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돼 5·18기념식서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를 것"

오종택.채윤경 2017. 3. 28.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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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광주 경선 현장
문, 연설서 '정권교체' 9차례 언급
안희정 "오늘은 첫 도전, 기회 있다"
박빙 3위 이재명 "역부족인 것 같다"

━ 대선 D-42 민주당 경선 개표 결과가 발표되는 도중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초조한 듯 손가락으로 무릎을 계속 두드렸다. “기호 3번 문재인 14만2343표, 60.2%”라는 홍재형 선거관리위원장의 발표로 자신의 압승이 수치로 확인된 뒤에야 문 후보는 긴장감을 내던졌다.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환호하는 지지자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는 “정권교체에 대한 호남의 염원이 크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라며 “욕심 같아선 수도권에 올라가기 전 대세를 결정짓고 싶다”고 했다. 대세론을 확인한 그는 ‘욕심’까지 드러냈다.

근소한 차로 2~3위를 차지한 안희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모두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애써 입꼬리를 끌어올리려 애를 썼지만 개표 발표 중에도, 발표가 끝난 후에도 진짜 미소와 웃음은 없었다. 안 그래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든 안 후보를 홍 선관위원장이 세 번이나 “안정희”이라고 잘못 불러 분위기는 더 썰렁해졌다. 멋쩍어하는 듯한 안 후보의 표정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그대로 중계됐다. 안 후보는 결과 발표 뒤에야 웃으며 낙담한 지지자들을 위로하려 했다. 안 후보는 “오늘은 첫 도전”이라며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자 호남권선출대회가 27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렸다. 경선 후보 지지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재명 후보는 “의미 있는 2등을 당연히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역부족인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 후보의 지지자 일부는 “부정 투표다! 문재인 후보는 당장 사퇴하라!”고 확성기로 울분을 토로했다.

개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의 하이라이트는 1인당 12분의 시간을 할당받은 후보들의 연설 경쟁이었다.

문 후보가 꺼내 든 비장의 카드는 2015년 박지원(현 국민의당 대표) 후보와의 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를 안겼던 연설법이었다. 그는 “~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굽니까”라는 질문을 던져 청중에게 일곱 차례나 “문재인!”이란 답변을 유도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문 후보는 ‘압도적’이라는 말도 일곱 차례 반복하며 “호남이 압승을 달라”고 했다. 또 ‘정권교체’를 아홉 차례나 강조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호남의 아들딸들이 이력서의 주소를 썼다 지웠다 하는 일을 없애겠다”거나 “정권교체 9일 뒤 5·18민주항쟁 기념식에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하겠다. 동지들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청껏 부르겠다”는 감성적인 내용도 연설에 포함시켰다.

안희정 후보는 기존에 준비했던 원고를 내려놓고 즉흥 연설을 했다. 그는 호남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의식한 듯 ‘대연정’이란 말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대신 “진보와 보수 등 낡은 이념의 정치구조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제가 우클릭한다고 걱정들 하시는데 우클릭이 아니라 민주당의 뉴클릭”이라고 강조했다. “서천 앞바다에 꼴뚜기가 제철, 전남 바닷가에 봄 도다리가 제철, 2017년 제철 제 음식은 저 안희정”이란 향토색 짙은 연설 대목에선 웃음이 터졌다.

세 후보 부인들 총출동, 마주치자 포옹도

이재명 후보는 “누구도 박근혜 탄핵을 말하지 않을 때 이재명은 앞장서 탄핵을 외쳤다”며 “문재인·안희정·최성 후보가 돼도 정권교체는 된다. 그러나 이재명이 되면 더 나은 정권교체가 된다”고 외쳤다.

후보의 가족들도 경선장인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 총출동했다.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 안 후보의 부인 민주원씨와 두 아들,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응원에 나섰다. 문 후보의 부인 김씨와 안 후보의 부인 민씨는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돌아다니다 우연히 마주치자 서로 손을 잡고 포옹도 했다.

이날 개표 현장에선 초대가수 안치환씨가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불렀다. 안씨가 “시민 여러분과 함께 이 노래를 부르는 대통령을 원한다”며 노래를 부르자 체육관 안에 있는 사람들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불렀다.

광주=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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