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 첫 분양 수색·증산 뉴타운..'옆동네' 상암 집값 따라갈까

원다연 2017. 3. 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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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증산뉴타운서 상반기 중 첫 분양 단지 나와
올 들어 수색9·증산2구역 관리처분인가 속속
수색변전소 지중화·수색역세권 개발사업 등 호재 이어져
3.3㎡당 집값 1년새 11% 상승, 상암동 2배 웃돌아
"입지 비해 저평가,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머리 위로는 전깃줄이 어지럽게 엉켜 있고 낡은 다세대주택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 서울 은평구 수색동 일대. 각종 업무시설과 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마포구 상암동과 맞붙어 있으면서도 낙후된 동네란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이곳이 새로운 도심 배후 주거지로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색·증산뉴타운에서 올해 상반기 첫 분양 단지가 나오고, 올 들어 사업 막바지 단계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는 단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색변전소 지중화 등 수색역세권 일대를 개발해 복합단지로 조성하는 사업까지 더해지면서 집값 역시 개발 기대감에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첫 단지 분양 앞두고 기대감↑…억대 웃돈에도 매물 없어

수색·증산뉴타운은 2005년 서울시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은평구 수색동과 증산동 일대 79만3000여㎡로 3만여가구를 수용하는 규모다. 2008년 첫 개발계획이 나온 이후 사업 지연 등으로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곳을 제외하고 현재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구역은 모두 16곳(수색동 13개 구역·증산동 3개 구역)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수색4구역으로 올 상반기 중 마수걸이 분양에 나선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1182가구 규모의 ‘롯데캐슬’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중 49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일반분양가는 3.3㎡당 1800만원대로 예상된다. 수색동 H공인 관계자는 “일반분양을 앞두고 조합원 입주권 매입 문의가 늘고 있지만 매물이 거의 없다”며 “현재 25평형(전용면적 59㎡)을 배정받은 조합원 물건에 1억 4000만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어 부동산에서도 권하기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리처분인가 전후 단계에 있는 다른 구역들에도 투자 문의가 몰리며 조합원 물건에 벌써 1억원이 넘는 웃돈이 붙은 상태다. 수색 9구역과 증산2구역은 모두 올 들어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이 두 구역은 수색·증산뉴타운 가운데에서도 가장 입지가 좋은 곳으로 꼽힌다. 지하철 6호선과 공항철도·경의중앙선이 지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맞닿아 있어서다. 이들 구역에서 관리처분총회가 진행된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웃돈이 8000만~9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조합원 분양가가 전용 59㎡형 기준으로 4억 1000만원 선인데 여기에 현재 수준의 웃돈을 더해도 인근 가재울뉴타운의 시세보다도 저렴하다 보니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수색역세권 사업 추진…“장기적으로 접근해야”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에서 올해 상반기 첫 분양 물량이 나온다. 2005년 서울시 제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지 12년 만이다. 서울 은평구 수색동 수색초등학교 인근에 빼곡히 들어선 다세대·다가구주택 밀집지역 전경. [사진=은평구]
재개발 사업 외에도 수색동 일대에는 다양한 개발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2013년 ‘2030 서울플랜’을 통해 수색역세권을 7대 광역 중심지 중 하나로 선정한 서울시는 현재 수색역 일대 차량기지 이전 부지에 업무·상업시설 등의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차량기지를 사이에 둔 상암과 수색지역을 잇는 남북 연결도로를 만들고 3개 노선(경의선·공항철도·도시철도 6호선)이 통합된 복합 환승거점 조성으로 상암·수색지역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디지털 미디어 산업의 중심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골자다. 서울시 지역발전본부 서북권사업과 관계자는 “기존 개발 대상지에 철도시설 이전부지까지 포함돼 개발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를 모두 아우르는 개발계획안 용역을 진행 중”이라면서 “올해 말까지는 개발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에게 기피시설로 여겨지던 수색변전소 및 송전철탑 지중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 서울시는 한국전력공사와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변전소 지중화는 재정비촉진사업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한전이 정비계획 변경을 확정하면 곧바로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지중화 사업 완료 후 지상부지는 업무·판매시설 등 복합시설을 조성하고 수색역세권 개발사업과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같은 개발계획에 시세 상승세도 가파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기준 수색동과 증산동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각각 1310만원, 1320만원이다. 아직 상암동(3.3㎡당 2086만원) 시세의 60% 수준이지만 상승폭은 상암동을 크게 웃돈다. 지난 1년 새 수색동과 증산동 집값은 각각 8.5%, 11.7%씩 오르며 상암동 상승세(4.3%)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수색·증산뉴타운은 인프라가 갖춰진 상암동과 마주하고 있고 역세권 등의 입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향후 가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곳”이라면서도 “상암동 수준까지 시세가 오르려면 뉴타운 사업과 역세권 개발이 마무리돼야 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원다연 (her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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