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줄임표 부장 카톡에 밤잠 설친 김대리

이슈팀 한지연 기자 2017. 3.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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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스마트폰 대중화로 대부분의 국민이 SNS를 사용하는 시대가 됐다.

직접 찾아가 말을 해야했던 과거와 달리 손가락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소통할 수 있다.

말줄임표()나 물결기호(~) 역시 세대간 사용 양상이 크게 달랐다.

반면 40대 최모씨는 "일부러 부하 직원들에게 일을 시킬 때 'ㅋ'을 하나씩 자주 붙였다"며 "'ㅋ'이 한개든 두개든 이를 붙이면 강압적인 느낌이 아니라 다정하고 부드럽게 부탁하는 기분이 들어 사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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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같은 이모티콘, 다른 의미..세대별 SNS 이모티콘 인식 천차만별

[머니투데이 이슈팀 한지연 기자, 이슈팀 이재은 기자] [편집자주] 스마트폰 대중화로 대부분의 국민이 SNS를 사용하는 시대가 됐다. 직접 찾아가 말을 해야했던 과거와 달리 손가락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소통할 수 있다. 하지만 세대간, 사회집단간 SNS·온라인상 언어 사용이 달라 의미를 잘못 파악하거나 상대방의 진심을 오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진정한 '소통의 시대'를 위해 세대별·사회집단별 이모티콘·문자기호·신조어 사용 문화를 2회에 걸쳐 짚어봤다.

[<1>같은 이모티콘, 다른 의미…세대별 SNS 이모티콘 인식 천차만별]

/사진=이재은기자


# "자네...내 자리로 좀...와봐..." 2년차 직장인 한은형(가명)씨는 입사 초기 부장으로부터 사내 메신저 메시지를 받은 기억을 떠올리면 아찔하다. 그는 당시 메시지를 받자마자 자신이 잘못한 게 뭔지 곰곰이 생각했다. 한씨는 이후에도 계속되는 '...' 메시지를 받으며 차장, 부장 등 중장년 상사들이 이유없이 말 끝마다 '...'을 붙여 사용하는 것을 알게됐다.


#"어머님이 돌아가셨습니다ㅠㅠ" SNS를 둘러보던 대학생 남진영(가명)씨는 50대 SNS친구 A씨가 올린 글을 보고 경악했다. A씨가 어머니의 부고를 전하며 'ㅠㅠ'라는 이모티콘을 사용했기 때문. 다소 가벼운 소재에 대한 아쉬움이나 슬픔을 조금 장난스럽게 표현할 때 'ㅠㅠ'를 써왔던 남씨는 어머니의 부고에 'ㅠㅠ'를 사용하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가 일상화되면서 많은 이들이 문자기호(ㅠㅠ, ㅋ, ㅎ 등)와 이모티콘(^^, :) 등)을 사용한다. 세대별로 '같은 이모티콘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아 괜한 오해도 생긴다. 27일 다수의 20~50대 SNS 이용자들에 따르면 △ㅠㅠ △... △^^ △ㅋ과ㅇ의 개수 등 이모티콘 사용 양상은 세대별로 크게 차이가 있다.

웃는 눈을 형상화한 ^^ 이모티콘이 대표적. 40~50대는 이에 대해 "정중하게 친절", "밝게 웃음", "배려하는 미소" 등의 느낌이 난다고 답했다. 반면 20~30대는 "웃고 있지만 뒤가 서늘한 기분", "썩은 미소(썩소)", "아니꼽게 '어디 한번 잘해봐'란 느낌"이 든다고 말해 인식에 큰 차이를 보였다.

20대 이모씨(28)는 "^^을 사용하는 대신 :) 이나 :D을 많이 사용한다"며 "더 정중하고 깔끔한 미소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 :D는 옆에서 볼 때 웃는 표시로, 과거 서양에서 주로 쓰이던 이모티콘이다. 해외 문화에 익숙하고 교류가 잦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서양 유래 이모티콘이 빈번히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말줄임표(…)나 물결기호(~) 역시 세대간 사용 양상이 크게 달랐다. 50대 서모씨는 "…이나 ~는 허전하거나 딱딱해 보이지 않도록 쓴다"며 "이것을 써야만 예의있어 보이고 말을 이어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20대 한모씨는 정반대로 "아프거나 힘이 없는 느낌, 혹은 매우 진지한 이야기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어색하다"고 밝혔다. 그는 "매우 진지한 얘기를 할 때만 …을 쓰고, ~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위터에 올라온 "나이가 들면서 말줄임표(...)와 물결표시(~)가 쓰고 싶어진다"는 글. 이 글은 큰 인기를 끌며 화제가 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4일 한 누리꾼이 올린 "노화의 증거, 말줄임표와 물결기호"라는 글은 트위터상에서 15000건 이상 공유돼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이 누리꾼은 글에서 "나이 들수록 자꾸 말줄임표와 물결을 넣고 싶어진다.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물결과 말줄임표에 드는 욕구...신기한~~"이라고 설명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20~30대는 ㅋㅋ(웃음을 나타내는 문자기호)와 ㅇㅇ('응'이라고 대답하는 뜻을 가진 문자기호)의 개수도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김모씨(23)는 "친구에게 온 메시지에 'ㅋ'이나 'ㅇ' 한 개만 있으면 무성의하거나 비꼬는 느낌이 들어 유쾌하지 않다"며 "ㅋ이 연달아 있는 'ㅋㅋㅋ' 같은 경우엔 유쾌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반면 40대 최모씨는 "일부러 부하 직원들에게 일을 시킬 때 'ㅋ'을 하나씩 자주 붙였다"며 "'ㅋ'이 한개든 두개든 이를 붙이면 강압적인 느낌이 아니라 다정하고 부드럽게 부탁하는 기분이 들어 사용한다"고 말했다.

세대간 생각하는 방식 등이 다르듯 같은 이모티콘 역시 나이대별로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 한 대기업 임원(50)은 "이모티콘 하나를 해석하는데 후배들과 이렇게 차이가 큰 줄 몰랐다"며 "직장 후배들이나 자녀들과 소통할 때 보다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슈팀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이슈팀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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