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마이너스 통장은 서서히 끓는 물속의 개구리다?

입력 2017. 3. 28. 16:19 수정 2017. 3. 2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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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마이너스 통장은 서서히 끓는 물속의 개구리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홍영만 서울여대 교수
■ 대담 : 김광석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 홍영만 교수(이하 홍영만)> 마이너스 통장. 직장인들 대부분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급할 때 유용하게 돈의 흐름 안 끊기게 해결할 수 있죠. 그런데 정부가 가계부채를 총량제한 수준에서 잡다보니 은행에서 2금융권으로 몰렸던 대출이 이젠 ‘마이너스 통장’으로 팽창하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돈이 필요한 분들은 돈을 끌어 쓰고 있는 상황인데요. 문제는 마이너스통장은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듯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서서히 끓는 물속의 개구리’ 이런 표현도 등장할 정돕니다. 어떤 내용일까요?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김광석 교수 전화로 연결해서 이 문제점 이야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 김광석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이하 김광섭) 네, 안녕하세요.

◇ 홍영만> 교수님, 마이너스 통장을 국민들이 많이 아시는 것 같지만, 정확하게 아는 분들은 적을 것 같은데요. 마이너스 통장을 쉽게 설명해주시겠습니까?

◆ 김광섭> 정의를 말씀드려보면, 계좌에 신용대출 한도를 미리 설정해놓습니다. 한정을 설정해놓은 한도만큼은 언제나 자유롭게 찾아서 쓸 수 있는 통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가장 큰 특징은 이것을 대출하고서 상환을 조기 상환하더라도 수수료 부담이 없다는 큰 특징이 있고요. 다시 빌릴 때 신규로 천만 원, 또 신규로 천만 원, 매번 상환 여력을 심사받거나 상환 능력을 심사받는 절차가 없다는 차원에서 번거로움이 없는 그러한 유형의 대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홍영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용하기에 편리한 통장이겠네요.

◆ 김광섭> 그렇습니다. 다른 기타 신용대출과 비교해보면, 1천만 원 대출받고 또 대출받을 때 계속 신용 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한도액을 예를 들어서 5천만 원이라고 정해놓으면 언제든지 수시로 필요한 만큼 대출할 수 있다는 면에서 손쉬운 대출입니다.

◇ 홍영만> 그런데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작년 대비해 12조 원가량 급팽창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대출규제 여파 때문인가요?

◆ 김광섭> 네, 맞습니다. 주택대출심사를 강화하면서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이 시행됐고요.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자연스럽게 마이너스 통장으로 수요가 옮겨간 겁니다. 결국 대출 규제로 가계부채 규모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더 악성의 대출 형태로 전이됐다고 해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홍영만>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가계부채에는 잡히지 않습니까?

◆ 김광섭> 네, 마이너스 통장 대출도 역시 가계부채에 잡힙니다. 신용 대출에 들어갑니다.

◇ 홍영만> 잡히긴 잡히는군요.

◆ 김광섭> 규모가 줄어든 것이 아니고 같은 가계부채가 더 위험한 가계부채로 전이됐다는 표현을 쓴 거죠.

◇ 홍영만> 가계부채 문제를 항상 이야기하는데, 위험성이 더 늘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은행이 남발한 것 아니냐, 국제 기준으로 마이너스 통장이 위험하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마이너스 통장의 위험성, 이것을 어떻게 평가하실 수 있겠습니까?

◆ 김광섭> 이미 은행감독 국제기준이 있는데요. 바젤 3(바젤 Ⅲ)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국내 은행들이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과도하게 남발했다는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국내 은행 산업에 대한 지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앞서 서서히 끓는 물속의 개구리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신용 대출에 비해 금리가 높아요. 상환 능력이 더 떨어지겠죠. 이자 상환 부담이 더 늘겠죠. 그런데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면 사람이 이 빚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도 모르게 계속 빚에 의존하는 형태, 그러다 보니 물이 계속 끓는 줄도 모르고 점점 더워지니까 죽고 마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그러한 악순환에 빠지는 것들이 우려되는 상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홍영만> 요즘 미국에서 금리를 인상 얼마 전에 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금리 상승세에 대해 우려가 참 많은데요.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에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면서요?

