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8, 스마트폰 혁신바람 몰고 올까

김익현 기자 2017. 3. 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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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현의 미디어 읽기] '폰 피로증' 해소 여부 관심

(지디넷코리아=김익현 기자)‘공포의 외인구단’이란 만화가 있다. 한국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이 만화에 나오는 외인구단 선수들은 요즘 기준으로 치면 ‘혁신 그 자체’였다. 리그의 수준을 뛰어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다.

외인구단은 등장 초기 다른 팀들과 수준 자체가 달랐다. 수비시프트의 원조인 필살수비를 비롯해 다양한 신기술을 보여줬다. 외야에서 홈까지 단숨에 송구하는 엄청난 능력은 기본이었다. '까치' 오혜성은 조금 과장하자면 ’공보다 빠른’ 주력을 보이면서 상대 선수의 얼을 빼놓는다.

하지만 외인구단 덕분에 다른 팀들의 수준도 함께 향상된다. 급기야 한국시리즈에선 마동탁이 이끄는 유성구단은 외인구단과 대등한 실력을 보여준다.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의 한 장면. 1982년 출간된 이 만화에선 현대 야구 수비 시프트의 원조인 필살수비를 선보여 많은 관심을 모았다.

물론 작가 이현세 씨의 만화적 상상력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하지만 ‘공포의 외인구단’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 10년 전 스마트폰 시장에 등장한 공포의 외인구단…

10년 전 스마트폰 시장엔 애플이란 ‘공포의 외인구단’이 등장했다. '스티브 잡스 감독'이 이끌던 이 팀이 내놓은 아이폰은 엄청난 능력을 과시했다.

그 당시만 해도 필수요소로 통했던 물리적 키보드가 사라졌다. 덕분에 사용할 수 있는 화면이 대폭 커졌다. 여기에 앱스토어란 생태계가 곁들여지면서 통화기기였던 스마트폰은 콘텐츠 소비 플랫폼으로 격상됐다. 손가락을 이용한 멀티터치 역시 놀라운 혁신이었다.

이후 몇 년동안 스마트폰시장은 애플이란 외인구단의 독무대였다. 삼성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진영은 신기술로 무장한 외인구단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2007년 맥월드 행사에서 아이폰 첫 모델을 소개하던 스티브 잡스. 그 무렵 유행하던 키보드 장착형 스마트폰을 조롱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하지만 스마트폰 리그의 전반적인 수준이 올라가는덴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막강한 실력을 자랑하던 외인구단의 성적표엔 어느 순간 ‘승리’보다는 ‘패배’가 더 많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첨단 기술과 막강한 생태계로 무장한 삼성과 애플은 이후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했다. 이들의 수준 높은 기술 덕분에 (스마트폰 시장) 관중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면서 조금씩 피로감이 쌓이기 시작했다. ‘공포의 외인구단’처럼 눈이 휘둥거래질 정도의 혁신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물론 (스마트폰) 리그의 수준이 떨어진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리그 전체의 수준이 올라가면서 웬만한 신기술은 ‘상식’이 됐다. 10년 전 우리를 놀라게 했던 많은 혁신은 더 이상 감동을 주지 못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스마트폰 피로증’(phone fatigue)이라고 부른다. 소비자들은 이제 웬만한 신제품엔 감동을 하지 않는다.

씨넷은 지난 달 열린 MWC를 예로 들었다. 당시 여러 스마트폰이 공개됐지만 정작 눈길을 끈 건 노키아의 피처폰이었다. 지난 해도 마찬가지였다. 삼성 갤럭시S7과 애플 아이폰7 모두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을 자랑했지만 ‘혁신적 변화’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두 자리수 성장률을 예사로 기록하던 좋았던 시절도 이젠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됐다.

■ 과연 삼성은, 갤럭시S8은 또 다른 '공포의 구단'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갤럭시S8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현지시간) 뉴욕 링컨센터에서 갤럭시S8의 봉인을 해제할 계획이다.

갤럭시S8은 삼성 입장에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제품이다. 하지만 갤럭시S8이 갖는 의미는 그 이상이다. 스마트폰시장에 만연한 '피로증 해소’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 IT매체 씨넷이 이런 점을 잘 지적했다. 씨넷은 갤럭시S8이 시장 전체가 한 단계 도약하는 촉매제(catalyst)가 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진단했다.

물론 쉽지 않다. 이미 시장의 수준 자체가 10년 전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야구에 비유하자면, 4할타자나 30승 투수가 예사로 나오던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삼성 837’은 오는 29일 예정된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공개를 앞두고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지금까지 알려진 걸 종합하면 갤럭시S8은 홈버튼이 사라질 가능성이 많다. 물리적인 버튼이 화면에서 사라진 지 10년 만에 이젠 홈버튼이 없어질 가능성이 많다. 홈버튼이 사라지게 되면 화면은 더 키울 수 있게 된다.

화면 크기 자체도 커질 가능성이 많다. 갤럭시S8은 5.8인치와 6.2인치 두 개 모델로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망대로라면 갤럭시 노트7(5.7인치)보다 더 커진다. 애플 최신폰인 아이폰7 플러스 화면 크기는 5.5인치에 불과하다.

예전 같으면 이 정도면 상당한 혁신이라고 함직하다. 하지만 눈높이가 한껏 높아진 ‘스마트폰 리그’ 관중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과연 갤럭시S8은 ’공포의 외인구단’처럼 새 바람을 평준화된 ’스마트폰 리그’에 새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까? 29일 뉴욕에서 열릴 갤럭시S8 언팩 행사가 유난히 더 기다려지는 건 그 때문이다.

김익현 기자(sini@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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