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창두 명예교수(서울대 해양공학과) "선체 절단, 기술 측면보다 사회적 합의 중요" ②

KBS 입력 2017. 3. 27. 11:10 수정 2017. 3. 2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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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3월 27일(월요일)
□ 출연자 : 장창두 명예교수 (서울대 해양공학과)

“선체 절단, 기술 측면보다 사회적 합의 중요”

[윤준호] 완전히 육상으로 올라와서 반잠수선에 거치된 세월호. 막바지 배수와 방제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선체에 배를 묶는 고박 작업까지 마치게 되면 이르면 내일 목포신항으로 출발할 예정인데요. 서울대 해양공학과 장창두 명예교수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작업과 남은 일정과 관련된 문제점은 없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창두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장창두]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주말 내내 여러 작업들이 진행됐습니다. 어떤 작업들이 있었습니까?

[장창두] 처음 들어올리는 작업에서부터 몇 가지 고비가 한 세 차례 있었는데 선체 충돌 문제라든지 램프 절단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들을 슬기롭게 대처한 것 같습니다.

[윤준호] 사실 가장 중요한 또 하나의 과정, 즉 인양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겼던 과정이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 선체를 옮겨 싣는 과정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상당히 빨리 진행됐습니다.

[장창두] 오히려 선적하는 자체는 상당히 염려를 있죠. 조류도 빠르고 해서 계속 움직이는 상태에서 안착을 시켜야 되죠. 그러니까 상당히 염려를 했었는데 기술적으로 잘 처리한 것 같습니다.

[윤준호] 사실 그 작업에만도 하루 이틀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는데 앞서 램프 절단 작업이라든지 그런 부분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자정까지 이걸 마무리해야 된다고 해서 국민들이 초조하게 지켜봤었습니다. 그런데 잘 됐습니다. 선체에 남은 바닷물과 잔존유를 빼내는 작업이 지금 진행 중이죠?

[장창두] 네.

[윤준호] 이 작업이 왜 필요한 거죠?

[장창두] 선체 안에 물과 잔존유가 있으면 우선 중량이 많이 나가죠. 바닷속에 있을 때는 8천 몇 백톤이었는데 지금 공기 중에 나오게 되면 부력이 없어지거든요. 그렇게 되면 1만톤을 넘어갈 것입니다. 그러면 해상 상태가 안 좋을 때 위험하게 되죠.

[윤준호] 출렁거리니까요?

[장창두] 네. 그다음에 배 안에 물이 있으면 두 가지 안 좋은 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출렁거리면서 소위 ‘자유표면 현상’이라고 하는데 중심이 올라갑니다. 그럼 안정성이 약해지죠. 또 하나는 ‘슬로싱‘이라고 해서 흔들렸을 때 물이 출렁거리면서 선체 벽이나 이런 데를 때리는 현상인데 그렇게 되면 손상도 일어날뿐더러 복원성을 약하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빼는 게 좋습니다. 그다음에 기름은 당연히 부두에 가서 뺄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윤준호] 네, 그렇군요. 그런데 인양 때 보니까 곳곳에 구멍이 참 많이 나 있었습니다. 이번에 배수하는 과정에서도 배수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화물칸 쪽으로 추가로 구멍을 뚫어야 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유실 가능성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까요?

[장창두] 반잠수식 선박 주위에 그물망을 쳤기 때문에 유실될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윤준호] 이제 목포신항으로 가게 되는 과정이 남았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변수는 역시 날씨겠죠?

[장창두] 네, 가장 중요한 것이죠. 이번에 날씨가 참 많이 도와줬습니다. 작업에 제일 안 좋은 게, 조류도 있지만 파도거든요. 그런데 파도가 비교적 잠잠했고 앞으로 해상 상태를 봐야 알겠지만 파도가 작업에는 가장 좋지 않기 때문에 파도만 좀 잠잠하면 이동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 대신 물살이 빠르고 협수로입니다. 배도 많이 다니고 하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조심 운전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중조기가 시작돼서 아무래도 소조기 때보다는 파도도 높아지고 물살도 더 세졌을 것 같은데요. 방금 말씀하신 대로 목포신항까지 가는 경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경로로 가게 됩니까?

[장창두] 좁은 섬 사이를 통과하고 협수로를 많이 통과하기 때문에 87km를 여행해야 되니까 상당히 기술이 필요하고 주의를 많이 기울여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도선사가 탑승하게 되죠?

[장창두] 네. 인근 섬 협수로를 통과할 때는 아무래도 도선사의 도움이 필요해서 도선사가 승선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윤준호] 목포신항에 무사히 도착한다고 해도 부두에 하역하는 것, 이것 또한 고난도의 작업이라고 합니다. 이게 잘못하면 세월호가 훼손되니까요.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하역하게 됩니까?

[장창두] 배를 부두에 대서 일단 고무 바퀴가 24개 정도 달린 ‘모듈 트랜스포터’를 밀어 넣어서 1만톤이라는 배를 실어서 끌어내야 하기 때문에요.

[윤준호] 리프팅빔 사이로 들어가게 되나요?

[장창두] 그렇죠. 리프팅빔 사이로 모듈 트랜스포터를 넣어서 이걸 약간 들어올려서 끌어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지 않습니까?

[윤준호] 올라갔다 내려갔다 그러죠.

[장창두] 그렇죠. 시간에 따라서 계속 변하기 때문에 변화에 맞춰서 배의 높이를 조정해야 되는데 그걸 평형수로 하거든요. 탱크에서 물을 빼내면서 또는 채우면서 높낮이를 배가 기울지 않도록 해야 되고 부두하고 높이 차이가 생기지 않도록 계속 실시간으로 일치시켜줘야 하기 때문에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에 트랜스포터 자체도 1개당으로는 큰 하중을 분담을 못하니까 여러 가지 몇 개 모듈을 넣어서 하는데 이게 하중 배분이 균등하게 일어나야 되니까 이 부분에 상당한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보겠습니다.

