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들 건보에 이름 올린 金노인..건보료 0원 → 15만원

김규식 2017. 3. 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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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7월 확 바뀌는 건강보험료..시뮬레이션해보니

◆ 레이더뉴스 ◆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가 내년 7월부터 대폭 바뀐다.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건보 개편안을 확정하면 당장 내년 7월부터 바뀐 보험료를 내야 하고 유예 기간이 끝나는 2022년부터는 대폭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21~22일 건보 개편안을 심사해 피부양자 자격 기준을 대폭 높이고, 직장가입자의 보수 외 소득에 건보료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건보 개편안의 핵심은 직장인 자녀 혹은 형제·자매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보료를 내지 않던 고소득 은퇴자에게 건보료를 내게 하는 것이다. 또한 전셋집과 소형 자동차가 있다는 이유로 건보료를 내던 지역가입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월급보다 더 많은 배당·임대 소득을 올리는 직장가입자의 부담을 늘리는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건보료를 얼마나 내야 하는지 유형별로 알아보기로 한다.

직장가입자

다니는 직장과 개인이 반반씩 건보료를 내는 직장가입자는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직장에서 받는 월급 말고 다른 소득을 얻는 직장인은 건보료 부담이 크게 늘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그동안 직장가입자는 근로소득 이외 보수가 연간 7200만원 이상이어야 건보료를 추가로 부담했다. 이를테면 주식 배당소득, 상가 임대소득, 이자 소득 등 다른 수입이 있어도 총액이 7200만원을 넘지 않으면 건보료를 더 내지 않았다. 물론 이는 소득세를 내는 종합과세소득 기준인데, 당장 내년 7월부터 보수 외 소득이 연간 3400만원 이상이면 건보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또한 건보료 개편이 끝나는 2022년 이후에는 연간 보수 외 소득이 2000만원 이상이며 추가로 부담하니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보수 외 소득은 부부가 별도로 얻는 수입도 포함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직장인 남편의 아내가 주식 배당 소득으로 연간 3400만원 이상 거두면 건보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하나 주의할 점은 직장인 배우자가 자영업을 할 때다. 직장인 남편의 아내가 자영업을 운영해 연소득 3400만원 이상을 올린다고 해도 바로 건보료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직종마다 다르지만 자영업을 유지할 때 필요경비를 제외할 수 있는데, 대체로 매출액의 60~90%를 뺀 나머지 돈을 수익으로 잡는다. 만약 필요경비로 매출의 60%를 제외한다면 연매출이 85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부분 영세 규모인 자영업자를 배우자로 둔 사람은 크게 괘념하지 않아도 된다.

피부양자

그동안 직장가입자 자녀나 형제·자매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보료를 내지 않던 사람들은 큰 변화가 있다. 당장 내년부터 이들은 지역가입자로 전환해 건보료를 내야 할 수도 있다. 원래 정부안에 따르면 전면 개편이 시작되는 2022년부터 형제·자매 피부양자가 금지되도록 했는데, 지난 21~22일 국회 심사를 거치면서 당장 내년 7월부터 형제·자매 피부양자 등록을 못하도록 했다. 물론 자신이 65세 이상 노인이거나 30세 이하 청년,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해당하면 형제·자매의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연소득이 3400만원 이상이거나 재산이 3억6000만원 이상이면 아무리 취약계층 요건에 해당해도 형제·자매의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없다.

