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영어 절대평가로 "비중 커진 국어·수학·탐구 잡아야"

김재현 기자 2017. 3. 2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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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수능시행 기본계획 발표..입시전문가의 조언
"실수 줄이고 탐구영역 전략적 대비해야"
지난해 11월 17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2017학년도 수능을 앞둔 한 수험생이 기도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18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 절대평가 시행에 따라 여러 변수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에 유리한 점수체제로 바뀐 덕분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수험생이 전년도보다 크게 늘 것으로 예측된다.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영어 변별력이 약화하면서 국어·수학·탐구영역의 점수가치는 예년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평가 시행에 1등급 비율 2배 될 듯

절대평가는 일정 점수 이상만 받으면 다른 수험생과 똑같은 등급을 받는 방식이다. 원점수 기준(100점) 90점 이상만 받으면 1등급이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성적비율로 등급을 나눴던 상대평가보다 유리하다.

상대평가로 치렀던 2017학년도 수능 영어영역에서 1등급을 받았던 수험생은 총 2만4244명(4.4%)이다. 상대평가 1등급 기준은 동점자까지 감안한 상위 4% 안팎이었다. 하지만 이를 절대평가방식으로 전환하면 90점 이상 받은 1등급 인원은 4만2867명(7.8%)으로 두 배 가까이 뛴다.

◇수시에서는 대학별 고사, 정시는 국어·수학·탐구 가치 ↑

입시전문가들은 이러한 영어영역 점수체제 변화에 따른 여파가 여러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게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인원의 급상승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당장 2017학년도 통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수시 합격요건인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학생들은 당연히 늘어날 것"이라면서 "수시에서 같은 조건을 갖춘 학생들이 늘어나는 경우에는 대학별 고사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논술, 적성고사, 면접 등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시에서 국어·수학·탐구영역의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대표는 "절대평가로 1~2등급 학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험생 입장에서는 영어영역에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됐다"면서 "결과적으로 상대평가를 여전히 시행하는 다른 과목의 변별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은 이미 이를 감안해 정시 반영비율·점수 등을 조정한 상황이다. 특히 서울 주요대학들은 2018학년도 정시모집 영역별 수능반영비율(대학별 환산점수기준)을 수학·국어·탐구영역 중심으로 전환해 강화했고 영어영역은 등급에 따른 감점제로 바꿔 영향력을 줄였다. 서울대를 예로 들면 Δ수학영역 40%(120점) Δ국어영역 33.3%(100점) Δ탐구 영역 26.7%(80점) 등이고 영어영역은 2등급부터 0.5점씩 차감하는 식이다. 다른 대부분의 대학도 수학·국어·탐구 비중을 전년도보다 늘리고 영어는 등급에 따라 감점하는 방식을 차용했다.

다만 연세대·이화여대는 등급차등에 따른 점수차를 5~10점가량으로 비교적 크게 벌려놨다. 이는 영어 1등급만 지원할 수 있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영향력 커진 계열별 주요 과목에 초점을

영어 절대평가 시행에 따라 학습·입시전략도 중요해졌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절대평가에서는 고난도 문항을 1문제 더 맞히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쉬운 문항을 틀리지 않는 실수를 줄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계열별 반영비율에 따른 주요 과목 학습에 좀 더 비중을 둬야한다고 조언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영어 변별력 약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계열별 주요 과목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앞으로 인문계열 수험생은 국어·수학, 자연계열 수험생은 수학·과학탐구에 좀 더 매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수를 최소화하고 변별력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탐구영역에 대한 전략적 대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김병진 소장은 "탐구영역은 학생의 학업성취나 학업능력이 아닌 난이도에 따른 점수 불안정성이 존재한다. 전년도 수능 사회탐구영역 세계지리과목에서 1문제를 틀리면 3등급으로 내려갔던 게 대표적인 예"라며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변수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제2외국어/한문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부분의 서울 주요대학 정시전형에서는 사회탐구 영역 2과목 중 1과목 점수와 제2외국어/한문 점수를 대체할 수 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주로 치르는 과학탐구영역에는 대체할 수 있는 영역·과목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과목을 고려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응시인원이 많은 과목일수록 표준점수(수험생 개인의 원점수가 해당 영역 전체 응시자의 평균점수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 알려주는 점수) 하락 가능성이 줄기 때문이다.

kj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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