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는 류현진의 시선 '야구인생 3번째 변신'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입력 2017. 3. 28. 16:10 수정 2017. 3. 28. 16: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이매진스

지난해 2월만 해도, 류현진(30·LA 다저스)은 시련을 다 털어낸 듯 했다. “10년 동안 열심히 던졌다. 앞으로10년을 또 건강히 던지기 위해 잠시 쉬었다 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또 한번의 고비와 맞닥뜨려야 했다. 사타구니 부상과 어깨 통증 재발로 등판을 다시 연기한 끝에 어렵게 빅리그 마운드에 섰으나 팔꿈치로 통증이 도지며 부상자 명단에 다시 올랐다.

돌아보니 2년이나 걸렸다. 류현진은 암흑 터널을 지나 비로소 제자리로 돌아왔다. 2015년 3월 시범경기에서 어깨 통증을 안은 끝에 수술대 오른 뒤 떠난 류현진이 다저스 선발진으로 복귀했다. 류현진은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시즌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류현진은 “처음 캠프를 시작했을 때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건강하다. 5일 로테이션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고 보면, 류현진은 ‘야구인생 3번째 변신’을 시작한 셈이다.

2006년 한화 신인으로 최우수선수(MVP) 겸 신인왕을 차지한 뒤 소속팀 대선배 구대성으로부터 체인지업을 전수받아 완성도 높은 ‘괴물투수’로 위력을 떨치던 류현진은 2013년 다저스 입단 뒤 또 한번 변신한다. 스폰지 같은 습득력으로 고속 슬라이더를 장착해 피칭 메뉴를 다양화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류현진은 2013년 전체 구종 중 13.9%를 슬라이더로 던지며 평균구속으로 시속 132㎞를 기록했으나. 2014년에는 슬라이더 비율을 15.8%로 올리면서 평균구속도 136㎞로 상향 조정했다.

류현진의 또 한번 ‘진화’가 필요한 때를 만났다. 류현진은 아직은 부상 이전의 구속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패스트볼 평균구속으로 90.9마일(146㎞)를 기록했는데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패스트볼이 주로 80마일 후반대를 형성했다.

류현진은 구속보다는 볼끝 변화로 승부를 보는 투수이기 때문에 구속 자체가 절대적인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구속 또는 구위 저하 상태라면 제구가 더욱 정교해야한다. 공이 몰린다 싶으면 큰 타구를 허용할 여지가 커진다.

류현진은 이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도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은 가운데 홈런 2방을 허용했다. 1회 2사 뒤 멜키 카브레라를 상대로 느린 커브를 던졌는데, 한복판 높은쪽으로 몰리며 홈런으로 연결됐다. 4회 2사 뒤에도 욜머 산체스에게는 패스트볼 승부를 하다가 좌월 투런홈런을 맞았다. 이 역시 제구가 가운데 쏠린 틈에 힘의 승부에 밀리고 말았다.

류현진은 전환기에서 어김 없이 새 길을 찾곤 했다. 또 한번의 기회 앞에서 변신이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전을 앞둔 지금은 긴장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좌완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와 또 다른 좌완 리치 힐과 우완 마에다 겐타에 이어 4번째 또는 5번째 선발 자리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다저스의 시즌 4번째 경기인 오는 4월7일 홈 샌디에이고전 또는 8일 원정 콜로라도전에서 복귀 첫 등판을 할 것이 유력하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