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벌써 3번째 화마인데..소래포구 어시장 땜질 처방만

한국인 2017. 3. 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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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리포트 맥]

[앵커]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세 번째 큰 불이 났습니다.

상인들은 반복되는 화재와 뚝 끊긴 손님 탓에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게다가 땜질식 처방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정선미 기자가 현장IN에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8일 새벽, 인천 소래포구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불은 좌판 240여개와 점포 20여곳을 집어삼킨 후에야 꺼졌습니다.

화마가 지나간 지 5일째, 소래포구에서는 철거 작업이 한창입니다.

새까맣게 그을린 전봇대, 뼈대만 남은 간판 등이 그날의 화재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보여줍니다.

<김재동 / 소래포구 철거 담당자> "첫날 제가 주일날 와봤는데 많은 고기들과 살아있는 생선들이 있어서 엄청난 재산상의 상인들이 많이 피해를 봤죠."

수십 년간 이곳에서 생계를 이어온 상인들은 갑작스러운 화재 그리고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에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이성복 / 소래포구 화재 피해상인> "간혹가다가 악성 댓글을 넣어주시는데 너무 마음이 너무 아파요. 그런 점에 대해서는. 이번에 잘 되면 좀 더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는 그런 마음을…"

한편 화재 현장 근처에서는 시장의 일상이 펼쳐집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곳은 복구 작업이 한창인데요.

인근 550여곳의 점포와 횟집 등은 정상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 북적였던 시장 거리는 텅 비었습니다.

화재 발생 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겁니다.

<노복희 / 소래포구 상인> "손님이 안 들어와서 먹고살기가 힘들어요. 반만 타고 다 타지는 않았는데 반은 영업하고 있어요."

그래도 아픔을 나누기 위해 일부러 찾아온 손님 덕분에, 상인들은 겨우 마음을 추스릅니다.

<소래포구 이용 시민> "같이 아픈 마음을 나누는 의미에서도 왔고 이왕이면 여기 화재를 입지 않는 가게에 한 푼이라도 도움이라도 될까 싶어서…"

성금 전달, 짜장차 등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화재 재발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은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소래포구 화재로 수백개의 점포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화재는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요.

문제는 나머지 점포들도 여전히 화재에 취약하다는 겁니다.

3년 전 화재 안전 진단에서 합선이나 누전이 우려되는 난잡한 전선 등이 지적됐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최윤철 / 청운대 건축설비소방학과 교수> "좌판 운영을 위해 가게 내부의 전기를 밖으로 빼는 무분별한 전기 증설이 상당히 위험하고요, 특히 화재 진압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서 소방차 진입로를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화재가 난 재래어시장은 국유지 개발제한구역에 있는 무허가 시장이어서, 대책 마련에 한계가 있습니다.

<고철남 / 소래포구 어촌계장> "정식 시장으로 등록을 해서 새로운 건물을 짓고 하는 방법을 저희들도 십수 년 전부터 정부에 건의를 하고 요청을 했지만, 그린벨트로 묶여있다 보니까…"

결국 지자체는 소방도로 확보 등 최소한의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장석현 / 인천 남동구청장> "국유지 그린벨트에는 현대화 사업은 못하고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하기 위해서 통행로, 도로라던지 이런 부분은 소방차가 와야하니까, 공간이 줄어드니까 배치 부분이 바뀐다는 얘기죠."

하지만 땜질식 처방에 불과한데다, 기존 좌판이 줄어들기 때문에 상인들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소래포구 상인> "자기 생존권인데 누가 내놓고 가겠어요. 거기서 누가 제비뽑기를 해…"

결국 상인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면서, 화재를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묘수를 찾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소래포구의 대목인 꽃게철이 시작됐습니다.

하루빨리 화마의 상처가 아물고, 활기를 되찾길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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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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