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습자 가족과 74시간 '무궁화2호' 선장.."그분들 아픔 알 것 같아"

박정환 기자 2017. 3. 2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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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시나 봐요."

'무궁화 2호' 선장 진이동씨(57, 해양수산부 어업관리단)는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내민 23일 새벽을 잊지 못한다.

본인양이 시작되고 인양 상황에 따라 초조해하고 때론 눈물을 흘리는 가족들을 지켜보며 진 선장은 "그 분들의 아픔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무궁화 2호 안에서 선장과 선원들 그리고 가족들은 꿋꿋하게 버티며 세월호의 인양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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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2호 선장 진이동씨..미수습가족과 3박4일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시나봐요"..인양모습에 울컥
진이동 해양수산부 어업관리단 무궁화 2호 선장이 25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거치중인 세월호 선박을 살펴보고 있다. 2017.3.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진도=뉴스1) 박정환 기자 =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시나 봐요."

'무궁화 2호' 선장 진이동씨(57, 해양수산부 어업관리단)는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내민 23일 새벽을 잊지 못한다. 그날 하늘에서는 인양 현장인 맹골수도에 비를 흩뿌렸다.

진 선장은 "세월호가 떠오르고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보고 하느님도 눈물을 흘린다고 생각했다"며 "배를 오래 탄 사람으로서 선체가 해저에서 떠오르는 것을 보고 '이제 됐구나'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진 선장이 지휘하는 '무궁화 2호'는 서해에서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등의 임무를 맡는 해수부 소속 어업지도선이다. 21일 새벽에도 어느 때와 다름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상황에서 해수부의 갑작스런 호출을 받았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을 태워야 한다는 호출에 곧바로 팽목항 인근 서망항으로 향했죠. 아침에 가족들을 태우는데 처음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배는 인양 현장 인근 1.7km까지 근접했다. 세월호 시험인양이 처음 시도되는 22일, 그때까지만 해도 인양을 향한 '항해'가 이렇게 길어질지는 예상 못했다.

시험인양에 돌입한지 11시간 가까이 흐른 지난 22일 오후 8시50분쯤 해수부는 곧바로 본인양을 결정했다. 애초 시험인양까지만 보고 다시 육지로 정박하려던 무궁화 2호는 본인양이 시작되자 그대로 해상에 대기했다.

세월호 미수습 가족들이 25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팽목항으로 떠나기 전 중국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된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다. 2017.3.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본인양이 시작되고 인양 상황에 따라 초조해하고 때론 눈물을 흘리는 가족들을 지켜보며 진 선장은 "그 분들의 아픔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진 선장은 특히 23일 오후 10시쯤 선체의 '램프'(화물용 출입구)가 열려 인양의 최대 변수를 맞았을 때 불안에 떠는 가족들 모습이 생생하다고 했다.

그때마다 진 선장은 가족들에게 용기를 복돋아주려 애썼다. 그는 "인양을 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램프 문제도 기술력의 문제는 아니라고 걱정말라고 했다"며 "가족들이 불안해하는데 마음의 안식을 줬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세월호의 인양이 성공궤도에 오른 25일까지 배 안에서의 3박4일. 무궁화 2호 안에서 선장과 선원들 그리고 가족들은 꿋꿋하게 버티며 세월호의 인양을 지켜봤다.

세월호가 온전히 떠오르던 25일 밤 선장은 가족들을 조타실로 안내하고 쌍안경을 내밀어 현장을 지켜보도록 했다. 가족들과 선장은 어느덧 '한 가족'이 돼 있었다.

26년 동안 배를 탄 진 선장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족들과 인양 순간을 함께 한 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 참사는 국민의 아픔입니다. 이틀 밤을 가족들과 함께 잠을 못 잤는데 이제 한 시름 덜었네요."

74시간여 동안 가족들을 지킨 진 선장은 다시 임무를 위해 바다로 돌아갔다.

26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 반잠수식 선박에서 세월호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17.3.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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