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입시 속 의미 찾기] '과탐토' 이런 주제를 준비하라

조선에듀 입력 2017. 3. 2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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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과탐토’ 정확히는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최하는 청소년 과학 탐구 대회 중등부 준비법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명칭은 청소년 과학 탐구 대회지만 본질은 청소년 과학 토론 대회입니다. 작년까지 필요했던 연구 보고서 R&E가 사라지고 토론만 남았기 때문이지요. 지난번에는 전체 대회 설명과 전반적인 준비 요령에 대해서 말씀 드렸다면 이번에는 제가 주로 지도하는 중등부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팁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예상 주제와 그에 대한 대비법입니다. 저희 학원 뿐 아니라 ‘과탐토’를 지도하는 많은 학원들이 적게는 50% 많게는 80% 가까이가 중등부라고 합니다. 고등부는 내신과 수능 등 본격 입시 준비 때문에, 초등부는 아직 입시가 멀다고 생각하기에 중학생들이 ‘과탐토’ 준비에 가장 적극적입니다. 중학교 1학년 학부모들은 자유학기제로 시험에 대한 부담도 없어서 상반기에 열리는 이 대회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 6년 동안 출제되었던 기출 주제들을 살펴볼까요?

1) 6개년 기출을 보자

2011년 지구온난화, 2012년 스마트폰의 폐해, 2013년 친환경제설제, 2014년 층간소음, 2015년 장애인 편의시설, 2016년 친환경 에너지

어떤 느낌이 오시나요? 시사적인 주제죠. 2013년도에 친환경제설제를 제외하면 그 해에 가장 이슈가 되었거나 항상 이슈가 되는 주제들입니다. 당시 2013년도에 저탄소 녹색성장법에 따라 조달청이 친환경제설제를 전국에 보급한 첫 해였습니다. 역시 시의성이 있었죠.

첫 번째 조건은 시의성입니다. 고등과 초등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시사적인 주제들이 더 자주 나옵니다. 고등은 좀 더 과학적인 주제(적정기술, 생채모방), 초등은 좀 더 낮은 눈높이에서 창의적인 주제(예컨대 무인도에서 살아남기)나온다면 중등은 시사적이고 생활 밀착형의 주제가 나온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기준은 문제의 개선을 통해 사회가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솔루션을 담고 있는 주제들이라는 점입니다. 즉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과학 기술이라는 분명한 목표 지향점이 있는 대회라는 게 드러나고 있지요.

세 번째 기준은 50%가 환경과 관련된 주제라는 점입니다. 2011년, 2013년, 2016년까지 모두 3차례 환경과 관련된 주제가 나왔습니다. 단 한 번도 출제되지 않은 고등과 2014년에 미세먼지가 출제되었던 초등부와 비교해 특이한 현상이지요. 환경이라는 주제는 과학적이면서 동시에 시시적이고 사회적인 주제입니다. 고등부는 거의 전원이 이과 학생들이지만 중등부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20~30%의 비율 정도는 훗날 문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이었습니다. 이런 경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 과학창의재단이 발표한 지도 영역의 예시

일단 학생들은 교내 예선전을 통과해야 교육청이 주최하는 본선 대회에 나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중학교에서 4월 중에 예선전을 치를 예정입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창의재단이 발표한 예시 문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상당수 학교는 전날 주제를 발표해 그 다음 날까지 토론 개요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많은 학교들은 주제를 새로 선정해도 과학창의재단이 만든 자료집을 참조하겠지요. 자료집에 보면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토론 논제를 설정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토론 논제를 설정할 때 실생활 및 미래과학과 밀접한 문제 상황을 중심으로 다양한 과학적 기본 개념과 원리를 사전에 탐구하여, 현장에서 제시되는 어떤 토론논제든 접근에 어려움이 없도록 기본적인 과학적 소양을 갖춘다.”

실생활과 연결된 문제 상황과 그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과탐토’ 논제 설정의 대원칙인 거죠. 창의재단은 다음과 같은 예시문제들을 지도 영역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고농도 미세먼지, 미래식량, 인공지능로봇, 신종바이러스, 배아줄기세포, 재생에너지, 노후된 원자력 발전소, 지진예보, 동물실험, 해양오염, 비만, 증강현실기술, 베리칩, 자율주행 자동차 등등

이런 주제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읽기 자료를 통해 배경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가장 좋은 준비방법일 것입니다. 먼저 신문 기사를 검색해보고 청소년들도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찾아 읽은 뒤 마지막으로 관련 논문도 구해서 읽어보면 도움이 더 되겠지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료를 인터넷 구글 등에서 찾습니다. 비록 이번부터는 논문 제출이 빠졌지만 현장에서 발표와 토론을 할 때는 지식의 출처를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특히 도표 그림 사진 등의 자료는 더욱 더 그런 자세가 요구됩니다.

배경지식을 확보한 다음에는 이를 토론 논제로 바꾸어 토론 개요서를 작성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창의재단이 발표한 토론 논제는 다음과 같은 양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창의적으로 제시하시오.

앞으로 일어날 문제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문제들이 아무래도 출제될 가능성이 높겠지요. 중학생들이라면 증강현실기술보다는 비만(소아 혹은 청소년 비만)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피부로 와닿는 문제, 평소에도 고민해본 적이 있는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청소년 비만이란 주제는 이렇게 토론 논제로 변형될 수 있습니다.

예상문제 : 청소년 비만이 늘고 있다. 청소년 비만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청소년의 입장에서 창의적으로 제시해 보시오.

자신이 가진 지식을 이 문제에 적용해 다양한 원인들을 분석하고 그 과정에서 반드시 과학 지식이나 이론들이 활용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해결책을 창의적으로 제시하는 연습을 해보면 되는 것이지요. 물론 원인 분석보다 어려운 것이 창의적 해결책입니다. 창의재단은 현실적용성, 타당성, 과학성, 논리성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는데 대학 교수들에게도 어려운 일이 중학생에게 쉬울 리가 있겠습니까? 특히 상상력과 현실가능성은 딜레마 상황을 연출하기에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개 창의적일수록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죠. 대회가 창의력 올림피아드가 아닌 만큼 상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논리성이나 실현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항상 자신의 주장이 실현 가능한지에 대해서 검증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20분 동안 다른 상대팀으로부터 질문 공세를 받을 때 경쟁 학생들은 현실 가능성에 대해서 집요하게 질문을 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예상 질문과 그에 대한 대응 전략을 고심하는 자세는 항상 필요합니다.

이런 사이클로 친구들과 팀을 이뤄 연습을 해보면 굳이 학원을 다니지 않더라도 충분히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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