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강인선의 워싱턴 Live] "미국에 NO 하면?.. 건설적 대화 시작되겠죠"

강인선 기자 2017. 3. 28.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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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문재인, 인상적인 안희정, 마법의 안철수.. 흥미진진"]
"한국, 역동적 민주주의 진행중"
- 나는 한국 정치 중독자
진보후보가 여론조사 1·2위.. 보수후보가 10% 못 넘는 건 대단히 특이한 정치적 상황
보수 표심 어디 향할지 큰 관심
- 주한 미국 대사 시절 그립다
지금까지 해본 일 가운데 최고
딸 세희 백일잔치 준비하려고 최근 한국 떡집서 백설기 샀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가 지난 16일 커다란 옷가방을 짊어지고 워싱턴 외신기자센터 TV 스튜디오에 나타났다. 한국과 미국의 현안을 다루는 워싱턴발 토크쇼 '리퍼트-강인선 워싱턴 라이브' 첫 촬영을 위해서였다. 반려견 그릭스비와 함께 서울 광화문 한복판을 활보하던 딱 그 모습이었다.

한국을 떠난 지 두 달, 하지만 늘 한국을 그리워하는 자칭 '정치중독자(political junkie)'인 리퍼트 전 대사는 여전히 한국 정치판을 흥미롭게 지켜본다. 워싱턴에서 리퍼트는 한·미 양국 정치에 대해 훈수 두고 분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귀한 전문가다. 한국 대선이 어떻게 될지 궁금한 워싱턴 사람들은 리퍼트 말에 귀를 기울인다. 한국 입장에선 리퍼트에게 워싱턴 속사정을 들을 수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워싱턴 사람들끼리만 통하는 이야기가 있는 법이다.

지난 1월 한국을 떠나며 기자회견을 하다 눈물을 쏟았던 리퍼트 전 대사는 요즘도 마주 앉으면 "한국 가고 싶다"는 말과 한국 음식 얘기를 빼놓지 않는다. 최근엔 딸 세희 백일잔치를 준비하느라 한국 떡집에 백설기 사러 다녀왔다고 했다.

한·미 양국 정치, 북핵, 동맹 등 복잡한 문제를 워싱턴에서, 게다가 영어로 전달하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나눈 대화를, 자막을 넣은 동영상으로 만들기로 했다. 미국 방송 시사 프로그램에도 출연 중인 리퍼트 전 대사는 앞으로 매주 지면과 조선닷컴 동영상을 통해 독자들을 만난다.

'리퍼트-강인선 워싱턴 라이브' 첫회에선 주한 미 대사 시절과 한국 대선 관전기를 다뤘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한 미국 대사로서 일은 어땠나?

"지금까지 해본 일 가운데 최고였다. 한국 대사로 일하는 건 중압감이 심하다. 임기를 마친 지금이 마음은 편하다. 하지만 한국이 정말 정말 그립다. 나와 아내는 매일 한국 사람과 문화, 음식을 그리워하고 있다."

―한국에서 '인기 대사'였는데, 비결이 뭔가.

"우리 가족이 본래 모습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상대가 어떤 모습을 꾸며내면 그게 가짜라는 것을 금방 알아챈다. 우리가 한국 국민을 좋아한다는 걸 한국인들도 느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선순환을 한 것 같다. 만약 겉으로만 한국을 사랑하는 척했다면 이만큼 사랑받진 못했을 것이다."

―곧 한국 대선이 실시된다. 어떻게 보고 있나.

"현재 두 명의 진보 후보가 전체 여론조사 1·2위를 차지하고 있고 보수에선 10% 넘는 후보가 없다. 대단히 특이한 정치적 상황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역동적인 민주주의라 생각한다. 선두 주자인 문재인 후보는 경험이 많고, 안희정 후보는 새로운 얼굴의 중도개혁가이다. 유권자들이 어디에 더 큰 가치를 둘지 궁금하다.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갈지도 궁금하다. 안희정 후보가 보수층을 끌어안을 수 있을지, 그리고 이게 민주당 경선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나 같은 정치 중독자에겐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다. 한국 분들은, 여러분의 민주주의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한국은 미국에 '노(No)'라고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고 보도했다(뉴욕타임스는 이후 문 후보가 이 발언을 인터뷰가 아니라 자신의 책에서 했다고 정정했다).

"문 후보와는 사이가 좋고 여러 번 만났다. 그가 계속 건승하길 바란다. 한국과 미국은 주권 국가다. 정직하게, 때로 이견을 갖는 게 건강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한쪽에서 '노'라고 하면 그다음부터 합의를 도출하려는 건설적 대화가 시작된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 대선 후보들이 한·미 동맹에 충실하다는 것의 의미는 시간이 지날수록 견고한 관계를 이뤄내는 데 있다."

―'노'라고 말할 수 있을 때 동맹이 더 강해진다는 뜻인가.

"아니다. 대화에서 예스(Yes), 노, 협상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이 동맹을 강화한다. 솔직한 대화가 동맹을 강하게 한다는 것이다. 어떠한 포맷이든, 우리가 어떻게 대화를 하든, 대화의 메커니즘과 채널, 그리고 생산성이 중요하다."

―민주당 안희정 후보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

"그를 만난 적이 있다. 인상적인 후보이다. 지금 여러 대선 후보가 있는데 그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매우 능력 있고 활력 있는 도지사이다.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안 후보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국민의당 안철수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등 다른 후보는 어떤가?

"안철수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잘했다. 이번에도 과연 그런 마법이 생길까.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가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를 보는 것은 흥미롭다. 다만, 보수 쪽 판세를 전망하는 것은 아직 이른 감이 있다."

―한국을 생각하면 뭐가 가장 그리운가.

"잠실야구장이다. 곧 야구 시즌이 시작한다. 두산 베어스를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오재원 선수를 제일 좋아한다."

동영상은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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