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결산]① '통합 5연패 완성' 우리은행, 그들은 무엇이 달랐나?

김우석 2017. 3. 2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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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아산 우리은행이 통합 5연패를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우승으로 WKBL 창립 20년 동안 9번째 우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1998년 여름 리그로 시작한 WKBL에서 우리은행은 가장 많은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린 팀으로 역사를 이어가게 되었다.

우리은행은 이미 정규리그에서 33승 2패로 승률 94.3%를 달성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고, 챔프전에서 청주 KB스타즈를 2-0으로 물리치고 올라온 용인 삼성생명에 3-0 스윕 승을 거두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완성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이승아 퇴단과 양지희 부상 이탈 속에 지난 통합 4연패 기간 동안 단단했던 토종 라인업의 두 축이 빠지게 된 것.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달랐다. 두 선수의 빈틈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이은혜가 이승아 공백을 최소화시켰고, 김단비와 최은실, 그리고 박언주와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홍보람까지 식스맨으로 나서 양지희 공백을 메꿔냈다. 또, 이은혜가 발목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을 때는 박혜진이 자신의 플레이 영역을 넓히며 포인트 가드로서 연착륙에 성공했다.

우리은행 신기록의 마지막 퍼즐은 ‘복덩이’ 존쿠엘 존스가 장식했다. 외인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우리은행에 지명된 존스는 개막전부터 큰 파장을 일으켰다.

10월 29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삼성생명과 개막전에서 22점 20리바운드라는 괴력을 발휘했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198cm이라는 경쟁력 높은 신장에 그녀가 지니고 있는 윙 스팬은 경기를 지배하기에 충분했다. 날이 갈수록 존스의 위력을 배가되었고, 우리은행 공격의 첫 번째 옵션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은행을 상대하는 팀 들은 유연한 패스 흐름에 더해진 존스의 골밑 플레이를 제어하기 쉽지 않았다.

그렇게 지난 4년과는 또 다른 시스템을 가동한 우리은행은 정규리그에서 모든 팀들에게 절망을 심어주었고, 챔프전에서 예상보다 고전했지만 결국 3전 전승으로 통합 우승을 완성했다.

앞선 통합 4연패 기간 동안 우리은행은 토종 4인방의 단단한 조직력 속에 외국인 선수의 도움을 받으며 우승을 만들어왔다. 이승아, 박혜진, 임영희, 양지희로 이어지는 4명의 출전 시간이 많았다. 주전 의존도가 심했다는 뜻이다.

통합 우승 첫 해 WNBA 레전드인 티나 탐슨이 부족했던 경험을 보완해 주었고, 클러치 상황에서 도움을 주었다. 4명의 출전 시간은 거의 풀 타임에 가까웠다. 2012-13시즌 개막전이었던 구리 KDB생명 전에 출전한 선수는 정확히 5명이었다. 임영희를 시작으로 김은혜(은퇴, 현 KBSNsports 해설위원), 양지희, 박혜진, 이승아(은퇴)가 그 주인공이었다.

이후에도 박혜진과 임영희, 그리고 양지희와 이승아 출전 시간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고, 계속해서 1위를 달리며 안산 신한은행(현 인천 신한은행)과 정규리그 우승을 다퉜다. 결과는 24승 1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 전적에서 앞서며 통합 우승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챔프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3-0으로 완파하고 통합 5연패의 기초를 닦았다.

패배 의식을 걷어내고 통합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은 거침이 없었다. 몇 번을 지느냐에 관심이 쏠릴 뿐 이었다. 앞서 통합 6연패를 이룩했던 신한은행 역시 우리은행 상대가 되지 못했다. 자신감이 더해진 토종 4인방은 이제 외국인 선수를 조연으로 활용하며 승승장구했다. 강력한 체력에 짜임새 넘치는 프레스가 더해진 우리은행 수비는 이제 상대 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고, 우리은행은 점점 넘기 힘든 큰 벽으로 변해 갔다.

첫 통합 우승을 시작으로 4연패 기간 동안 우리은행은 토종 4인방을 축으로 물샐 틈 없는 전력을 구축하며 연승과 함께 4년을 달려왔다. 난공불락이라는 문구가 떠오르는 장면들로 가득했다. 문제가 없던 건 아니었다. 위에 언급한 대로 주전 의존도가 극심했다. 코칭 스텝 역시 동의한 부분이었다.

가뜩이나 자원이 부족한 여자 농구 현실과 맞물린 결과이기도 했다. 기존 선수들 실력 역시 실전에 배치할 만큼 올라선 선수가 없었다. 계속된 호 성적으로 인해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좋은 자원을 선발하기 쉽지 않았다. 박혜진, 이승아는 통합 우승 이전에 4년 연속 꼴찌를 한 덕(?)에 얻을 수 있었던 원석이었다.

위 감독은 수년 전부터 작심하고 선수를 키우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이은혜와 김단비, 그리고 최은실이었다. 최은실은 한 차례 이탈을 경험했지만 결국 팀으로 복귀했고, 세 선수는 이번 시즌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여기에 삼성생명 출선 두 중견 선수인 홍보람과 이선화가 전력에 보탬이 되었다.

결국 우리은행은 지난 4연패 기간 동안 영원한 숙제가 될 것 같았던 ‘식스맨 발굴’이라는 난제까지 해결하며 통합 우승의 역사를 창조했다. 계속된 우승으로 인해 경험이 더해진 위성우호의 이번 시즌 최대 소득이었다.

또, 신인급 선수들 중에도 미래가 기대되는 자원들이 적지 않다. 춘천여고 출신 청소년 대표 엄다영과 지난 3년 간 분당경영고 전성 시대를 이끌었던 나윤정도 기량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두 선수는 여름 벌어진 박신자컵과 퓨처스 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부상과 방심이라는 변수가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 한 우리은행 전성시대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전력의 x-factor 였던 주전과 백업의 조화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모든 기록에서도 우리은행은 5팀을 압도했다. 평균 득점이 73.1점, 리바운드 45.1개, 어시스트 15.5개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세 부분 모두 두 번째 숫자를 다르게 그리며 생산한 기록들이다. 득점은 +70점을 넘어선 유일한 팀이다.

그렇게 우리은행은 압도적인 전력으로 통합 5연패를 완성하며 신한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통합 6연패라는 기록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basketguy@basketkorea.com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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