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56장으로 만든 단순한 게임, 98억원이 몰렸네요

임채연 2017. 3. 27. 01: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 모금 톱5 분석하니
쉽고 재미있는 아이템들 인기
'폭발하는 고양이'가 대표적
장난감'피젯 큐브'도 잭팟 터트려

2009년 설립된 세계 최대의 크라우드 펀딩 웹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모금에 성공한 기획은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12만1342개에 이른다. 세계 1250만 명의 이용자가 후원한 금액은 29억3000만 달러(약 3조2900억원)였다. 펀딩의 원리는 간단하다. 개인이나 기업이 상품·서비스 아이디어, 모금 목표액 등을 사이트에 올려놓으면 그것을 지지하는 킥스타터 회원이 후원자로 나서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디어의 각축장으로 불리는 킥스타터에서 역대 가장 많은 후원자를 모집한 사업 기획은 뭘까?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기도, 기상천외한 발명품도 아니었다. “킥스타터는 산업의 흥행 공식을 따르는 게 아니라 나름의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 그것을 원하는 군중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이라는 찰스 애들러 킥스타터 공동창업자의 말에 딱 맞게 성공한 5가지 프로젝트를 살펴보자.

가장 많은 후원자를 모은 프로젝트는 ‘폭발하는 고양이(Exploding Kittens)’였다. 카드 56장과 설명서, 작은 상자 하나가 전부다. 그런데도 애초 목표 모금액 1만 달러는 20분 만에 모았다. 2015년 1~6월 수차례 펀딩을 진행하며 21만9382명의 후원자를 모았고 총 878만 달러 펀딩에 성공했다. 인기 비결은 쉽고 간단한 게임 규칙과 귀엽고 웃긴 고양이 그림의 결합이었다. 게임 방식은 간단하다. 카드 56장을 게임 참가자들 가운데에 쌓아 놓는다. 이 카드 중엔 ‘폭발하는 고양이’ 카드가 섞여 있다. 돌아가면서 카드를 가져가다가 폭발하는 고양이 카드를 뽑으면 진다. 폭발하는 고양이 카드에는 폭탄 발사 버튼 위를 걸어가는 고양이나 수류탄을 물어뜯는 고양이 그림을 담았다. 이와 달리 ‘폭발 해제’ 카드엔 고양이의 주의를 끌 레이저 포인터나 음식을 그려놓았다.
역대 두 번째 잭팟은 디자인 분야에서 터졌다. 장난감 ‘피젯 큐브(Fidget Cube)’다. ‘(초조·지루함·흥분 등으로) 꼼지락거리다’라는 뜻의 피젯은 책상 위에서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다. 무게 40g, 크기 3.3cm인 정육면체의 면에 각기 다른 기능의 버튼이 있어, 손가락으로 누르고 돌리거나 문지르는 등 단순 동작을 반복하게 해준다. 1개에 19달러(약 2만1000원)로 싸진 않지만 볼펜을 쉴 새 없이 똑딱거리는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긴장을 풀거나 스트레스를 없애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3위와 4위는 팬심을 자극해 성공한 케이스다. 3위인 ‘리딩 레인보우(Reading Rainbow)’는 1983~2006년 방송된 어린이 TV 시리즈다. 사라진 인기 어린이 프로그램을 인터넷 전용 플랫폼으로 다시 제작할 목적이었다. 이 기획에는 2014년 540만 달러의 투자 금액이 몰렸다.

※순위:후원자 수 기준, 자료: 킥스타터
4위는 드라마 팬 9만여 명이 함께 모은 600만 달러로 2014년 제작한 영화 ‘베로니카 마스’다. 후원 금액에 따라 대본, 티셔츠, 시사회 입장권 등을 주기로 했는데 최고의 보상품은 엑스트라 출연(1만 달러 기부)이었다. 2014년 3월 14일 개봉한 이 영화는 북미 박스오피스 10위권에 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5위는 ‘돈은 안 되지만 정통 어드벤처를 만들고 싶다’던 미국의 게임 개발 업체 더블 파인(Double Fine) 프로덕션이 차지했다. 어드벤처 게임은 책을 읽듯 이야기를 진행하는 특성상 온라인 게임으로 발전하기 어려운 장르다. 모험적인 프로젝트는 2012년 10월 약 한 달간 진행됐다. 시작한 지 8시간 만에 목표 금액(40만 달러)을 넘어섰다. 이 프로젝트의 울림도 컸다. 당시 사기성 투자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크라우드 펀딩을 제한하던 영국 정부는 “게임 및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유용한 크라우드 펀딩의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줬다”며 비디오게임 개발 업체가 투자금 모집에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미수습자 수색···해저 3만2000㎡, 삽·끌로 뒤진다

우병우의 민정수석실 갑질?···'표적 감찰' 의혹

아이클라우드 해킹? "19억원 안주면···" 애플 협박

국산 '연예인 밴' 나온다···현대차 '쏠라티 리무진'

기저귀로 대박난 알바···포브스 장식한 스타는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