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근로시간 단축..산업현장 "환영" vs "난감"

지형철 2017. 3. 2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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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근로자들, 1년 평균 2,113시간을 일합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근로시간이 길고, OECD 평균치로 보면, 1년에 347시간, 그러니까 두 달분을 더 일하는 겁니다.

과로 사회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주 7일 최대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 이하로 제한하자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데, 합의가 쉽지는 않습니다.

근로시간을 줄이면 일자리도 생기고,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다는 찬성론과, 기업에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는 반대 입장이 팽팽합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지형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휴대전화 부품 제조 업체는 올해부터 주당 근로시간을 14시간 줄였습니다.

임금을 12% 낮추는 대신 193명을 새로 뽑았습니다.

일자리가 늘어난 건 물론 생산성도 올랐다는 평갑니다.

<인터뷰> 한명우(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 과장) : "(전에는) 피로감 때문에 집에 가서 자는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일에 대한 집중력도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공장에선 그간 구인난을 초과 근로로 해결해 왔다며 난감해 합니다.

힘든 일을 꺼려 새 사람 뽑기는 어려워지고, 근로시간을 줄인 대신 잔업 수당 등 비용이 올라 회사가 어려워질 것이라 하소연합니다.

<인터뷰> 강규선(금속 열처리업체 대표이사) : "잔업 같은 게 늘어나게 되면 경영자 입장에서는 전혀 매출과 상관없이 지출만 늘어나는 효과가……."

그래서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노사가 합의하면 근로시간을 8시간 늘리고, 소규모 사업장은 시행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신정기(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특별위원장) : "(중소기업은) 신규 일자리 창출은 물론,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인력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반면 근로시간을 줄여 실업률을 떨어뜨린 네덜란드 사례와 낮은 생산성을 감안하면 미룰 수 없다는 반론도 상당합니다.

<인터뷰> 김유선(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퇴근 시간에 맞춰서 일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거든요. 노동시간이 제한되거나 단축되면 그만큼 생산성이 오를 겁니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기업 규모나 업종, 노조의 셈이 다 다른 가운데, 오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 문제 논의를 대선 이후로 미뤘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지형철기자 (ic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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