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문재인 이길 승부사"..손학규 "혼자 집권 못해"

곽재훈 기자 2017. 3. 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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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부산·울산·경남 순회경선, 흥행 부진?

[곽재훈 기자]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부산·울산·경남지역 순회경선에서, 안철수 전 상임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각각 자신의 장점을 내세우며 열띤 토론전을 벌였다. 하지만 낮 시간대까지의 초반 투표율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당 지도부에 '비상'이 걸렸다. 당 선관위는 당초 오후 6시까지였던 투표 시간을 1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경선 연설회에서 자신이 부산 출신임을 내세우며 민심에 호소했다. "단디 하겠습니다. 화끈하게 밀어주이소!"라고 부산 사투리까지 동원했다. 안 전 대표는 "우리 부산·울산·경남은 제조업의 메카이고 대한민국 경제의 엔진인데, 그 엔진이 꺼져가고 있다"며 "항구도시의 대범함으로, 파도를 이겨내는 기상으로 부울경의 발전, 대한민국의 미래를 활짝 열겠다"고 역설했다.

안 전 대표는 "정권교체, 이미 확정됐다"며 "여기 계신 손학규 후보, 박주선 후보와 함께 정권교체하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손·박 후보보다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이제는 더 좋은 정권교체를 선택할 때다. 마음에 드는 후보 선택하면 더 좋은 정권교체 된다"며 "이 나라를 또다시 계파 패권주의 세력에게 맡길 수 없다. 선거 때만 지지 얻으려는 사람 뽑아서는 안 된다. 한 번 속으면 실수지만, 두 번 속으면 바보"라고 했다.

안 전 대표는 "문재인을 이길 승부사, 누구냐. 문재인을 이길 개혁가, 누구냐. 문재인을 이길 혁신가, 누구냐. 문재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 누구냐"며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를 강조하는 한편, 이른바 제3지대 연대론에 대해서는 "국민에 의한 연대, 오직 그 길만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라고 선을 그었다.

호남 지역 경선에서 안 전 대표에게 예상보다 큰 표차로 뒤진 손학규 전 대표는 반면 부마항쟁에 참여한 과거 인연을 들며, 자신이 '역전 주자'라고 야구 도시 부산 민심에 호소했다. 손 전 대표는 "우리 부울경 시민 여러분, 야구 좋아하시죠? 야구에 이런 말이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저 손학규, 건재하다. 반드시 역전 만루홈런을 때리겠다. 대역전의 드라마를 쓰겠다"고 열변을 토했다.

손 전 대표는 "저는 부마항쟁으로 계엄령이 선포된 이곳 부산에서 민주화 운동의 기둥이었던 고 최성묵 목사, 고 김광일 변호사, 박상도 선생 등과 함께 부마항쟁 진상을 조사하고 대책을 논의하다 계엄사령부에에 붙잡혔다. 김해 보안대에 갇혀 모진 고문을 당하며 죽을 고비를 넘기던 그 시각, 박정희 유신체제는 종말을 고하고 있었다"며 "부울경의 민주정신으로 '진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고 했다.

손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자강론'에 대해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모든 개혁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 우리 국민의당이 '작은 국민의당'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완고한 자신만의 성을 쌓는 독자 노선, 고립 노선, 패권주의로는 결코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비판하며 "무난히 민주당 패권 세력에게 정권을 바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자강론이다. 나 혼자 하겠다는 자강론으로는, 국민의당 혼자로는 결코 집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집권을 위해서는 반드시 대선 전 연대와 연합이 필요하다. '대선 이후 협치'나 정책 경쟁론은 궤변"이라며 "저는 야당 대표로 야권 전체를 하나로 통합한 경험이 있다. 개혁세력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지역위원장들에 잇단 투표 독려…당 선관위, 투표시간 연장키로

그러나 후보들의 열띤 토론전이 벌어진 이날 오후 1시 30분까지, 국민의당 경선 참여 인원은 3000여 명에 그쳤다. 박지원 당 대표의 '트위터' 계정은 흡사 당 선관위 알리미가 된 듯 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오후 1시까지의 투표 인원은 3589명이었다. 박 대표는 트위터 게시물에 자신이 손수 번호까지 붙여 가며 아침부터 직접 투표 독려에 나섰다. 오전 9시 20분경에는 "국민의당 대선후보 부울경 경선(1). 9시 현재 전 투표소에서 순조롭게 투표가 시작됐다"며 "부울경 지역 위원장은 공직선거법 준수하며 투표 독려해 '대박 3탄'을 터트리시길 바란다. 지역위원회별 투표자 수가 나오니 각별 유념하시라"는 글을 올려 지역위원장들을 다잡았다. 두 번째 게시물 내용은 "국민의당 부울경 경선(2). 10시 현재 793명 투표했다. 지역위원장님들, 발로 뛰세요"였다.

국민의당은 부울경 지역의 당원 수가 1만2000명인 점, 경선이 치러지는 이날이 평일인 점 등을 토대로, 자체 목표 참여 인원을 1만 명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선관위는 긴급 회의를 열고, 평일에 치러지는 이날 경선과 30일 대구·경북(TK) 지역 경선은 오후 6시까지였던 투표 시간을 오후 7시까지로 한 시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투표자 수는 6447명. 박 대표의 트위터에는 "국민의당 부울경 경선(8)"번까지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남은 서너 시간 동안, 퇴근하는 직장인 등이 투표에 참여해 잠정 목표 인원 1만 명을 넘긴다고 하더라도 앞선 호남 경선에서의 '흥행 대박'과 대조돼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국민의당은 지난 주말 치러진 광주·전남·제주 경선에서는 목표 인원(3만)의 2배를 넘는 6만여 명이 경선에 참여했고, 전북 경선에서도 목표(1.5만)의 2배를 초과 달성하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물론 호남 지역 경선에서 안 전 대표가 60%를 상회하는 득표율로 압승하며 일찌감치 대세가 갈린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 것도 부울경 경선에서의 투표 참여 저하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한편 오는 31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영남권(PK·TK 통합) 경선의 선거인단 수는 약 21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후보들도 '득표율'이 아닌 투표율 자체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경선 연설회 참석 전 부산 구포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탁 말씀을 드리고 싶다. 경선 투표에 꼭 참여해 달라"며 "어느 후보나 찍으셔도 된다. 저 안 찍으셔도 된다. 많은 분들이 투표에 참여해서 투표자 수가 많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정치가 이제는 바뀌어야 되겠다는 그 열망을 표시하시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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