[윤준호] 조수간만의 차 때문에 오르고 내리고 하는 데 더 철저하게 부두와의 높이를 정확히 맞춰야 되는군요. 이게 쉽지 않은 부분일 텐데, 이 부분까지가 마무리돼서 육상 위에 거치가 되면 사실상 인양에서 거치까지 모든 작업이 끝나는 거죠?

[장창두] 네, 가장 어려운 문제는 다 끝났다고 보면 됩니다.

[윤준호] 그렇다면 미수습자 수색은 그 이후에 바로 들어갈 수 있게 됩니까?

[장창두] 남은 물들이 혹시 있는지 또는 잔존유 같은 것들을 더 처리해야 될 것이고 그다음에는 아마 방제를 해야 될 것입니다. 전염병이나 이런 것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방제를 해야 합니다. 문제는 화물이 뒤엉켜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윤준호] 그 안의 내부 벽이라든지 시설들이 얼마큼 허물어졌는지도 파악을 해야 되겠죠. 교수님, 그러다 보니까 정부 쪽에서는 효율적인 미수습자 수색을 위해서는 선실부를 분리해서 바로세운 다음에 들어가야 되고 그래야 또 들어가는 사람들의 안전도 보장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이나 시민단체에서는 그렇게 되면 증거 훼손이 우려되기 때문에 안 된다고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장창두] 기술적인 측면보다 이건 사회적인 합의가 중요합니다. 일단 해결책은, 최대한 현존 상태에서 수습을 시도해 보고 성과가 좋지 않으면 그때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고통도 좀 헤아려야 되지 않나 싶어서 그 부분은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이 대화를 해서 합의에 이르러야만 정부에서 결단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윤준호] 그 과정이 필요하겠네요.

[장창두] 워낙 민감한 문제니까요.

[윤준호] 그렇죠. 그리고 어차피 일단 육지로 옮겨 놓은 다음에는 시간 여유가 있으니까요.

[장창두] 그렇죠.

[윤준호] 사고 원인을 밝히는 문제에 있어서도 국민적 관심이 높습니다. 이번에 세월호가 인양된 다음에 보니까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심하게 꺾인 모습으로 발견됐습니다. 이 부분이 검찰이 밝힌 급격한 변침으로 인한 침몰이 원인이라고 밝힌 부분과 관련이 있는 어떤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장창두] 일단 검찰의 발표와는 좀 일치가 됩니다. 타각의 양에 대해서는 약간 이견이 있는데 그때 선장이 아마 15도 변침을 갑자기 했기 때문에 자기가 타실로 내려와 봤다고 했는데요. 지금 15도가 되는지 안 되는지는 모르겠고요. 그것은 또 변할 수도 있습니다. 엔진이 꺼진 다음에 변할 수도 있는 거고 조류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거고요. 또 본인이 15도를 갑자기 변침했다가 놀라서, 지금 오른쪽으로 급하게 우회전을 하면서 원심력에 의해서 좌현 쪽으로 화물이 쏟아지면서, 그렇게 되면 복원력이 굉장히 손상되거든요. 그래서 배가 기울고 이런 과정에서 우당탕탕 소리가 나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놀라서 타각을 원상회복시키기 위해서 반대로 돌렸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남아 있는 방향타를 가지고는 정확하게 판정하기 힘듭니다. 단지 배 안에는 항해 기록 장치가 있기 때문에 거기 로그 데이터를 보면 타각이 시시각각 몇 도씩 돌았는지 다 나와 있기 때문에 그걸 조사하고 또 진도 VTS에 항적이 나와 있으니까 그것도 서로 크로스 체크를 하면 어느 정도 원인 파악에는 구체적인 증거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교수님,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이 배가 가라앉아 있었는데 CCTV나 또는 방금 말씀하신 기록이 남아 있는 하드디스크 등의 데이터들이 남아 있을까요?

[장창두] 그게 좀 걱정입니다. 또 한 가지는 과연 이 사람들이 기록을 제대로 했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장치를 달아놓고 가동을 안 해버리면 파악이 안 되는 것처럼 그런 부분이 좀 염려는 됩니다.

[윤준호] 교수님, 마지막으로 질문드리겠습니다. 지금 방금 말씀하신 모든 내용을 포함해서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들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장창두] 일단 복원성을 해치는 가장 큰 원인은 무게중심이 올라가는 거거든요. 그래서 화물의 적재 상태, CCTV 등을 화물 적재할 때 기록했던 장치들을 조사해야 될 것 같고요. 그다음에 둘째로 중요한 것이 화물을 과적을 했는데 과적한 후에 고박을 제대로 안 했을 경우 이게 또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제대로 고박을 제대로 했는지 안 했는지도 조사해야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배가 급선회를 한다고 해서 다 넘어가지는 않거든요. 그러니까 이 배가 중심이 안 좋은 상태에서 고박을 안 하게 되면 화물이 쏟아지게 됩니다. 원심력 때문에 한쪽으로요. 그렇게 되면 복원력에 아주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제대로 고박을 했는지에 대한 부분들이 아마 조사가 되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 타각 지시기 기록 등도 살펴봐야 하고요. 또 프로펠러가 갑자기 한쪽 엔진이 고장나서 급정거를 한다든가 이렇게 되면 방향타를 트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거든요. 그래서 아마 프로펠러의 엔진 상태 등도 조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창두] 네, 안녕히 계세요.

[윤준호] 지금까지 서울대 해양공학과 장창두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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