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Notch]⑯ 제프 베조스의 블루오리진 "1년 안에 첫 민간 우주여행자 나온다"

방성수 기자 입력 2017. 3. 27.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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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민간 우주 여행자가 탄생할까?

블루 오리진의 로켓 ‘뉴 셰퍼드’ 발사 장면. ‘뉴 셰퍼드’는 최초의 재활용 수직이착륙 우주로켓이다./사진=블루 오리진

미국의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의 에리카 와그너 CEO가 지난 11일 미국 MIT의 슬로언 경영대학원에서 열린 우주산업 회의에서 “1년 안에 유인 우주로켓을 쏘아올릴 계획이다. 2018년부터는 우주로켓을 정기적으로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3월까지 유인 우주로켓을 발사하겠다는 뜻인데 경쟁자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와 나사가 내년 3월, 보잉이 내년 8월 상업 우주선을 띄울 계획이어서 로켓 발사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고 우주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올해 안에 멋진 우주 이벤트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첫 탑승자 이미 선정… 지상 100km에서 지구 감상

블루 오리진은 이미 최초의 민간 우주로켓 탑승자로 유럽인 위성 관리자를 선정, 훈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 오리진은 2000년 세계 최대 유통 기업인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53)가 창업한 우주개발 기업이다.

우주 전문가들은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이 스페이스 X나 보잉에 앞서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연 최초의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스페이스 X가 추진하는 우주여행은 목표 궤도가 지상 200km 이상이고 우주선의 규모도 커 나사의 여러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는 등 제약이 많다.

반면 블루 오리진은 지상 100km 고도까지 우주선을 타고 올라가 지구를 감상하고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는 우주 관광 상품을 추진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이 우주선에 최대 6명이 탑승 가능하고 이륙부터 착륙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고 밝히고 있다. 여행 요금은 3억원가량으로 작년부터 예약을 받기 시작, 현재 예약자가 7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 오리진, “달 화물 배달”… 신형 로켓 엔진 공개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2000년 우주 개발 기업인 블루 오리진을 창업, 우주여행, 우주화물 배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사진=블루 오리진

베조스와 블루 오리진의 우주 개발은 최근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2일 “베조스가 2020년까지 달의 남극에 화물 45t을 운송할 수 있는 우주선 발사 계획을 NASA(미국항공우주국)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달 남극 분화구의 햇빛이 닿지 않지 안쪽에 매장된 풍부한 얼음을 녹여 산소와 수소를 얻고 분화구 밖에 내리 쪼이는 햇빛으로 태양전지를 가동, 전기를 만들면 달 기지 건설이 가능하다고 우주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내년으로 예정된 나사의 달 남극 탐사 계획에 앞서 베조스가 발빠르게 움직인 셈이다.

지난 7일에는 6년에 걸쳐 개발한 신형 로켓 엔진 ‘BE-4’를 공개했다. 이 엔진은 블루 오리진의 신형 대형 로켓인 ‘뉴 글렌(New Glenn)’에 장착될 예정인데, 베조스는 곧장 자기 트위터에 BE-4의 사진을 올려 로켓 엔진 완성을 자축했다.

7개 이상의 BE-4 엔진을 장착할 3단 로켓 ‘뉴 글렌’은 직경 7m, 높이 95m에 달하는 초대형 로켓이다. 미국 우주 프로젝트 역사상 가장 큰 새턴V와 크기가 비슷하다.

상업위성 발사, 우주여행용 로켓으로 미국인 최초로 지구 궤도를 비행한 ‘존 글렌(John Glenn)’전 상원의원의 이름을 땄다.

블루 오리진은 2015년 11월 ‘뉴 셰퍼드’의 발사와 귀환에 성공, 사상 최초의 재활용 수직이착륙 로켓 발사에 성공한 기업이다. 이후 5차례나 로켓 발사와 무사 귀환에 성공했다. 제프 베조스는 “우주산업이 상업성을 가지려면 로켓 재활용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뉴 글렌’ 역시 우주로 발사된 뒤 지상으로 다시 착륙, 여러 번 쓸 수 있는 재활용 로켓이다. 이번 BE-4 엔진의 개발 성공으로 ‘뉴 글렌’은 무거운 위성이나 화물을 탑재하고 우주로 나가거나 우주 관광을 위해 지구 궤도를 돌 수 있는 출력을 내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

스페이스 X, 버진 갤럭틱도 민간 우주여행 박차

블루 오리진이 유인 로켓 발사 계획을 1년 안으로 못박음에 따라 민간 주도의 우주여행 상품 경쟁이 더욱 불붙을 전망이다.

블루 오리진의 전격적인 유인 우주로켓 프로젝트 발표는 우주관광, 우주화물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회장의 ‘버진 캘럭틱’, ‘우주·항공 산업의 거인’ 보잉과의 경쟁을 다분히 의식한 발표라는 분석이다.

나사와 스페이스 X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상업 우주여행 프로젝트도 2018년 3월 로켓을 발사할 예정이다. 스페이스 X는 나사와 공동으로 로켓을 발사한 뒤 두 명의 우주 관광객을 달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보잉이 추진하는 우주 정거장 왕복프로젝트(ISS)도 2018년 8월 로켓을 발사할 예정이다.

스페이스 X와 보잉의 로켓은 이미 제작을 마쳤고, 발사를 앞두고 각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 내년부터 민간 우주선들이 바쁘게 우주를 오가는 광경을 보게 될 전망이다.

2005년 우주여행객 모집으로 화제를 모은 버진 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의 버진 갤럭틱은 작년부터 지구 궤도를 비행하는 25만달러짜리 우주관광 상품 예약을 받고 있다. 레이디 가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의 유명 인사 600여명이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이달 2일 소형위성 발사 전문회사인 버지 오비트를 설립, 위성 발사용 로켓을 보잉 747기에 탑재한 뒤 1만m 상공에서 발사, 위성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과거 냉전 시대의 우주 개발 경쟁은 체제의 우월한 기술과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됐지만 이제는 민간이 상업적인 이익을 목표로 우주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민간 우주여행자들이 우주에서 찍은 동영상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친구들과 인터뷰를 할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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