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퓰리즘 판치는 한국당, '핫한' 토론 빛난 바른정당

입력 2017. 3. 28. 02:41 수정 2017. 3. 2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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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대선후보들이 내놓는 공약들이 포퓰리즘이라 비판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비현실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는 ‘집권 시 위안부 합의 파기’에 이어 전술핵 재배치, 경찰 독자 수사권 부여, 해병특수전 사령부 신설 같은 메가톤급 공약을 쏟아냈다. 외교 여건이나 이해당사자 간 대립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닌 주장들이다. 이인제 후보도 뒤질세라 ‘10년 이상 연체된 신용불량자의 1000만원 이하 부채 원금 전액 탕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진태 후보도 “중국에 미세먼지 책임을 물어 환경부담금을 물리겠다”고 공약했다.

정권 재창출은 어차피 포기했으니 노이즈 마케팅으로 관심이나 받아보자는 심산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주장들을 공약이라고 내놓을 수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공약이 허접하니 토론 수준도 엉망이었다. 후보들 간에 정책 논쟁은 실종되고 말꼬리 잡기와 인신공격이 판을 쳤다. 이러니 책임당원 현장 투표율이 역대 최저급인 10%대로 곤두박질치며 경선이 외면받은 것은 당연하다.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준비 없이 ‘막 던진’ 듯한 포퓰리즘 공약들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탄핵 사태에 자신들도 큰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런 비극이 재연되지 않게 국가 시스템을 뜯어고치겠다고 약속하는 게 우선이다.

반면 같은 새누리당에 뿌리를 둔 바른정당은 유승민·남경필 후보가 깊이 있는 공약 토론으로 대조를 보였다. 두 후보는 동문서답·인신공격성 발언 대신 상대방 공약의 모순점을 찌르며 대안을 제시해 대선 정국이 개시된 이래 처음으로 토론다운 토론을 펼쳤다는 평을 들었다. 상대방이 논점을 비껴가면 “질문을 피하지 말라”며 끝까지 답변을 얻어내는 자세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대선은 대통령 파면에 따른 돌발적인 조기 대선이다. 후보들의 정책과 자질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있는 검증이 절실하다. 바른정당은 유권자의 그 같은 수요에 부응하는 책임정당의 단초를 보여주었다. 자유한국당도 여기서 배움을 얻지 못하면 미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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