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韓청년 취업까지 막은 中 '사드 뒤끝'..출근전날 "입사 보류"

박만원,임형준 입력 2017. 3. 28. 17:42 수정 2017. 3. 2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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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열심히 공부한 중국어로 중국 현지 취업을 눈앞에 뒀는데 갑자기 '기약 없이 기다려 달라'니 너무 당황스러워요."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사실상 전면 금지되고 롯데 등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 영업금지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제 불똥이 한국 대학생 취업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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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기간 없어 사실상 취소..베이징영화제는 韓작품 퇴출
"태극기 훼손행위 막아야"..외교부, 中에 엄중 항의
썰렁한 中 비자발급센터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한국 대학생들의 현지 취업이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중국비자발급센터는 한산한 모습이다. [한주형 기자]
"3년간 열심히 공부한 중국어로 중국 현지 취업을 눈앞에 뒀는데 갑자기 '기약 없이 기다려 달라'니 너무 당황스러워요."

S여대 중국어학과에 재학 중인 이 모씨(23)는 중국 현지 인턴으로 입사할 예정이었던 한 중국 식품회사로부터 지난 19일 느닷없이 '입사 보류' 통보를 받았다. 중국 공안이 회사에 빈번하게 들이닥치고 한국인 직원을 보면 '불심검문'까지 하는 경우가 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는 이유였다. 회사는 상황을 당분간 지켜보자며 "조용해지면 (중국으로) 들어오는 게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이 터진 이후 취업비자도 어렵사리 발급받았는데 불과 입사 하루를 앞두고 다시 한번 허탈감을 맛본 셈이다. 이씨는 "말로는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기한 제시도 없어 사실상 취소된 게 아닌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사실상 전면 금지되고 롯데 등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 영업금지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제 불똥이 한국 대학생 취업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취업뿐만이 아니다. 중국에 유학 중이거나 중국인 회사에 취업하는 등 중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중국 우한지역 총영사관에선 지난 16일 현지 교민과 유학생을 대상으로 "중국 공안당국이 우리 국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여권 소지, 주숙 등기, 합법 체류, 합법 취업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경고 메시지를 띄웠다. 우한 총영사관 측은 '중국 체류 관련 유의사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중국 체류 관련법'을 숙지하고 거류증이나 여권을 꼭 소지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중국은 한류 금지령도 더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 드라마 방영과 한국 연예인 광고를 규제해온 데 이어 최근에는 영화 상영까지 막고 나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6~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7회 베이징 국제영화제에 일부 한국 영화가 초청을 받았지만 상영이 금지될 전망이다.

당초 영화제 주최 측은 문화 교류 차원에서 한국 영화를 초청했지만 당국이 상영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는 28일 사드 배치에 반발한 일부 중국인이 태극기를 훼손한 사례에 대해 "중국 측에 엄중하게 항의하고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다"며 "중국 측도 사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관련자 조사와 훼손 태극기 수거 등 관련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달 중순 톈진 시내 헬스장 2곳에서 태극기가 갈기갈기 찢겨 훼손된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외교부는 중국 해커 조직이 사드 배치 관련 한국의 기업 등에 대한 공격을 예고한 가운데 "최근 외교부 홈페이지 등에 대한 중국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시도가 수차례 간헐적으로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즉각적인 방어 조치를 통해 현재까지 피해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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