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넘치는 사공, 산에서 내려와야 할 슈틸리케호

임성일 기자 입력 2017. 3. 2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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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팀'은 '배'에 비유한다.

히딩크호, 김인식호 등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운데, 구성원들이 한 마음 한뜻으로 노력해야 지향점까지 바르게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사공들의 단합된 노 젓기가 필요한 배와 유사하다.

축구대표팀을 일컫는 슈틸리케호는 지금 그것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입지를 떠나 당장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을 위해 산으로 올라간 배를 다시 바다로 돌려놔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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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8시 서울에서 시리아와 WC 최종예선 7차전
울리 슈틸리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흔히 '팀'은 '배'에 비유한다. 히딩크호, 김인식호 등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운데, 구성원들이 한 마음 한뜻으로 노력해야 지향점까지 바르게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사공들의 단합된 노 젓기가 필요한 배와 유사하다.

축구대표팀을 일컫는 슈틸리케호는 지금 그것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장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으며 구성원들은 답답함과 반성 그리고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이런저런 조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온전한 운항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연 슈틸리케호는 산에서 내려와 다시 바닷길로 들어설 수 있을까.

슈틸리케호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리아를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을 갖는다. 지난 23일 중국 원정에서 '창사 참사'를 당한 한국으로서는 '무조건' 이겨야하는 경기다. 으레 요구하는 필승의 개념이 아니다.

6경기를 치르면서 한국은 3승1무2패, 승점 10점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이란이 4승2무, 승점 14점으로 선두다. 남은 4경기에서 1위 자리를 빼앗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국의 현실적 목표는 2위 진출.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3위 우즈베키스탄(3승3패 승점 9)과 겨우 1점차이다. 게다 지난 라운드에서 우즈벡을 잡아낸 시리아가 2승2무2패 승점 8점으로 4위에 올라 있다. 끔찍한 가정이지만, 만약 내일 시리아가 승리한다면, 한국을 2위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자신들이 점프할 수도 있는 격차로 좁혀졌다.

최소 승점 20점 이상을 획득해야 본선행을 바라볼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애초 22점을 진출 마지노선으로 잡았다. 슈틸리케 감독의 계산대로라면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야하고 10점 역시 3승1무가 필요하다. 언급했듯 한국은 6경기에서 3승1무2패에 그쳤다. 거의 반타작을 거뒀던 팀이 이후에는 상대를 압도해야한다는 뜻이다.

어떤 코스든, 일단 시리아는 무조건 이겨야한다. 향후 스케줄이 카타르(6월/원정), 이란(8월/홈), 우즈벡전(9월/원정)으로 이어진다. 시리아에게는 비겨도 안 된다.

현재 한국 축구는 심각한 상황이다. 최종예선 돌입 후, 아니 슈틸리케호 출항을 기준 삼아도 가장 큰 위기다. 지난해 막바지에 잠시 고개를 들었다가 가라앉았던 슈틸리케 감독 경질론이 중국전 패배 후 다시 불거지고 있다.

기성용이나 구자철 등 베테랑 선수들도 "이대로는 곤란하다. 앞으로는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들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물론 선수들이 요구한 '변화'가 감독의 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전술이나 팀 운영 방식의 개선이 없다면 반전을 꾀하기 어렵다는 건의에 가깝다. 어쨌든 선장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져 보이는 게 사실이다.

성적이라는 측면을 기본으로, 경기 내용과 팀의 분위기 모두 슈틸리케호는 이미 산으로 가고 있는 모양새다. 누군가는 시리아전과 상관없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할 정도다. 이는 다시 말하면, 시리아전 결과가 나쁠 시에는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서는 결과와 내용 그리고 향후 비전까지도 보여줘야 할 경기다. 결과 하나 얻는 것도 힘들던 과거 행보를 떠올리면 크게 기대키 어렵다. 슈틸리케 감독의 입지를 떠나 당장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을 위해 산으로 올라간 배를 다시 바다로 돌려놔야한다. 시리아전을 놓치면, 그대로 산에서 배를 해체시켜야할 지도 모른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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