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진구의 전화위복? "연기학원 다니려 알바하다 사기당해"

진현철 2017. 3. 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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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라인' 사기 대출계 베테랑 장과장 役

"'태양의 후예' 거품 알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2003년 때 드라마 '올인' 이후 뜨거운 인기를 얻고, 또 빨리 식는 걸 보면서 '다음에 또 인기라는 게 주어진다면 이번에는 속지 않겠어'라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었죠."

배우 진구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엄청난 인기 후에 영화 '원라인'을 택했다. 주인공을 욕심내도 될 것 같은데 이 영화는 주인공 같지 않다. 중간에는 사라지고 후반에 나온다. 신드롬 '태양의 후예' 이후 첫 선택치고는 의외다.

진구는 "'올인' 이후 이래저래 연기를 하다 보니 '연기파',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더라. 지금은 '선·후배들에게 인정받는 좋은 사람, 좋은 배우로 커 가고 있다'는 말만 듣고 살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태후'가 터진 것"이라며 "지금까지도 '태후'의 여파가 있지만 즐기면서 감사하게 산다. 지금은 거품이 빠지고 있는데 예상했던 일이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웃었다.

'원라인'은 평범했던 대학생 민재가 전설의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을 만나 모든 것을 속여 은행 돈을 빼내는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해 펼치는 짜릿한 예측불허 범죄 오락 영화다. 진구는 처음과 끝을 책임진다.

진구는 "사실 처음 대본을 받고 어떤 캐릭터인지 색깔이 안 보이더라. 처음에는 이해가 안 돼 못 할 것 같다고 했는데 소속사 측에서 계속 진행을 시켰다"며 "감독님이 '너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 보이면 된다'고 하시더라. '인간답지 않은 일을 인간답게 하는 재주가 있는 너이니 아무것도 할 게 없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장 과장은 마음 한구석에 양심이 있는 존재"라며 "그 캐릭터가 어떤 깨달음을 구하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이 작품을 안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대 참여한 작품 중 가장 편하게 한 것 같아요. 아무 준비도 안 했는데 처음부터 오케이 사인을 받았죠. 액션도 없었고, 진흙탕 들어가는 것도 없었는데 감독님이 내 캐릭터를 통해 그리고 싶은 게 잘 나온 것 같아서 안도감이 생겼어요."

극 중 임시완을 사기 대출 세계로 스카우트한 그는 임시완이라는 동생이 생긴 느낌이다. 그는 "(박)병은 형과 술자리를 많이 했는데 시완이가 한 번도 뺀 적이 없다"며 "늦게라도 오더라. 진지하게 술안주에 연기 고민을 하기도 했는데 '여기서 그런 얘기 하는 것 아냐. 감독과 얘기해'라고 했던 적이 있는데 우리가 얘기해주지 않았어도 시완이는 완성도 있는 캐릭터를 소화한 것 같다"고 치켜 세웠다.

돈과 사기를 다룬 영화이기에 진구의 경험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역 후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그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었던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이 사장 친구라고 하고 와서 계산대에 앉아 이야기도 했었는데 언젠가 금고가 털렸다"며 "연기 학원 수강료 내려고 돈 벌려다가 그렇게 됐다"고 되짚었다. "가장 배고픈 시절에 가장 힘든 사기를 당한 경험이랍니다. 하지만 잘 된 게 그 이후 '올인'의 오디션을 보고 이병헌 선배의 아역으로 뽑혔어요.(웃음)"

진구는 곧 일본 팬 미팅을 진행한다. "일본 작품에 출연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한 것"이란다. 소속사 대표 격인 월드 스타 이병헌의 도움을 받진 않았을까? "배우로서 넓은 세상을 가고 싶다는 욕심은 있는데 회사의 기획력과 어울려 타이밍이 좋은 것 같고요. 저 나름의 자존심이 있어서 병헌 선배에게 부러운 질문 같은 건 안 해요. 저 혼자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죠. 그렇게 한 뒤 선배한테 칭찬 받으려고요(웃음). 나 혼자 이 정도 했다 할 정도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진구는 "사실 병헌 선배는 정말 칭찬을 잘 안 해준다"며 "그래도 지금까지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은 영화 '마더' 이전에는 뭐가 좋았다고 했는데 '마더' 때 '진구야, 이제 네 연기에 대해 더 이상 할 얘기 없다'고 하셨다. 그보다 더 큰 칭찬은 없는 것 같다"고 행복해했다.

"제 주위에는 저보다 치열하게 열심히 하는 이들이 많아요. 후배들은 내가 자만하거나 방심할 때마다 항상 연락해요. 그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 보면 '내가 항상 바보 같구나'라고 생각하죠. 그런 분들이 있어서 항상 행복해요."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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