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에 똑같이 몰표 준 호남의 전략은?

전혼잎 2017. 3. 2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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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당내 호남 경선에서 각각 몰표를 받아 호남 표심의 진의를 두고 궁금증을 낳고 있다.

문 전 대표는 27일 당 호남 경선에서 60.2%(14만 2,343표)의 지지를 얻었다.

문 전 대표가 '준비된 후보'를 외치며 대세론을 내세우고 안 전 대표가 그에 맞선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도 호남의 이 같은 심리를 고려한 선거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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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카드 2장 쥐겠다는 의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당내 호남 경선에서 각각 몰표를 받아 호남 표심의 진의를 두고 궁금증을 낳고 있다. 호남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확인된 동시에 ‘문재인 대항마’도 부상하는, 어찌 보면 모순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두 경쟁자를 고르게 밀어주는 ‘전략적 육성’을 통해서 확실한 정권교체 카드를 쥐겠다는 게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 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연설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문 전 대표는 27일 당 호남 경선에서 60.2%(14만 2,343표)의 지지를 얻었다. 안 전 대표가 25, 26일 국민의당 광주ㆍ전남ㆍ제주 경선과 전북 경선에서 얻은 64.4%(5만 9,731표)에 근접하는 수치다. 경선인단의 수가 민주당이 훨씬 많은 만큼 직접적 비교는 어렵지만, 압도적인 지지 심리는 비슷하다는 평가다. 문 전 대표 측은 “호남의 지지는 문 전 대표라는 특정 후보에 대한 선호라기보다 차기 정권교체가 가능한 사람을 밀어주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준비된 후보’를 외치며 대세론을 내세우고 안 전 대표가 그에 맞선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도 호남의 이 같은 심리를 고려한 선거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26일 오후 전북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19대 대선후보 선출 완전국민경선 전북 권역 합동 연설회에서 두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호남의 선택은 야권의 역대 대선후보를 좌우해왔다. ‘이인제 대세론’이 공고하던 2002년 광주 국민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승기를 잡으면서 결국 대선 승리까지 거머쥔 것이 대표적이다. 이날 광주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 같은 자긍심을 숨기지 않았다. 광주 광산에 거주하는 택시기사 윤일연(57)씨는 충무공 이순신의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를 언급,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고 하지 않았나. 호남에서 밀어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이번엔 문재인도 있고 안철수도 있으니 일단 둘 다 팍팍 밀어주겠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강다솜(28)씨도 “야권으로의 정권교체는 확실시됐지만, 본선 레이스에서 누가 될지는 모르는 일”이라며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모두 가능성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태곤 정치컨설팅 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의 호남 몰표에대해 “호남 민심이 정권교체를 위해 두 장의 카드를 본선까지 들고 가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본선전에서도 정권교체의 캐스팅보트를 호남이 쥐겠다는 것이다.

광주=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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