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세상을 깨우는 슈만의 교향곡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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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나는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푸른 담쟁이'를 뜻하는 '청라(靑蘿)' 언덕은 대구에 있는 실제 지명이지만, 이 시에서 노래하는 '봄의 교향악'이 특정한 교향곡 작품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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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로베르트 슈만(왼쪽)과 클라라 슈만. |
이은상 시, 박태준 곡의 가곡 ‘동무 생각’입니다. ‘푸른 담쟁이’를 뜻하는 ‘청라(靑蘿)’ 언덕은 대구에 있는 실제 지명이지만, 이 시에서 노래하는 ‘봄의 교향악’이 특정한 교향곡 작품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아마도 언덕 위에 피어오르는 거룩한 봄의 기운을 ‘교향악’에 비유한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실제 ‘봄의 교향악’도 있습니다. 영국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이 1949년에 쓴, 합창과 독창자 두 명까지 들어가는 큰 규모의 교향곡 제목이 ‘봄 교향곡(Spring Symphony)’입니다. 이보다 훨씬 널리 알려진 곡으로는 로베르트 슈만의 첫 번째 교향곡 ‘봄’이 있습니다. 슈만은 이 곡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곡 시작에 트럼펫의 연주가 나오는데, 그것은 잠을 깨라고 부르는 소리와 같지. 이어 도입부가 시작되면, 세상이 초록빛을 띠고, 나비가 대기 속을 날기 시작해. 이윽고 알레그로 파트에서는 봄이 되어 모든 것이 생생해진다네.”
때는 슈만의 인생에 있어서도 봄이었습니다. 피아니스트 지망생이었던 슈만은 당대 명피아노 교수인 프리드리히 비크 집에 제자로 들어갔고, 비크의 딸인 클라라와 사랑을 꽃피우게 됩니다. 그러나 스승은 두 사람의 결합을 맹렬히 반대했고, 슈만은 소송전까지 간 끝에 1840년 서른 살 나이로 결혼에 골인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음악사에서 손꼽히는 사랑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이 곡이 세상에 나오게 된 시기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슈만은 결혼에 성공한 해 가을에 작곡에 착수해 겨울 내내 작업을 이어갔지만 다가오는 새봄에는 꼭 이 곡을 선보이려고 마음먹었죠. 그래서 이 첫 교향곡은 3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에 친구인 작곡가 멘델스존의 지휘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처음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인 31일은 바로 이 곡이 나온 지 176년째 되는 날이군요. 창을 활짝 열고 신선한 봄의 공기를 맡으며 처음 피어난 목련, 개나리와 함께 이 아름다운 교향곡을 즐겨보면 어떨까요?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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