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도의 톡톡 생활과학] 가상비서, 거실을 점령하다

문병도 기자 입력 2017. 3. 27. 10:02 수정 2017. 5. 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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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삼성전자가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8’에 인공지능(AI) ‘가상 비서’(VPA·Virtual Personal Assistant) ‘빅스비’(Bixby)를 탑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박스비는 삼성이 최근 인수한 비브램스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가상비서다. 비브램스는 애플의 시리(Siri)를 개발했던 엔지니어 들이 나와서 만든 회사다. 빅스비는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되고, 완벽하지 않은 음성 명령도 인식하며, 인터페이스가 다루기가 쉽다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에 한정되지 않고 삼성전자 가전제품과도 연동될 전이다. 이인종 삼성전자 개발1실장(부사장)은 “스마트폰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을 열어 줄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 비서는 개인 비서처럼 음성이나 문자를 통해 사용자가 요구하는 일상 적인 업무를 지능적으로 처리하고 대화 가능한 존재로 인식되는 소프트웨어(SW)다. 인공 지능(AI)을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맞춤 정보를 수집하여 제공하고, 사용자의 음성 명령에 따라 일정 관리, 이메일 전송, 식당 예약 등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24년 가상비서 시장은 9조원 규모로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가상비서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만 1조원이 넘는다.

현재 우리는 앱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앱을 실행시키고 메뉴를 선택해서 서비스를 요청하는 등 사용이 번거롭다. 가상 비서를 이용하면 훨씬 편리하다. 음성이나 텍스트로 이야기 하면 된다. 가상 비서가 사용자가 한 말을 해석해 의도를 추출하고, 서비스를 위한 정보를 수집해주기 때문이다.

가상비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음성인식 가상비서와 챗봇형 가상 비서이다. 최근 다양한 가상 비서 플랫폼이 나와 시장이 활성화 하고 있다.
아마존의 에코(Echo)는 인공지능인 알렉사(Alexa)를 탑재해 스마트폰과 연동 없이도 음악 스트리밍, 스케줄 정리, 쇼핑, 날씨 검색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가상 비서 중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은 아마존의 에코(Echo)다. 음성 명령을 인식할 수 있는 인공지능인 ‘알렉사(Alexa)’를 탑재한 블루투스 스피커 ‘에코(Echo)’는 스마트폰과 연동 없이도 음악 스트리밍, 스케줄 정리, 쇼핑, 날씨 검색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거나 아마존의 최대 장점인 전자책을 읽어줄 수도 있다. 초기 에코는 거실에만 머문 스피커였지만, 현재는 여러 가전과 연결된 사물인터넷 허브이면서 자동차에도 탑재되는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알렉사와 연동할 수 잇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가 오픈되어 있다.

애플의 음성인식 기반 시리(Siri)는 2011년부터 아이폰에 탑재된 인공지능 비서로 초기에는 알람, 날씨, 메시지 같은 간단한 기능만 수행했지만, 지금은 좀 더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진화했다. 애플은 시리(Siri)를 다양한 애플 디바이스에 확장 적용하고 시리와 연동할 수 있는 API를 발표했다. 시리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거나 차량을 호출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개인비서 서비스인 ‘페이스북 M’을 공개했다. M은 사용자 성향을 분석한 맞춤 정보를 커머스와 연동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를 위해 음성인식 스타트업 ‘모바일테크놀로지’와 ‘위트에이아이’를 인수하면서, 음성은 텍스트로 변환하는 지능화된 검색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 홈’은 날씨 안내, 일정 관리는 물론 구글 검색까지 가능하다.
구글에서 개발한 ‘구글 홈’ 역시 가상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날씨 정보 안내, 일정관리는 물론 구글 검색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대화형 메신저 알로(Allo)를 접목해 지능적인 대화가 가능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가상 비서 ‘코타나’(Cortana)에 인공지능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특화된 용도로 쓰는 가상 비서도 있다. 메지(Mezi)사는 챗봇과 인간 쇼핑 전문가가 협력하여 상품을 검색하고 기존 결제 정보를 기반으로 메신저 창에서 결제한다. 엑스아이(X.ai)에서 만든 에이미(AMY)는 제일 잘하는 일이 회의 일정 잡기다. 미팅 일정을 조정할 때 참조목록(CC)에 Amy@x.ai를 넣기만 하면 가상 비서가 상대방과 협의하여 최종 일정을 결정해 준다. 에이미는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로 설치할 앱도 없고 소통할 웹사이트도 없다. 이외에도 통계자료 자연어 검색, 소셜미디어 상의 중요 이슈 알림, 수술이나 건강검진 전에 해야 할 일을 시간에 맞추어 알려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IBM 왓슨 기반의 인공지능인 에이브릴(Aibril)을 탑재한 ‘누구’를 통해 가상비서 서비스에 동참했다.
우리나라도 네이버가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라온’을 출시할 계획이며, SK텔레콤도 최근 IBM 왓슨 기반의 인공지능 ‘에이브릴’(Aibril)을 탑재한 ‘누구’를 통해 가상 비서 서비스에 동참했다. KT역시 ‘기가지니’를 시장에 내놓았다. 한국어 인식에 대해서는 국내 기업이 탁월하게 앞서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과의 홈비서 서비스 경쟁에서 충분히 강점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비서는 대화형 인터페이스, 의미추론, 연계서비스 3요소로 이뤄진다. 대화형 인터페이스에서는 음성, 텍스트 입력을 위한 요소도 있지만 대화 가능한 존재로 느껴지게 하는 아바타, 이모티콘이나 감성적인 표현도 중요하다. 의미 추론은 가상 비서의 핵심 기술 요소로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고 적절한 대화로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한다. 연계서비스는 쇼핑 도우미, 반복 업무 자동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따라 달라진다.

이 같은 가상 비서 서비스는 중심이 PC나 스마트폰에서 점차 거실로 옮겨지고 있고, 가상 비서 서비스는 인터넷 홈서비스 사업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자동차까지 모두 깊숙하게 관련돼 있다. 홈비서 서비스가 만들어낼 새로운 거대 생태계가 모든 글로벌 기업의 목표가 되고 있다. 결국 거실을 잡는 자가 미래를 잡을 것이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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