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구속 결정되는 날..세월호 목포신항 뭍으로 오른다

연규욱,유준호,이승윤 2017. 3. 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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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항해후 늦어도 31일 도착..고박 해체후 육지이동 닷새걸려
28일 미수습자 가족 추모행사..세월호 국회선체조사위도 출범
물 밖으로 완전히 나온 세월호가 이달 30~31일을 전후해 육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사고 지점에서 약 8시간을 달려 목포신항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세월호가 상륙하는 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이 결정되는 날과 묘하게 겹칠 전망이다.

27일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찾아 "오는 30일께 진도 동거차도 주변에서 출항해 31일 오전에 목포신항 철재부두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인양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4월 5~6일께 육상 거치가 완료되면 본격적인 미수습자 수색은 다음 월요일인 4월 10일께부터 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인양추진단은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이 지난 26일 0시 완전 부양함에 따라 목포신항으로 출발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이뤄지는 작업은 △세월호 선체 내 유성혼합물(해수, 폐유) 배출 △리프팅 빔에 연결되어 있던 와이어 제거 △반잠수식 선박과 세월호 선체 고정 △반잠수식 선박 선미 측 날개탑(부력탱크) 제거(총 6개 중 4개) 등이다. 당초 28일 출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선미 측 부력탱크 제거 작업이 29~30일 이틀간 추가됨에 따라 일정이 30일로 늦춰졌다.

배수를 위해 상하이샐비지는 27일 저녁부터 평형수 탱크 등 세월호 선체 곳곳에 직경 10㎝의 구멍을 뚫었다. 다만 폐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현지가 아닌 목포신항에 거치된 후 천공을 실시할 예정이다. 배수로 인해 평형수 문제 등 원인 규명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해수부는 "평형수 탱크 등에는 침몰 시 통기 구멍을 통해 들어온 바닷물이 이미 꽉 차 있는 상태"라며 "원활한 인양을 위해 부득이하게 배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세월호의 육상 거치가 완료되는 예상 시기는 4월 5일께다. 30~31일 선체가 목포신항에 도착하면 반잠수식 선박과 묶여 있는 고박을 해체하고 선체를 배에서 육상으로 옮기는 데 5일가량 소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날도 반잠수식 선박 500m 거리에서 내내 세월호를 지켜봤다. 배수 작업 중인 세월호를 향해 일부 가족들은 안타깝게 손을 뻗으며 가족의 이름을 부르거나 넋을 놓고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기도 했다. 목포신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미수습자 가족들은 28일 오전 11시 행정선을 이용해 인양 현장에 가서 추모행사를 열 예정이다. 천주교·원불교·개신교·불교 등 4대 종단 관계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종교행사를 개최한다.

도착 후 선체 조사를 진두지휘할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회는 28일 위원회 구성을 의결할 계획이다. 선체조사위원은 각 당이 추천한 김창준 변호사(더불어민주당), 김철승 목포해양대 국제해사수송과학부 교수(국민의당), 장범선 서울대 조선해양공학부 교수(바른정당) 등이며, 입법 당시 여당 추천 몫으로 자유한국당은 이동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영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명예교수를 추천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이었던 권영빈 변호사, 이동권 전 대우조선해양 부장 등을 추천했다.

그러나 빠른 조사를 위해 객실을 분리한다는 정부와 이에 반대하는 유가족 입장이 맞서고 있다. 정부와 정리용역업체 코리아샐비지는 누워 있는 상태에서 선체로 진입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에 객실 부분을 분리해서 똑바로 세운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반면 유가족들은 선체를 훼손하면 사고 원인 규명이 어려워지고 유해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4월 초부터 세월호 인양 현장 주변 해저면 수색도 다시 한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는 세월호 선체 주변에 가로 200m, 세로 160m, 높이 3m의 유실 방지 사각펜스를 쳐 놓은 상태다. 미수습자 및 유류품 등에 대한 정밀 수색이 교차로 이뤄질 예정이다.

인터넷에선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심사일과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출발 및 도착하는 시기가 묘하게 맞물리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페이스북·트위터 등에는 "세월호의 마지막 항해와 상륙일이 30~31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 및 구속수감 결정일과 묘하게 겹친다" "세월호가 인양되는 날 검찰에 출두해 조사받고, 완전히 부상한 뒤 반잠수정에 올라타니 구속영장 청구가 결정됐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는 중이다.

[진도 = 연규욱 기자 / 유준호 기자 / 세종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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