않으나 '멘탈'에서 기인하는 집중력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가 실점한 것을 보면, 실력이 부족해서 보다는 집중력이 떨어져 빌미를 제공한 영향이 크다"면서 "결국 간절함이나 집중력의 문제인데, 이런 것은 하루아침에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경기 전날 말로 후배들을 독려했던 기성용은, 경기 당일 몸으로 울부짖었다. 91번째 A매치를 소화하던 기성용은 마치 데뷔전을 치르는 루키처럼 혼신의 힘을 쏟았다.

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겼다는 표현보다는 1골을 지켜냈다는 말이 더 적합한 경기였다. 그 일등공신은 단연 기성용이었다.

이날 최초로 부여받은 기성용의 임무는 '마당쇠'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즐겨 사용하던 4-2-3-1 대신 4-1-4-1에 가까운 전형을 들고 나왔고 기성용은 후방 1의 자리에 위치했다. 공격에 방점을 찍을테니 홀로 후방을 지켜달라는 당부였다. 이겨야하는 경기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이라는 비빌 언덕을 믿고 변화를 꾀했다.

이 선택은 전반 36분께 바뀌었다. 전반 4분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골을 기록했던 한국은 15분 정도를 지나며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리고 상대의 거센 공격에 휘청거렸다. 측면에 익숙하지 않은 고명진을 오른쪽 날개에 배치한 것도 패착에 가까웠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다시 4-2-3-1로 회귀했다. 그리고 기성용은, 역할이 더 많아졌다.

기본적으로는 컨트롤 타워였다. 경기의 완급을 조절하는 조타수였다. 그리고 공격의 처음이었다. 빌드업의 시작이었고 후방에 중장거리 패스를 전방으로 공급하는 보급병이었다. 동시에 수비라인 앞에서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거름종이였다. 어느 틈엔가 박스 안으로 내려가 상대 공격수를 맨투맨으로 방어했다. 때로는 측면 수비도 마다하지 않았다.

후반 8분 슈틸리케 감독은 고명진을 불러들이고 한국영을 넣었다. 전형적인 수비형MF가 파트너로 들어오면서 기성용은 보다 공격적인 쪽에 신경을 썼다. 2선에서 공을 뿌려주는 것이 주 임무였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스스로 해결하려 했다. 드리블 돌파도 나왔고 측면 침투도 감행했다. 후반 16분, 쇄도하던 황희찬에게 뿌려주던 스루패스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북치고 장구도 치고 쇠도 두드리다 징도 울렸다. 손흥민, 남태희와 2대1 패스를 수시로 주고받으면서 찬스를 모색하다 여의치 않으면 자신이 직접 중거리 슈팅도 때렸다. 그러다 후방이 뚫리면 또 부지런히 내려가 수비에 가담했다.

이날 대표팀은 기성용으로 시작해 기성용을 거쳐 기성용으로 끝났다. 안쓰러울 정도로 뛰었다. "대표선수라면... 해야한다"고 했던 스스로의 말을 지키려는 듯 고군분투였다. 후반 38분 박스 안 사각까지 침투해 날린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히자 하늘을 바라보던 기성용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한숨 나오던 이 경기에서 유일한 위로는 기성용이라는 든든한 기둥의 재확인이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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