자녀의 피부양자로 등록하는 기준도 대폭 강화된다. 그동안 연금소득, 금융소득, 근로소득을 포함한 기타소득 등 세 가지가 각각 4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직장인 자녀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보료를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당장 내년 7월부터는 종합과세소득이 연간 3400만원 이상이면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없다. 연금소득, 금융소득, 기타소득을 모두 더해서 연간 3400만원이 넘으면 당장 내년부터 피부양자 기준에서 탈락해 지역가입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여기서 하나 주의할 점이 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연간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은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고 2019년 세법이 바뀌어도 분리과세소득으로 분류된다. 분리과세소득이란 전체 소득에 포함하지 않고 따로 세율을 곱해 내는 소득세를 말하는데, 이는 피부양자 등록 기준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원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3당은 분리과세소득까지 포함한 소득으로 피부양자 탈락 기준을 정하려고 했지만 지난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빠졌다. 다시 말해 2019년 세법이 바뀌더라도 연간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는 건보료 추가 부담이 없다.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는 재산 요건도 대폭 강화된다. 그동안 시가 18억원(과표 기준 9억원) 이상인 재산가에 한해서만 지역가입자로 전환하도록 했다. 하지만 내년 7월부터 재산이 10억8000만(과표 기준 5억4000만원)~18억원인데 생계가능소득이 1000만원 이상이면 지역가입자로 전환해 건보료를 내야 한다. 또한 2022년부터는 재산 조건이 더욱 강화돼 7억2000만(과표 기준 3억6000만원)~18억원 재산을 보유한 사람도 소득이 1000만원을 넘으면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없다. 다만 내년 7월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하는 사람들은 원래 내야 하는 건보료에서 30%를 깎아주기로 했다. 당장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건보료를 갑자기 부담하는 사람들의 충격을 일부 완화하는 차원이다. 물론 최종 개편안을 시행하는 2022년부터는 감면 혜택이 없으니 유의해야 한다.

지역가입자

은퇴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해 건보료를 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내년 7월부터 감면 혜택을 받는다. 이번 건보 개편안은 피부양자를 대폭 줄이고 월급 외 소득을 거두는 직장인에게 건보료를 거둬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존 건보 부과 체계의 맹점이던 평가소득을 내년 7월부터 폐지한다. 평가소득은 성별, 연령, 재산, 자동차 등으로 소득을 추정해 부과하는 방식이었는데 현실과 동떨어져 비판을 받았다. 이를테면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의 경우 월세 50만원 단칸방에 살았는데도 건보료는 월 4만8000원에 달했다. 심지어 소득이 없는데 자동차 하나 있는 은퇴자들도 거액의 건보료를 내야 하는 상황에 몰려 건보 민원의 주범으로 꼽혔다.

일단 내년 7월부터 연소득 100만원 이하 지역가입자는 최저보험료로 월 1만3100원만 내면 된다. 물론 자영업자의 경우 필요경비를 제외할 수 있는데 대략 매출액의 60~90%를 제외할 수 있다. 만약 90%까지 공제받는다고 가정하면 연간 총수입이 1000만원 이하이면 월 1만3100원만 내면 된다. 특히 최종 개편안을 시행하는 2022년부터는 연소득 336만원 이하이면 최저보험료 월 1만7120원만 내면 되는데, 필요경비로 90%를 제외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3360만원 이하 자영업자는 최저보험료만 내면 된다. 다만 현재 최저보험료보다 더 적게 내는 가구는 현행 보험료를 그대로 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동안 지역가입자의 원성을 톡톡히 받았던 자동차보험료는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내년 7월부터 지역가입자는 1600㏄ 이하 소형차에 대해 건보료를 내지 않는다. 또한 1600~3000㏄ 자동차(4000만원 이상 고가차 제외)에는 건보료를 현재 수준에서 30% 감면받는다. 특히 2022년부터는 4000만원 이상 고가차에만 건보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간다. 이 밖에 지역가입자의 재산에 부과하는 보험료도 대폭 공제해주기로 했다. 내년 7월부터 재산 1000만~2400만원(과표 기준 500만~1200만원)은 건보료 산정에 공제받을 수 있다.

또한 재산 보험료는 자가 소유자의 경우 시가 2400만원(과표 기준 1200만원) 이하이면 건보료를 면제받고 무주택 전·월세 거주자는 4000만원 이하이면 면제받는다.

특히 2022년부터 재산 면제 대상은 대폭 확대되는데 1억원(과표 기준 5000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으며, 자가 소유자는 시가 1억원(과표 기준 5000만원)까지 재산 보험료를 면제받는다. 또 무주택 전·월세자는 2022년부터 1억6700만원 이하이면 재산 보험료를 내지 않기 때문에 부담은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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