◆ 김광섭> 그렇습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 같은 액수의 대출이 발생했다면 같은 수준의 대출 관리 안에 들어갑니다. 일반 신용 대출이든 마이너스 대출으로 5천만 원을 받았든, 똑같이 대출이라고 표현됩니다. 신용대출의 경우에는 빌려준 만큼 이자를 받을 수 있죠. 5천만 원이라는 상환액을 한도를 정해놨으면 저 같은 경우 100만 원을 빌릴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많이 대출해줬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고정 수입이 발생하지 않는 형식인거죠. 상대적으로 마이너스 통장은 빌려 쓴 만큼 이자를 물릴 수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더 높은 이자율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입니다.

◇ 홍영만> 마이너스 통장에 상품 구조가 이자를 쉽게 올리더라도 고객들이 알기 어렵기 때문에 이것을 악용해서 은행들이 더 높이 책정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요. 그것은 사실이 아닌가요?

◆ 김광섭> 그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고정금리이냐 변동금리이냐, 그러한 기준으로 신용대출을 처음 계약을 맺지 않습니까. 변동금리에 따라서 대출 이자가 결정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 어떤 특징이냐면, 그날의 금리를 그때그때 적용합니다. 다시 말하면 5천만 원이라는 상한, 한도를 정했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제가 100만 원 빌릴 수도 있고, 2천만 원을 빌릴 수도 있고, 5천만 원을 빌릴 수 있고, 유동적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날그날 금리를 적용해서 그것을 반영해 이자 지급을 정하기 때문에 이자 지급액이 계속 바뀔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확한 이자를 판단하기 어렵게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자를 올려도 고객들은 상당히 그것을 크게 지각하기 어렵고요. 상대적으로 대출 규모도 굉장히 작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자 지급액이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아도 그만큼 크게 체감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죠.

◇ 홍영만> 금융당국이 얼마 전 채무상환비율규제라고 하는 것을 도입하는 것과 관련해서 마이너스 통장도 규제 대상으로 거론한 적 있는데요. 그때 현행 기준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다 마이너스 통장을 해지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거든요. 이것도 사실인가요?

◆ 김광섭> 네, 그것도 사실입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예를 들어서 5천만 원이라고 했습니다. 연간 갚아야 할 원리금은 5천만 원 플러스 이자액입니다. 다시 말하면 원리금 상환액이 5천만 원에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정해놓았으면 대략 5천만 원 이상의 원리금 상환액이 정해진 겁니다, 연간. 그런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2억을 빌렸어도 연간 상환해야 할 원리금은 대략 2천만 원이 안 되기 때문에 훨씬 더 작게 책정되는데요. 마이너스 통장은 실제로 돈을 빌리지 않더라도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것만으로도 하나의 가계 부채로 책정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에 의존해 주택을 사더라도 이미 5천만 원의 빚이 있으니까 채무상환비율에 맞춰서 주택을 구매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는 거죠.

◇ 홍영만> 이러한 부채 관리 대책 정부가 무엇을 해볼 만하다고 제언하시겠습니까?

◆ 김광섭> 저는 꼭 지적하고 싶은 것은 지금까지 나온 모든 대책들이 여전히 총부채 규모를 축소하고자 하는데 있는 거거든요. 총부채 규모를 줄이려고 하다 보니 실제로 총부채 규모가 줄이려야 줄일 수 없는 구조가 있습니다. 이쪽 대출에서 저쪽 대출로, 혹은 1금융권에서 2금융권, 이런 식으로 넘어가는 것뿐이지 부채 규모가 줄어들기 어렵다 보니, 오히려 부채의 구조가 질적으로 악화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부채 규모를 줄이기보다 부채 상환능력을 보존하는 방안, 이런 것들을 더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홍영만>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광섭> 감사합니다.

◇ 홍영만> 지금까지 김광석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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