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강산관광 '시작 시기'도 잘못 기술한 국정교과서

장은교 기자 2017. 3. 2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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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6·15 남북공동선언 이전인데 2000년 이후 ‘관광 실시’ 표기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에 금강산관광 사업 시작 시기가 잘못 표기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금강산관광 사업이 언제 시작됐느냐’는 한국사검정능력시험과 수학능력시험에도 출제될 만큼 기본이지만,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는 현장검토본과 최종본, 연구학교 보급본을 만드는 동안 이를 바로잡지 못했다. 고교 <한국사> 국정교과서 최종본 289쪽을 보면 “2000년 6월 평양에서 남북 정상이 다시 만나 6·15 남북공동선언을 채택하였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이어 “이후 남북 사이의 교류 협력은 더욱 활성화되어 금강산관광이 실시되고 개성공단이 조성되었다”라고 나온다.

금강산관광이 6·15 남북정상회담에 따라 시작됐다는 것은 명백한 오류이다. 금강산관광은 1998년 11월 시작됐다. 김대중 정부 출범 후 정주영 당시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6월과 10월 수백마리의 소떼와 함께 방북했고 같은 해 11월18일 금강호 출항을 시작으로 금강산 해로 관광이 시작됐다. 2003년에는 해로에 이어 육로 관광도 시작됐다. 국정교과서는 이런 설명 없이 남북공동선언의 성과로 금강산관광 사업이 실시됐다고만 설명하고 있다. 2015년 제28회 중급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2014년 제23회 초급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005년 수학능력시험에도 금강산관광 사업의 시작 시기를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정답 및 보기에는 금강산관광 사업의 시작은 1990년대로, 금강산 육로 관광은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시작됐다고 나와 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이번 교과서 개발을 맡은 국편이 출제하고, 수능 출제는 교육부가 주관한다.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과 최종본, 연구학교 보급본에서도 계속 오류가 발견됐지만, 교육부는 “고치면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 교문위에서 “보다 보면 새로운 게 계속 나온다”면서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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