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액츄얼리]는 지금 봐도 좋을까?

아이즈 ize 글 윤지만(칼럼니스트) 입력 2017. 3. 27. 09:01 수정 2017. 3. 2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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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마스터 오브 제로] 같은 최근의 드라마들은 "그 이후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는 로맨스의 기본 공식을 웃음거리로 삼거나, 로맨스 이후의 삶에 더 크게 주목한다.

어쩌면 14년 전의 [러브 액츄얼리]를 명작으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조차, 최근의 드라마들에 익숙해진 지금 다시 영화를 본다면 요즘과 맞지 않는 이야기에 그때와는 다른 감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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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윤지만(칼럼니스트)

서로 말이 통하지 않지만 결혼하기로 약속한 두 남녀, 결혼식에서 신부만 노골적으로 촬영한 신랑의 친구, 부하 직원의 사생활을 꼬치꼬치 캐묻는 상사, 섹스하기 위해 미국으로 간 못생긴 남자, 직장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부하 직원을 신경 쓰인다는 이유로 다른 곳으로 발령내는 상사, 좋아하는 여자에게 말을 걸어보라고 말하는 대신 쓸데없는 조언을 11살 아들에게 늘어놓는 아빠. 듣기만 해도 끔찍하고 무서운 이 모든 이야기가 전부 나오지만,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심지어 매년 크리스마스면 TV에서 재방영되는 영화가 있다. 바로 [러브 액츄얼리]다. 기억이 흐릿한 이라면 스케치북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유명한 장면을 떠올려보자. 결혼식에서 신부만 노골적으로 촬영한 신랑의 친구가 바로 그 남자다. [러브 액츄얼리]를 로맨틱하게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설명이 불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다른 기쁜 소식이 있다. 2003년 개봉된 이 영화의 후속편이 3월 24일 영국에서 공개된다는 소식이다.

영화의 감독 리처드 커티스는, 빨간 코를 달고 자선 활동을 독려하는 날인 레드 노즈 데이에 후속편, [레드 노즈 데이 액츄얼리]를 공개하기로 했다. 레드 노즈 데이는 영국에선 3월 24일, 미국에선 5월 24일로, 방영일도 두 나라가 서로 다르다. 엄밀히 말해, [레드 노즈 데이 액츄얼리]는 정식 후속편이라기보다는 10분 정도로 짤막하게 만들어진 영상이다. 후속편이 자선의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본편에 출연했던 배우들 역시 자선 활동을 위해 후속편에 출연하기로 했다. 휴 그랜트, 빌 나이, 엠마 톰슨, 키이라 나이틀리, 콜린 퍼스, 앤드류 링컨, 로완 앳킨슨, 리암 니슨, 토마스 생스터, 올리비아 올슨 등 대부분의 등장 인물이 후속편에 재등장한다. [가디언]이 후속편 촬영장을 취재한 기사에 따르면, 휴 그랜트는 여전히 영국의 총리이며, 앤드류 링컨은 또 한 번 키이라 나이틀리 앞에서 스케치북을 들고 있을 예정이다. [뉴욕 타임스]는 리암 니슨과 토마스 생스터가 다시 한 번 템즈 강을 바라보며 벤치에 함께 앉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 영화의 팬이라면 누구나 다시 떠올릴 만한 장면들이 재등장하는 셈이다.

한편으론 [러브 액츄얼리]의 후속편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가디언]에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를 망쳐버린 게 [러브 액츄얼리]라는 칼럼이 올라왔다. 칼럼은 등장하는 남성의 대부분이 여성을 스토킹하거나, 직장 내에서 성폭력을 일삼는다고 말한다. 게다가 여성 캐릭터들은 남성 캐릭터들보다 감정적, 사회적, 직업적으로 열등하고 사랑에 있어 수동적인 캐릭터로만 그려진다. 미국 여성이 단순히 영국인이라는 이유로 못생긴 남성을 따라 영국에 건너온다는 최악의 스토리를 떠올려보자. 2013년 [제제벨]에 올라온 글은, [러브 액츄얼리]의 스케치북 장면이 21세기 최악의 장면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크레이지 엑스 걸프렌드]나, [마스터 오브 제로] 같은 최근의 드라마들은 “그 이후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는 로맨스의 기본 공식을 웃음거리로 삼거나, 로맨스 이후의 삶에 더 크게 주목한다. 어쩌면 14년 전의 [러브 액츄얼리]를 명작으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조차, 최근의 드라마들에 익숙해진 지금 다시 영화를 본다면 요즘과 맞지 않는 이야기에 그때와는 다른 감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레드 노즈 데이 액츄얼리]를 통해 [러브 액츄얼리]의 익숙한 등장인물과 장면을 다시 한 번 보게 됐을 때는 어떤 느낌을 받게 될까? 우리가 여전히 로맨틱한 추억에 잠길 수 있을까? 아니면 본편의 스토리가 이상했다며 추억을 망치게 될까?? 아마 이 글이 발행될 즈음엔 이미 모두 후속편의 스토리를 알고 있을 것이다. 아직 후속편을 보지 못한 사람으로서 한 가지 바람을 갖자면, 레드 노즈 데이만큼이나 후속편이 기분 좋고 따뜻한 스토리를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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