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다재다능한 재주꾼, 볼보차 크로스컨트리

2017. 3. 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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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자동차에서 '크로스컨트리'는 기존 승용제품군의 지상고를 높이고 섀시를 손봐 전천후 주행성능을 강조한 스페셜리스트를 뜻한다. 세단의 키를 높인 S60 크로스컨트리나 왜건을 손본 V60 크로스컨트리와 같이 비범한 제품들이다. 그 중에서도 신형 크로스컨트리는 원조격인 XC70의 계보를 잇는 동시에 크로스컨트리 제품군의 가장 상위에 위치한 기함이다.


 ▲스타일
 플래그십 왜건 V90 기반의 긴 차체는 SUV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지상고를 65㎜ 높여 오프로드 주행에 대비했다. 외관은 사방으로 플라스틱 몰딩을 둘러 아웃도어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험로 주행 시 돌이나 나뭇가지 등으로부터 차체 도장면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다. 도어를 장식하는 사이드 가니시도 크롬 대신 플라스틱으로 바꿨다. 여기에 회색의 스키드 플레이트를 덧대 장식 효과를 살렸다.

 전면부는 헤드 램프, 세로형 그릴 등의 요소가 S90와 같지만 그릴 내 패턴을 달리하고 범퍼 아래를 다각화해 차별화했다. 날개 형태로 돌출한 디자인과 안개등 커버로 강인한 인상을 구현한 점도 특징이다.



 측면에서 보면 5m에 가까운 차체가 기함의 면모를 드러낸다. 왜건 특유의 시원스럽게 뻗은 지붕선과 캐릭터 라인도 마찬가지다. 앞펜더를 늘려 만든 시그니처 프로포션은 이 차가 전륜구동 기반임을 시각적으로 잊게 만든다. 뒷바퀴 중심과 뒷범퍼 끝 간 거리인 리어 오버행이 상당히 긴 탓에 오히려 뒷문이 짧아 보일 정도다.

 후면부는 D필러와 펜더, 트렁크를 감싸고 내려오는 테일 램프가 지금의 패밀리룩 이전부터 이어지던 정체성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LED를 부분 채택해 최신 흐름을 따랐다. 유리창은 최대한 아래로 내려 세단보다 넓은 후방 시야를 확보했다. 껑충할 법한 뒤태를 낮고 안정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데도 한 몫한다.





 세단의 지상고를 높인다는 건 접근각과 이탈각을 키움으로써 단순하게 험로 주파에 유리한 정도에 머물지 않는다. 낮은 시트 포지션도 따라 올라가는 만큼 시야확보와 승하차 역시 쉬워진다. 그렇다고 사이드스텝이 필요할 정도로 높진 않다.

 실내는 나파가죽과 월넛 우드트림 등의 고급 소재로 채웠다. 운전석쪽으로 기울어진 센터페시아는 세로형 송풍구와 터치 스크린, 몇 개의 버튼으로 이뤄져 간결한 구성이다. 다만, 인포테인먼트의 사용자 환경은 적응이 필요하다. 좌석은 장거리를 달려도 편안할 듯 몸을 잘 감싸준다. 대시보드와 여러 요소들의 조합은 평화롭기까지하다. 분위기는 '바워스 앤 윌킨스' 음향 시스템으로 극대화할 수 있다.





 뒷좌석은 지붕이 긴 만큼 헤드룸에 여유가 생겼다. 3명이 앉을 수 있지만 센터터널이 워낙 높아 사실상 2명을 위한 자리다. 트렁크 크기는 560ℓ로 S90보다 60ℓ 크다. 그러나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1,560ℓ까지 평평하게 늘어나며 성인이 누워도 충분한 길이와 공간이 생긴다. 해치 도어는 전동식으로 여닫을 수 있다. 양손에 짐을 들고 있을 경우 발을 휘젓는 동작으로 열 수 있다.


 ▲성능
 드라이브-E 시스템의 4기통 2.0ℓ 트윈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49.0㎏·m를 발휘한다. 트윈터보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터보랙은 거의 없다. 최고속도에 가까워지는 느낌은 자연흡기 방식의 가솔린차에 가깝다. 토크는 물론 출력에도 여유가 느껴진다. 별도의 탱크에 저장해 놓은 압축공기를 터보차저에 미리 공급하는 파워펄스 덕분이다.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도 매끄러워 가속하는 분위기가 경쾌하다. 주행안정성도 속도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 증폭되면서 비례한다.

 하체 설정은 제법 단단하지만 지상고가 높아진 데 비례해 출렁이는 정도도 늘었다. 좌우 바퀴 간 간격인 트레드를 넓혀 보완하고자 했지만 한계가 보인다. 그러나 노면충격을 어느 정도 거르면서 역동성을 버리지 않은 설정이다. 브레이크는 꾸준한 답력으로 제동해 균형이 쉽게 깨지지 않는다.

 소음, 진동 대책은 이중접합유리를 비롯한 다양한 흡·차음재를 활용해 상당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디젤 엔진이지만 가솔린 엔진 이상으로 정숙도가 높다. 바람을 맞는 면적이 세단 수준으로 작아 풍절음도 고요하다. SUV와 차별되는 점 중 하나다.


 오프로드에 대응하는 섀시를 갖춰 험로 주파 성능도 기대 이상이다. 볼보차가 '투어링 섀시'라 명명한 이 차의 섀시는 서스펜션의 스프링과 완충기의 댐핑 컨디션을 재설정했다. 타이어 편평비를 높여 노면 충격을 억제하는 효과도 얻었다. 비포장도로를 60㎞/h 정도로 달려도 무리가 없다. 제어가 가능한 범위에서 오버스티어를 일으키며 달릴 수 있다. 내리막 저속주행장치를 지원하며 주행모드는 에코, 일반, 다이내믹, 오프로드 등을 제공한다.

 기본 적용한 반자율주행 시스템 '파일럿 어시스트Ⅱ'는 활성화 조건을 갖추면 스티어링 휠 좌측 버튼을 통해 속도, 차간거리 등을 정할 수 있다. 차로 중앙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제법 자연스럽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경고 이후 기능을 중단해 운전 집중도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안전품목은 시티 세이프티, 주차보조장치인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 고화질 360도 카메라 등을 마련했다.


 ▲총평
 볼보차코리아가 크로스컨트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간절하다. 제품의 출발점이 왜건이지만 글로벌 흐름인 SUV로 보이길 희망하고 있는 것. 왜건을 뜻하는 'V90' 레터링을 제거하고 이름 체계를 바꾼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어떤 주행상황에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 멀티 플레이어, '유틸리티 비클'이란 점에선 이견이 없다. 플래그십이지만 도심, 교외 어디든 잘 어울리는 카멜레온같은 존재로 와닿는다. S90, XC90 등의 90 라인업 중 가장 인상 깊다.

 판매가격은 크로스컨트리 6,990만 원, 크로스컨트리 프로 7,690만 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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