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강정호 미스터리..기약 없는 ML 복귀

윤세호 입력 2017. 3. 27.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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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파이러츠 강정호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강정호(30·피츠버그)가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지고 있다. 취업비자 발급이 거부되면서 언제 미국행 비행기를 탈지 예상할 수도 없게 됐다. 피츠버그 구단은 이미 강정호를 자격정지선수(restricted list)에 올려둔 채 시즌 개막을 맞이한다고 발표했다. 강정호를 전력외 선수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피츠버그 구단의 발표와 엇박자를 내고 있는 강정호 측의 이해하기 힘든 행보다.

KBS는 지난 24일 강정호가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취업비자 발급을 거부 받았다고 보도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켰고 지난 3일 재판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징역형을 받아 취업비자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더불어 강정호는 비자 신청과 별도로 음주운전 사실을 숨긴 채 단기 체류가 가능한 ‘전자여행허가(ESTA)’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대사관은 강정호가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려 한 부분도 취업비자 심사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호 측은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에 1심에 불복하는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강정호 측의 이러한 움직임에 아쉬움을 전했다. 송 위원은 “강정호 선수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계속 하고 있는 것 같다.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취업비자 신청을 했다. 판결이 나지도 않았는데 취업비자가 나올 리가 없다. 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전자여행허가(ESTA)’까지 신청한 것이다. ESTA로는 메이저리그 활동을 할 수도 없다. 지금 상황에서 강정호 선수는 그 무엇을 신청하든 거부될 수밖에 없다”며 대사관을 자극할 수도 있는 그의 전자여행허가 신청에 의문을 표했다.

이어 송 위원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항소를 한 것도 옳은 판단이었는지 의문이 간다. 재판을 하는 사람 입장과 미국대사관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 수 있다. 자칫하면 2심에서 선고가 더 무거워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강정호 선수 주변에 제대로 된 조언을 하는 사람이 없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송 위원은 피츠버그 구단과 강정호 측의 의사소통에도 의문을 표했다.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가 1심을 받은 다음날인 지난 4일 프랭크 쿠넬리 사장의 명의로 강정호의 비자 발급을 돕겠다는 성명을 냈다. 당시 쿠넬리 사장은 “강정호의 재판이 끝났다. 이제 우리는 강정호가 피츠버그 선수로 다시 뛰도록 할 것이다. 강정호가 취업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게 함께 노력할 것이다”면서 “우리는 강정호와 진지한 논의를 하길 원한다. 강정호와 만나기 전까지 구단 자체 징계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송 위원은 “피츠버그 구단에서도 판결 후 강정호 선수를 돕겠다는 의사를 보이지 않았나. 강정호 선수를 치료는 물론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가시키겠다는 발표도 했다. 이는 피츠버그 구단이 강정호 선수가 비자를 받을 수 있게 강정호 선수의 보증인이 되겠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정호 선수는 항소를 했다. 강정호 측이 계속 악수를 두는 느낌이 든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를 리스트릭티드 리스트에 올려뒀다. 송 위원은 “리스트릭티드 리스트는 구단을 위한 제도다. 선수가 어떠한 이유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경우에 그 선수를 리스트릭티드 리스트에 넣는다. 리스트릭티드 리스트에 들어간 선수는 25인이나 40인 로스터에 가산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는 주로 중남미 선수들이 개인적인 문제로 리스트릭티드 리스트에 들어가곤 했다. 폭행 등의 혐의를 받은 경우, 재판이 진행될 때 리스트릭티드 리스트에 올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에 강정호 선수 외에는 리스트릭티드 리스트에 들어간 선수는 없는 것으로 안다. 구단은 리스트릭티드 리스트에 들어간 선수에게는 연봉을 지급하지 않는다. 선수가 문제없이 경기에 나설 수 있을 때 구단은 선수를 리스트릭티드 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엔트리에 등록시킨다. 반대로 재판에서 선수의 문제가 밝혀지면 방출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강정호는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 관련 업무는 옥타곤 코리아가 주도하고 법무법인 에이프로는 강정호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다. 송 위원은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 선수가 하루라도 빨리 합류하기를 원했다. 시범경기 막바지 4, 5경기라도 출장해서 컨디션을 올리고 시즌에 들어가기를 바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해졌다. 개인 훈련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비자가 나와서 피츠버그 구단에 합류하게 돼도 확장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거나 마이너리그 경기에 뛰어야 할 것이다.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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