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합니다, 기다립니다" 롯데, 중국에 호소작전

채성진 기자 2017. 3. 27.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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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 정문과 벽면, 세금 환급 코너 등에 새로 설치된 중국어 안내판이 보였다.

'10년을 이어 온 마음, 롯데는 늘 같은 마음으로 당신을 생각합니다'는 중국어 글귀도 적혀 있었다.

롯데 고위 임원은 "중국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얻기 위해 안내문 문구를 여러 차례 다듬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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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롯데백화점 본점 등에 새 안내판
신동빈 회장 "중국 사랑" 발언후 中보복 무대응서 몸낮추기 전환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因爲理解 所以等待)'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因爲理解 所以等待)’라는 내용의 중국어 안내판이 붙어 있다. 중국인들이 사드에 대한 오해를 풀고 다시 방문하길 바란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 정문과 벽면, 세금 환급 코너 등에 새로 설치된 중국어 안내판이 보였다. '10년을 이어 온 마음, 롯데는 늘 같은 마음으로 당신을 생각합니다'는 중국어 글귀도 적혀 있었다. 길 건너 주한 중국대사관 맞은편 세븐일레븐 등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명동 일대 편의점 입구에도 같은 내용의 안내판이 붙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직격탄을 맞아 매출 손실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롯데가 중국을 향해 본격적으로 '호소 작전'을 시작한 것이다.

롯데는 지난해 7월 이후 사드 배치를 두고 한·중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도 "국가 안보와 관련한 사안"이라며 일절 외부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롯데마트 80여 곳이 영업정지 조치 등으로 문을 닫은 데 이어, 한국행 관광 상품 판매 금지 조치가 본격화하며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자 대(對)중국 전략을 급선회했다.

롯데는 "정부 당국이 문제를 해결할 채널을 뚫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고육책(苦肉策)"이라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24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를 통해 "롯데는 중국을 사랑하고, 중국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 밝히고, 이어 중국 롯데마트에 대한 3600억원 긴급 지원 조치가 나온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란 얘기다.

롯데 관계자는 "무(無)대응 전략을 지속하다간 롯데에 대한 중국인들의 오해와 편견이 '반(反)롯데 정서'로 굳어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을 것이란 위기감이 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연과 꽌시(關係)를 앞세워 중국인들의 마음을 여는 '로 키(low key)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설명이다. 롯데 고위 임원은 "중국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얻기 위해 안내문 문구를 여러 차례 다듬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과 롯데마트, 잠실롯데월드 등도 조만간 이 같은 안내문을 부착할 계획이다. 한 롯데 계열사 관계자는 "정부 해결책을 기다리다간 우리 사업이 먼저 끝장나고 말 것"이라며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파는 심정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광객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롯데면세점은 지난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매일 30억원 매출이 날아가고 있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줄어들지 예상조차 어렵다"고 말했고, 롯데월드 관계자는 "최근 중국 단체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90%까지 급감했다"고 전했다.

롯데는 이 같은 안내문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중국 20~30대에게 널리 알려지도록 유도하고, 문 닫은 현지 롯데마트 점포에도 중국 친화적 메시지를 담은 안내문을 붙이기로 했다. 롯데는 1994년 중국에 처음 진출해 지금까지 10조원 이상을 현지에 투자했다. 20여 개 계열사가 120여 개 사업장에서 2만6000여 명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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