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은 왜 무너지지 않았을까

2017. 3. 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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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에 오기까지 3경기를 치렀다.

하루 쉬고 바로 챔프전 1차전이었다.

다시 하루 쉬고, 챔프전 2차전.

첫해 5위를 했고, 2012~2013시즌 우승을 시작으로 2016~2017시즌까지 5시즌 연속 챔프전에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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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선수들은 체력이 바닥난 여건에서도 챔피언결정전을 대등하게 이끌어가고 있다. 5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괜히 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26일 열린 챔프전 2차전 모습.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에 오기까지 3경기를 치렀다. 하루 쉬고 바로 챔프전 1차전이었다. 여기서 풀세트 접전 끝에 졌다. 다시 하루 쉬고, 챔프전 2차전. 1세트(16-25)를 일방적으로 잃었다. 2세트도 13-20까지 밀렸다. 이쯤 되면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체념이 팀 전체를 휘감아야 될 상황이다. 승부사 이정철 감독조차 “내심 ‘어렵겠다’고 내려놓았다”고 고백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이 절망적 순간부터 반전을 써내려갔다. 2세트를 34-32까지 가서 뒤집더니, 3~4세트를 내리 25-23으로 잡았다. 체력이 바닥난 선수들을 지탱한 IBK기업은행 저력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IBK기업은행. 스포츠동아DB
● ‘원팀’의 가치를 증명하다

챔프전에서 IBK기업은행은 ‘다른 팀’이다. 실제로 센터 유미라, 레프트 채선아, 리베로 노란, 서브 전문 김하경 등은 챔프전에서 오히려 출장 빈도가 늘어났다. 이 감독은 26일 챔프전 2차전 2세트부터 연습도 안 했던 포석을 시도했다. 센터 김희진이 라이트로, 라이트 박정아가 레프트로 전환했다. 고육지계의 산물이 주전과 비주전 영역, 고정 포지션을 파괴하는 ‘토탈배구’였다. 불확실한 리스크 속에 팀을 밀어 넣은 변화였는데,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버텨냈다. 반면 흥국생명은 예상 밖 포석에 급격히 흔들렸다.

챔프 2차전에서 이 감독은 세터 이고은을 한번도 교체하지 않고 밀고 나갔다. IBK기업은행에는 김사니라는 베테랑 세터가 아성처럼 버티고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은 26일 경기를 앞두고 둘을 불러 “오늘은 이고은이 나간다”고 직접 통보했다. 왜 일부러 이 감독은 이렇게 했을까. 김사니에 대한 예우와 더불어 이고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배려였다. 체력이 방전된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훈련을 거의 하지 못한다. 그런데 김사니는 훈련을 자청했다. “나는 (많이 안 뛰었으니) 체력이 괜찮다”고 말했다. 웜업존에서도 분위기를 리드한다. 코트 바깥에서도 해야 할 바를 하는 것이다.

IBK기업은행. 스포츠동아DB
● IBK기업은행 황금시대의 마침표는?

IBK기업은행은 2011~2012시즌 V리그에 들어왔다. 첫해 5위를 했고, 2012~2013시즌 우승을 시작으로 2016~2017시즌까지 5시즌 연속 챔프전에 올라갔다. 창단 멤버인 김희진~박정아~채선아는 이제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두고 있다. 세터 김사니, 리베로 남지연도 다시 FA다. 센터 유미라까지 총 6명이 시즌 후 FA가 된다. 배구에 애정이 깊은 IBK기업은행의 문화에서, FA 선수들의 잔류에 총력을 기울이겠지만 사람 일이란 알 수 없다. ‘이 멤버로 다시 뭉쳐 배구를 할 기약이 없다’는 현실 역시 IBK기업은행 선수들을 결속시키는 간절함의 원천이다.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그 자체만으로도 IBK기업은행은 승자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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