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전] '원톱' 황희찬에게 부여된 어울리지 않은 옷

김태석 2017. 3. 2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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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전 격파 선봉장 구실을 부여받은 황희찬은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매서운 면모를 보이진 못했다.

시리아가 동점을 위해 공세를 취하자 수비라인이 그대로 밀리면서 최전방에 자리한 황희찬과 거리가 멀어진 것도 화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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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전] '원톱' 황희찬에게 부여된 어울리지 않은 옷



(베스트 일레븐=서울 월드컵경기장)

시리아전 격파 선봉장 구실을 부여받은 황희찬은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매서운 면모를 보이진 못했다. 개인 경기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전술적 쓰임새가 선수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었다.

28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A조 7차 시리아전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시리아를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전반 4분 만에 터진 중앙 수비수 홍정호의 왼발 선제골을 잘 지켜 결승골로 만들며 귀한 승점 3점을 얻었다. 이로써 승점 13점(4승 1무 2패)가 된 한국은 A조 2위를 사수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중국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했던 황희찬이 선발 라인업에 든 것은 이날 슈틸리케 감독이 꺼내든 명단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이었다. 전술적 측면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구미에 가장 알맞은 선수라고 평가받았던 이정협이 중국전에서 다소 무기력했던 탓에 스트라이커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그렇다고 해도 황희찬이 경쟁 구도에서 한발 앞서는 듯했던 김신욱을 밀어내고 경기에 나설 것이라 보는 이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황희찬 카드를 꺼내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최전방 공격수로서 하드웨어가 나름 나쁘지 않다는 점, 개인기가 출중하고 활동량과 탄력에 있어서도 가장 뛰어난 자원이기 때문에 ‘짠물 수비’로 유명한 시리아 수비진을 흔들고자 한 것이다.

황희찬은 나름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두 명의 상대 센터백 사이에서 부지런히 자리를 오가며 시리아 수비진을 교란했으며, 측면으로 빠져 나가는 움직임으로 2선 공격수 동료들이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전술적 움직임은 나름 충실히 하긴 했는데, 아쉬움도 남는다.

스트라이커는 최전방에서 공격을 풀어가는 자원으로서 어디까지나 주어진 가장 큰 소임은 골을 넣는 것이다. 골문 앞에서 찬스를 모색해 슛으로 연결하는 모습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황희찬에게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전반전에 황희찬이 직접적으로 상황에 관여해서 만들어낸 장면은 없었다. 또한 후반전으로 갈수록 존재감이 흐릿해져 더 아쉬움을 줬다. 후반 16분 기성용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아 골키퍼와 맞선 결정적 찬스를 한 차례 잡긴 했으나 이것 빼곤 탄성을 낼 만한 장면이 없었다.

이런 현상은 황희찬에게만 책임을 물을 순 없다. 일단 황희찬이 골문을 바라보며 슛을 처리할 수 있는 패스가 거의 투입되지 않았다. 시리아가 동점을 위해 공세를 취하자 수비라인이 그대로 밀리면서 최전방에 자리한 황희찬과 거리가 멀어진 것도 화근이었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패스가 정확하지 않고, 주변 동료들의 이동도 더딜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황희찬을 쓰는 법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공격적 측면에서 볼 때, 황희찬이 재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골문 앞에서 직접 상대를 돌파해 골문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스피드와 발기술, 상대 수비를 순간적 탄력으로 제치는 플레이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후반 16분 기성용이 만들어 준 찬스가 바로 좋은 사례다.

그런데 황희찬에게 과거 이정협이 수행했던 2선 공격진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팀 플레이만 요구한 듯한 느낌이었다. 묘하게 맞지 않는 듯한 소임이어선지 황희찬이 가진 재능을 모두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득점 의지를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매끄럽지 못한 공격을 보인 이유가 됐다.

■ <베스트 일레븐> 창간 47주년 특별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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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김재호 기자(jhphoto11@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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