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문재인이 적임자 아닌교" vs "朴 싫지만 문재인 더 싫어예"

김성곤 2017. 3. 2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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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심, 역대 대선 보수지지..朴탄핵으로 지각변동
20·30대 청년층 "정권교체 위해 문재인 뽑을 것"
중장년층, 문재인 비토 여전..안보관 불확실

[부산=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을 심판하기 위해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 문재인이 적임자 아닌교.” vs “박근혜가 잘못했지만 불확실한 문재인은 더 싫어예. 안보관도 불확실하고 대통령이 다 된것처럼 돌아다닌다 카이.”

구여권의 정치적 텃밭으로 불리던 부산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민심이 요동치고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지각변동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이데일리가 대선 D-45일인 지난 25일 오후 자갈치시장, 부산역 등에서 만난 시민들은 모든 세대를 막론하고 박 전 대통령과 보수정당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다만 지지후보는 뚜렷하게 갈렸다.

20·30대 청년층은 정권교체를 이유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강한 지지 성향을 나타냈다. 반면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문재인만은 절대 안된다”며 비토정서가 여전했다. 부산은 역대 총선과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었지만 차기 대선은 이변을 예고하고 있었다.

◇20·30대 청년층 “문재인으로 확실한 정권교체 이뤄야”

20·30대 젊은세대들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확고했다. 정권교체를 이뤄줄 최고의 적임자라는 평가다. 문재인 전 대표와 민주당 지지율이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조차 40%를 넘어서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서울 여의도 문재인 경선캠프 사무실(더문캠)에서 지난 24일 문재인 전 대표가 동영상으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지역 대학생 한모(28·남)씨는 “박근혜정권의 국정농단을 심판하기 위해 정권교체를 꼭 이뤄야한다”며 “문재인 후보가 적임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 씨는 “안희정 충남지사나 유승민 의원에게도 조금 마음이 가기는 하지만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대표선수가 돼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웹디자이너로 일한다는 김모(33·여) 씨는 “2012년 대선 때 ‘박근혜는 절대 안된다’고 생각해 문재인을 찍었는데 떨어져 아쉬웠다”며 “이번에는 확실히 문재인이 돼서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지를 나타냈다. 김 씨는 “안철수도 괜찮지만 그러다가 지난 대선 때처럼 정권교체가 안될 수도 있다. 문재인이 가장 확실하다”고 말했다.

◇“투표 안할랍니다. 문재인 하고 다니는 거 꼴보기 싫소”

중장년층은 문재인 전 대표와 대한 거부감과 함께 투표포기 의사로 나타냈다. 자갈치시장에서 생선장사를 하는 강모 씨(63·여)는 “박근혜도 지 혼자 산다고 캐싸서 찍었더니 난리가 났다. 어느 사람을 믿고 찍어주겠는교, 이번에는 투표하러 가지 않을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부산토박이라고 소개한 택시기사 손성대(57·남) 씨도 “투표 안할랍니다. 문재인이 대통령되겠지만 나는 안찍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살면 됩니더”라면서 “박근혜가 잘못했지만 안보관이 불확실한 문재인도 싫다”고 꼬집었다. 자갈치 시장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이모 씨(67·여)는 “문재인은 지금 하고 다니는 게 꼴보기 싫다카이. 지가 무슨 대통령이 된 줄 알고 다니지 않는교”라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야권후보 지지성향도 있었다. 건어물가게를 운영하는 정모(42·여) 씨는 “안희정은 포용으로 하고 국가를 잘 이끌어갈 것 같은데 지지율이 안돼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선 때마다 투표해왔다는 택시기사 하태봉(73·남) 씨는 “김종인이 나와서 뭐 좀 할 줄 알았드만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안철수랑 힘을 모으면 쪼매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 거기를 찍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불쌍…미우나 고우나 보수후보”

전반적인 민심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이었지만 그래도 구여권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민심도 보였다. 주부 염모 씨(67·여)는 “박근혜가 여자라고 무시를 너무 많이 했다. 민주당이 다 덮어씨아서 박근혜는 억울하게 쫓기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분열사태에도 “아무리 대통령이 미워도 살림을 쪼개면 안된기는 기라. 선거 때가 됐으니 이제 힘을 합쳐야한다”고 말했다.

평생 1번(보수정당)을 찍어왔다는 신모 씨(66·여)는 “부산사람이 나오면 찍어줄 낀데 문재인하고 안철수는 당이 호남당이어서 안된다”며 “홍준표가 됐든 누가 됐든 그래도 1번 찍을란다”고 말했다. 부산역에서 만난 김모(55·남)씨도 “홍준표 그양반은 쪼금 센데 부드러워지면 좋겠다”며 “아직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정보가 많이 없는데 구도가 정리되면 (지지율이) 뜨지 않겠나”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성곤 (sk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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