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림, 역전 당하고 울었던 그린서 2년만에 웃다

민학수 기자 입력 2017. 3.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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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KIA클래식 20언더파.. 대회 최저타 우승]
- LPGA 3승째.. 상금 3억원
2위 유소연 6타差로 따돌려
박성현·허미정 공동 4위
"잃어버렸던 스윙리듬 되찾아.. 마흔까지 현역으로 뛰고싶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잡으며 2위를 6타 차이로 따돌렸다면 '인생 라운드'로 꼽아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것도 2년 6개월 만에 거둔 우승이다. 그런데 이미림(27·NH 투자증권)은 "후반에 샷이 좀 흔들린 게 아쉽다"며 "이번 주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좀 가다듬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골프에서 끊임없이 문제점을 찾아내서 고치는 지독한 노력형이다. 올해 혼다 LPGA타일랜드에서 우승한 양희영(28)과 닮았다. 실제로 둘은 '절친' 사이이기도 하다. 2014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해 이번에 3승째를 올린 그에게 LPGA생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게 무엇이냐고 묻자, "연습 환경이 너무 좋다"는 말을 했다.

이미림은 27일 막을 내린 LPGA투어 KIA클래식(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에서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 우승 상금 27만달러(약 3억원)를 받았다. 유소연과 오스틴 언스터(미국)가 공동 2위(14언더파)였다. 박성현과 허미정이 공동 4위(12언더파), 전인지는 10위(10언더파)를 기록했다.

이미림은 2014년 8월 마이어클래식, 같은 해 10월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른 뒤 승수를 쌓지 못했다. 2년 전 KIA클래식에서 이미림은 우승할 기회를 잡았었다. 마지막 라운드를 선두로 나섰지만 더블보기를 2개나 하며 크리스티 커(미국)에 역전패를 당했었다. 당시 커가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대회 최저타 기록을 세웠는데, 이미림은 이날 같은 스코어를 기록하며 대회 최저타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1타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이미림은 전반 1·3·5·7·9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5개 잡아내며 승기를 굳혔다. 후반 들어 유소연이 14·16번홀 버디로 3타차까지 추격했지만, 이미림은 15·16번홀 버디로 쐐기를 박았다.

이미림은 마지막 홀에서 첫 번째 퍼팅이 홀에 붙자 그대로 퍼팅을 마무리했다. 보통 다른 선수가 홀 아웃 한 뒤에 '챔피언 퍼팅'을 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미림은 "제 공 위치가 허미정 선수의 퍼팅 라인에 걸리는 것 같아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것이 이미림 스타일이다.

2년 6개월 만에 우승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미림의 4라운드 페어웨이 적중률은 57%(8/14), 그린 적중률은 89%(16/18), 퍼트 수는 28개였다.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은 라운드치고는 페어웨이 적중률이 크게 떨어진다. 이미림은 "러프로 간 공도 대부분 깊은 러프가 아니어서 아이언으로 부담없이 쳐낼 수 있는 위치였다"며 "실질적인 티샷의 정확성은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장타자인 이미림은 흥미로운 이야기도 꺼냈다. 지난해 초 거리를 줄이더라도 또박또박 치면 더 좋은 성적을 올릴 것 같아 비거리를 줄이는 대신 페어웨이 적중률을 높이려 노력했다. 그런데 거리도 줄고 정확성도 나빠지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살살 치려다 스윙 밸런스가 무너져 아무것도 안 됐다"는 것이다.

그는 원래 치던 스타일로 돌아갔다. 지난 동계 기간 이미림은 드라이버 샷을 하면서 "하나, 둘, 셋" 을 세며 빨라진 템포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훈련을 했다고 한다. 샷이 비뚤어지는 것 대부분은 갑자기 스윙이 빨라지는 탓이기 때문이다. 이미림은 "마흔까지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골퍼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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