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시민의 선택]호남은 '확실한 정권교체'를 택했다..'문 비토론' 털어내

정제혁·박송이 기자 입력 2017. 3. 27. 22:45 수정 2017. 3. 2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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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선두 문재인 전략적 선택…5년 전 경선보다 15%P 더 득표
ㆍ‘적폐청산’ 힘 실려…안희정, 충청 압승으로 반전 기회 노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들이 27일 광주여대에서 호남권 순회경선을 마친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성 후보, 추미애 대표, 문재인·이재명·안희정 후보. 광주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첫 순회경선지이자 최대 승부처로 꼽힌 호남에서 27일 문재인 후보가 압승을 거두면서 ‘문재인 대세론’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문 후보는 결선을 거치지 않고 다음달 3일 1차 경선 결과 발표 때 당 대선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문 후보는 이날 발표된 호남 경선 결과에서 총 유효투표수 23만6358표 중 14만2343표(60.2%)를 얻어 안희정(20.0%), 이재명(19.4%) 후보를 멀찍이 따돌렸다.

문 후보의 이번 호남 경선 득표율은 2012년 대선 경선 당시 호남 득표율 44.3%(광주·전남 48.5%, 전북 37.5%)를 크게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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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표심은 문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정권교체를 실현할 ‘도구’로 문 후보를 낙점한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어떤 정권교체냐’(안희정·이재명)보다 ‘확실한 정권교체’(문재인)를, 대연정·통합(안희정)보다 적폐청산(문재인)을 택했다. 정권교체와 개혁 여망을 담아 제1당 선두주자인 문 후보에게 60% 넘는 득표율을 몰아주며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전두환 표창’ ‘부산 대통령’ 발언 등 논란이 불거졌지만 ‘대세’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문 후보로선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옥죄던 호남의 ‘문재인 비토론’을 일단 털어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후보의 다른 호남 압승 요인은 민주당 지지층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다. 문 후보의 호남 득표율은 문 후보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율과 비슷하다. 당내 경선에선 ‘산토끼’(중도·보수층)보다 ‘집토끼’(야권 지지층) 표심이 중요하다는 일반론이 확인된 셈이다.

중도·보수층 지지에 힘입어 문 후보를 추격하던 안 후보가 기대 이하의 득표를 한 것도 이를 보여준다. 국민의당 호남 경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한 것이 문 후보 지지층을 결집시켰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1차 투표에서 문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해 대세론에 균열을 낸 뒤 1차 투표 1·2위가 맞붙는 결선투표에서 대역전을 노린다는 안·이 후보의 전략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안·이 후보 측은 호남 선전의 기준을 문 후보의 과반 득표 저지에 뒀다. 문 후보가 호남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할 경우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대선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전체 국민선거인단에서 호남이 차지하는 비율은 12.8%다. 그러나 역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호남 민심은 전체 야권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2002년 이후 민주당 대선후보는 예외 없이 호남의 선택을 받았다.

호남 경선 결과는 다른 지역 표심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유권자가 가장 많이 몰린 수도권의 경우 호남과의 동조화가 특히 뚜렷했다.

민주당 경선이 1차에서 끝나느냐, 결선까지 가느냐는 29일 충청 경선 결과를 보면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충청은 안 후보의 지역 기반이다. 안 후보가 충청에서 압승을 거둬 다시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면, 영남·수도권으로 승부를 끌고가 역전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러나 충청에서도 문 후보에게 뒤처진다면 더 이상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어렵다. 충청 선거인단은 전체의 6.4%다.

<정제혁·박송이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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