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마이너 거부권, 25인 진입 무기될까

2017. 3. 27.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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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피닉스(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LA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 확정이 임박했다. 이르면 3~4일, 늦어도 이번 주 내에는 결론이 난다.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류현진(30·LA 다저스)이 가지고 있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로테이션 진입을 향한 무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26일(이하 한국시간) 4·5선발 확정에 대한 질문에 “네 명의 후보가 있다. 브랜든 매카시, 류현진, 알렉스 우드, 스캇 카즈미어가 그들”이라면서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 마에다 겐타, 리치 힐까지 세 명의 선발은 확정된 상황이다.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이제 4명이 최종 오디션을 본다.

카즈미어는 27일 텍사스전에 등판하고, 매카시는 27일 시뮬레이션 게임을 치를 예정이다. 류현진은 28일, 우드는 29일 차례로 선발 출격한다. 이르면 우드의 등판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선발 5명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지에서는 엉덩이 부상으로 고전한 카즈미어의 가능성은 다소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3명 중 2명이 로테이션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는 역시 류현진이다. 시범경기 세 차례의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00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특히 22일 밀워키전에서는 4이닝 무실점의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여 구단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평균 구속은 아직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최고 92마일(148㎞)의 구속을 선보이며 몸 상태가 상당 부분 정상으로 돌아왔음을 과시했다. 건강했던 류현진은 2013년과 2014년 2년간 합계 28승을 거둔 엘리트 투수다.

여기에 류현진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 다저스와 계약할 당시 넣었던 조항이다. 때때로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독으로 작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올해는 긍정적인 무기가 될 공산이 크다. 이 조항 때문에 다저스는 류현진을 트리플A로 내리거나, 혹은 마이너리그 확장 캠프에 보내기 어렵다. 류현진은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다저스가 류현진을 마이너리그로 내리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웨이버 공시를 통해 40인 바깥으로 풀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다른 팀이 류현진의 양수의사(클레임)를 밝혀 데려갈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류현진을 뺏긴다는 점에서 이를 택할 확률은 거의 없다. 두 번째는 부상자 명단에 올리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이 시행된다. 그러나 류현진이 건강을 과시한다면 이 방법 또한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지역 언론인 LA 타임스도 26일 “만약 류현진이 건강하다면 팀을 그를 로스터에 포함시키지 않는 게 어려워진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류현진의 최대 경쟁자로 뽑히는 우드의 경우는 아직 마이너 옵션이 남아있다. 류현진과는 달리 마이너리그로 내리는 데 제약이 없다. 한편으로 우드는 불펜으로도 뛸 수 있다. 롱릴리프로 활용하거나, 혹은 대체 선발로 넣는 방법을 고려할 만하다.

결국 28일 화이트삭스전 등판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 남짓을 소화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이닝이 거듭되면 아무래도 체력 소모가 커지면서 그간 보지 못했던 구속 혹은 구위의 급격한 저하 등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다. 5이닝 이상을 일관성 있게 던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현지에서는 구속에 주목하고 있는 모양새다.

류현진도 22일 등판 후 “5이닝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경기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시사했다. 28일 등판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류현진은 선발투수로서 준비가 거의 끝났음을 과시할 수 있다. 이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라는 강력한 조항과 만나 다저스 프런트를 압박하는 요소가 된다. MLB에서는 이처럼 실력 외에 다른 요인이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고 류현진은 좋은 기회를 잡았다. 28일 등판에 모든 시선이 몰려 있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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