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기선제압 성공.. 安-李 '결선투표서 승부 전략' 빨간불

2017. 3.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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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호남 경선 압승

[동아일보]

호남 경선장 정견발표 후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7일 광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호남권 대선 후보 경선장에서 “다시는 호남에 좌절을 드리지 않겠다”고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왼쪽 사진).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적을 여러분이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가운데 사진).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미완의 광주혁명을 완성할 때다. 호남이 선택하면 이재명이 된다”고 호소했다. 광주=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기호 3번 문재인 후보, 60.2%.”

27일 오후 6시 50분, 광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호남 경선에서 홍재형 선거관리위원장이 개표 결과를 발표하자 행사장은 문재인 전 대표 지지자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후보자석에 앉아 있던 문 전 대표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무대 앞으로 나와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굳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눴다.

이변은 없었다. 민주당 경선의 상징적 바로미터인 호남 경선에서 문 전 대표는 2, 3위 주자를 3배가량 높은 득표율로 제쳤다.

○ 호남 총력전 나선 文, 기선 제압

호남 경선 이전에 각 주자들은 각기 다른 목표치를 제시했다. 문 전 대표 측은 55%, 안 지사 측은 40%, 이 시장 측은 35% 득표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이날 개표함을 열어본 결과 목표를 초과 달성한 주자는 문 전 대표밖에 없었다.

문 전 대표 측은 “경선의 첫 무대인 호남에서 총력전을 펼쳤던 결과”라며 “당 안팎에서 제기됐던 ‘호남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은 기우였음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그간 문 전 대표 측은 호남 경선을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보고 총력을 기울였다.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 실장 및 본부장급 인사 20명 중 11명을 호남 출신 인사로 임명한 것도 첫 경선 지역인 호남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호남의 뿌리 깊은 ‘반(反)문재인’ 정서를 넘지 못하면 본선 승리도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4·13총선에서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호남에서 단 3석을 확보하는 데 그치며 참패한 아픈 기억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개표 결과 득표율 60.2%가 나오자 문 전 대표 캠프는 고무됐다. 강기정 캠프 상황실장은 “호남에서 반문 정서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결과는 ‘정권교체를 꼭 해내라’는 호남의 열망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 2012년 없었던 결선투표, 이번에는?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 절반 이상의 표를 얻으면서 이제 관심은 결선투표가 열릴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대전, 부산, 서울에서 열리는 세 차례의 순회 경선을 누적한 득표 결과에서 절반 이상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4월 8일 결선투표가 열린다.

문 전 대표 측은 결선투표 없이 곧바로 본선에 직행한다는 것이 목표다. 캠프 관계자는 “호남에서 46%를 얻은 2012년에도 결선투표는 없었다”며 “이번에는 더 많은 표를 얻었기 때문에 역시 결선투표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문 전 대표의 뒤를 쫓는 안 지사와 이 시장은 끝까지 완주해 결선투표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아직 충청, 영남, 수도권 등 80% 정도의 선거인단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공히 20% 안팎의 득표율을 보인 2, 3위 주자의 경쟁을 지켜보는 문 전 대표 측은 “나쁠 게 없다”는 태도다. 결선투표의 자격인 2위 자리를 두고 펼쳐질 두 사람의 다툼에 문 전 대표를 향한 공세가 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 주자도, 지지자들도 날 선 신경전

각 주자 간 신경전은 이날도 팽팽하게 이어졌다. 문 전 대표는 현장 투표 전 연설에서 “우리가 기댈 것은 적폐 세력과 손잡는 다수 의석이 아니고, 국민보다 앞서 달려가는 과격함도 아니다”며 안 지사와 이 시장을 겨냥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가 후보가 돼도, 안 지사가 후보가 돼도 정권교체가 된다. 그러나 이재명이 되면 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선이 열린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는 7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몰렸다. 결과가 발표된 뒤 이 시장 측 지지자 일부는 “이건 아니다”며 격하게 항의했다. 또 개표 결과 발표를 맡은 홍 위원장이 네 번에 걸쳐 안 지사를 ‘안정희’라고 잘못 부르자 안 지사 지지자들은 “제대로 이름을 말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광주=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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