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3대 의제-②일자리]일자리 늘었다는데..시민들은 왜 못 느끼나

박병률 기자 입력 2017. 3. 26. 19:17 수정 2017. 3. 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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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한창 일할 20~40대는 되레 감소…사실상 실업자 포함 실업률 12.3%

일자리 상황에 대한 정부의 평가는 시민들과 괴리가 크다.

기획재정부는 “15~64세의 2월 고용률 65.6%는 2월 기준 역대 최고”라며 “고용률이 45개월 연속 상승했다”는 입장이다. 고용률은 취업자수를 인구수로 나눈 것이다.

통계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정부 주장의 허실이 금방 드러난다. 지난달 늘어난 일자리 37만1000개를 연령대별로 분석해 보자. 60대 이상 일자리가 가장 많은 25만9000개 늘었고 이어 50대(16만7000개)가 차지했다. 고령자인 50·60대에서 늘어난 일자리만 42만6000개다. 나머지 연령대는 모두 일자리가 줄었다. 가정경제의 주요 주체인 30·40대에서 4만9000개, 사회로 나오는 청년층에서 1만개씩 일자리가 감소했다. 정부는 일자리가 늘었다고 하는 데 시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창 일할 20~40대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제조업 부진 영향이 커보인다. 그동안 늘어나던 제조업 일자리는 지난해 7월 이후 감소로 반전됐다. 수출부진에다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가 겹친 탓이다. 제조업 일자리는 지난해 5월 전년 같은 달 대비 5만개가 생겨났지만 지난 1월에는 16만개나 사라졌다.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자 영세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폐업 혹은 구조조정으로 직장에서 나온 퇴직자들이 퇴직금을 가지고 뛰어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7월부터 증가세로 반전됐다. 이후 8개월째 증가하면서 그 폭도 확대돼 지난달에는 한 달 새 13만7000명이 증가했다.

정부가 집계한 공식실업자는 135만명이다. 이 자체로도 2000년 이후 가장 많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실업자는 훨씬 더 많다. ‘추가취업가능자’(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취업자 중 추가 취업을 희망하고 가능한 사람), ‘잠재취업가능자’(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했지만 통계청 조사 기간에 취업이 가능하지 않은 사람), ‘잠재구직자’(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조사 기간에 취업을 희망하고 가능한 사람)를 모두 합친 ‘사실상 실업자’는 354만명에 이른다. 공식실업자의 3배가량 되는 사람이 흔히 말하는 ‘실업자’로 볼 수 있다.

‘사실상 실업자’ 354만명을 고려한 통계상 ‘고용보조지표3’의 실업률은 12.3%에 달한다. 정부가 발표한 공식실업률(5.0%)보다 2배 높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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